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따라 그릴 때 정확하게 알려준대로 따라서 그린 것 같은데 항상 마지막 결과물 데테일은 처참하더라구요.
비교하면 초라해진다.
어째서 유튭에서 알려준대로 따라했기에 과정도 동일한데 결과물이 이렇게 다를 수 있을까에 대한 생각에 태생적 한계도 느끼고 능력치에 대한 좌절감도 느끼며 한 동안 또 그림 취미도 접어두고 살았는데
비가 오는 오늘에서야 다시 한 번 배움에 나섰어요.
유튭 영상 가만보니 편집된 사이사이 생략된 수백 번의 붓질이 있더라구요. 마냥 따라하면 퀄리티가 좋지 못하지만 그 숨겨진 붓질을 찾아내며 따라하니 좀 더 결과물이 그럴싸해지네요.
내 밖의 삶의 모든 과정들을 나는 알 수 없기에 결과물만 보고 타인은 쉽게 쉽게 이룬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만큼 열심히 노력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단순한 진리를 또 한 번 깨닫게 되네요. ㅎㅎ
어쨌든 그 수백 번의 붓질을 추측하며 열심히 따라 그렸더니 토요일 하루가 순삭이 됐네요. 작은 다이소 캔버스 하나 완성하는데 5시간이 걸립니다. ㅎ
1년 전 구매한 다이소 캔버스가 한 개 남았고, 아크릴 물감도 그대로여서 그리기 시작했는데 이런..ㅠㅠ
아크릴 물감 중 하얀색 물감이 고무가 되어 버렸네요. 가장 많이 사용하는 색인데 ㅠㅠ
어쩔 수 없이 그냥 어거지로 그려 나갔어요.
올만에 그리려다보니 처음엔 또 어색하네요.
그라데이션으로 밑배경을 칠하던데 어차피 덧칠에 또 덧칠에 배경색 다 지워질 것 같아서 대충 물감 짜서 색 칠해버렸어요.
근데 덧칠로 지워지는 한이 있어도 이렇게 밑배경색을 정성들여 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정말 작은 디테일에서 차이가 나더라구요. 그림이 완성되고 배경색에 아주 작은 부분에서까지 색이 달라지는 걸 발견할 때 대단하다라는 생각이 드는 포인트가 되더군요. 그게 밑바탕이 해 주는 역할이고요. 기본이 중요하지만 귀찮죠 ㅎㅎ ,
여차저차 하얀색 물감 짓이겨가며 색을 덧입히고 있어요.
유튭으로 따라만 하다가 비교하니 제 그림이 너무 볼품없기에 어떤 과정을 더 했나 살펴보면서 수십 번의 덧칠을 더 했어요.
덧칠을 하면서 그림이 망하거나 더 나아지거나 둘 중 하나가 되더라구요 ㅎㅎ
저도 제 맘대로 조색해서 덧칠하면서 망했다 끝났다 생각을 하면서 어거지로 마무리했는데..
아니 근데 다 그려놓고 멀리서 살펴보니 망했다고 생각했던 부분도 전체 속에서는 또 조화가 잘 되는 모습이..;;
물에 비친 그림자를 표현할 땐 하얀색물감 살려보고자 전자렌지 돌렷더니 더 건널 수 없는 강에 다른 느낌으로 물감 상태가 나빠져버려서...하얀색을 섞을 수 없었네요. ㅠㅠ
저도 비슷한 생각 가지고 있었어요. 스케치는 어느 정도 발꼬락만큼은 하는 것 같은데 색만 칠하면 망해버리는...유튭보고 조색 따라서 하다보니 어느 정도 감이라는 게 생기네요. 이렿게 하면 이렇게 색이 만들어지고 여기에 이 색을 덧칠하면 실제 모습에 가깝게 보이고 이런 것들에 대한 감이 조금씩 생기고 자신감도 생기네여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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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잘 그려서 놀랐어요. 부럽네요. 저는 이런 그림 실력 있는 분들 부러워요. (•'╻'• )꒳ᵒ꒳
감사해요! 저도 제가 잘 그린다는 걸 그려보고서 알았어요. 부끄럽게 그려낸 그림에 다른 분들이 칭찬해주시는 걸 보고서 자신감도 생기고요.
2년 전까지는 미술에 이런 칭찬을 받을 실력이 있다는 걸 전혀 모른채 살아왔죠 ㅎㅎ 감사할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