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마 없는 아이들의 적적함을 환기시키려고 텐트를 쳤다.
작전이 먹혔는지 투정 없이 금세 잠이 들었다.
아이들 편안함에서 하루를 키웠다는 안도감을 느낀다.
역시나 아이들은 잘 때 모습이 제일 예쁘다.
하지만 커버린 1호는 예쁜 맛도 귀여운 맛도 사라졌다.
아침, 오늘은 학교에 모두 걸어가기로 했다.
서두른 탓에 채 잠 기운이 채 가시지도 않았다.
스플링클러가 내뿜는 물을 각각 달리 피해 가는 1, 2, 3호.
내 앞에 가는 아이들을 불러 돌려 세웠다.
요맘 때 아이들 학교 가는 길이 유난히 아름답다.
우연인지 딱 1년 전 그 때도 사진기를 들고 따라 나섰다.
좀 걷자 아이들 얼굴도 슬슬 풀린다.
장난에 발걸음이 더뎌지긴 하지만, 좋다!
학교 근처 시청이 있고 가게가 몇개 있다만, 문방구가 늘어선 내 추억과는 다르다.
학교를 코 앞에 두고 발길 재촉하는데 3호가 나를 불러 세웠다.
콘크리트 사이를 삐집고 올라온 잔디 모양이 't' 란다.
짧은 거리 길게 걸었던 등굣길을 마치고 학교로 들어가는 1, 2호.
돌아오는 3호는 금 안밟고 낙엽 안밟고 걷기 중
이번엔 길게 이어진 블록 위를 따라 걷는다.
수업 없는 3호, 오자마자 티비 보잔다. 그래 엄마 없을 실컷 봐라.
스스로도 티비 보는데는 올림픽 금메달 감이란다.
| 
등록안내
등록안내
0
0
셀마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