|
노숙 청산 15일째 이야기
처음에 만났을 때 밥만 살짝 먹고 다가가려거나 손 대려하거나 하면
쌩 도망치는 게 얄미워서 양아치라고 부르다가
아치가 된 아이
암놈인 데다가 동생이어서인지
아지보다 작고
먹는 것도 야금야금
목소리도 들릴듯말듯
그래도 털 달린 낚싯대만 흔들면
두 시간도 내달리는 에너자이저
한눈이라도 팔라치면
아지보다 날렵한 운동신경으로 화분마다 정복전쟁
그러다 걸리면
순진한 얼굴로 멀뚱멀뚱
집사 꼴상에 분위기상 그냥 넘어가기 어렵다 싶으면
아, 나 몰랑... 늘어지게 하~~~~~~~~품
눈속임용 하품에 제풀에 취해
바구니 차지하고 세상 모르게 새근새근 쿨쿨도 해보지만
지 밥그릇 닦고 지 숟가락만 드는 집사 움직임이 탐지되는 순간 어느새 달려와 자리잡고는
들리지도 않는 모기 소리로
내 밥 내놔라~~~
내 밥 내놔라~~~
소심해서 때로는 안쓰럽고
곁을 덜 내줘서 때로는 얄밉고
그래도 잘 드시고 잘 주무셔서
몽실몽실 살도 오르고 돌망똘망 예뻐지고 있습니다.
ps. 다음편은 아지 이야기
자, 바통 터치!!!!
| 
등록안내
등록안내
0
1
[* 비회원 *]
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