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볼리비아 대선 최종결과.jpg12

2020년 볼리비아 대통령 재선거 결과(19년 대비)

루이스 아르세(좌익): 55.10%(+8.02)

카를로스 메사(중도): 28.83%(-7.68)

페르난도 카마초(극우): 14.00%(NEW)

정치현(우익, 한국계): 1.55%(-7.23)

펠리시아노 마마니(좌익): 0.52%(-0.13)

기타 정당/무소속 후보: 0.02%(-6.98)

루이스 아르세 후보 26.27%p차 초압승

2020년 볼리비아 하원 재선거 결과(19년 대비)

사회주의운동당(좌익): 73석(+6)

시민공동체(중도): 41석(-9)

우리는 신뢰한다(극우): 16석(NEW)

기독민주당(우익): 0석(-9)

다함께동맹(우익): 0석(-4)

사회주의운동당 단독 과반 확보

하원 총 의석: 130석

하원 과반 의석: 66석

2020년 볼리비아 상원 재선거 결과(19년 대비)

사회주의운동당(좌익): 21석(=)

시민공동체(중도): 11석(-3)

우리는 신뢰한다(극우): 4석(NEW)

다함께동맹(우익): 0석(-1)

사회주의운동당 단독 과반 확보

상원 총 의석: 36석

상원 과반 의석: 19석

투표율: 88.42%(+0.11)

지난 2019년 10월 20일 치러진 볼리비아 대통령 선거 결과 에보 모랄레스 전 대통령이 4선에 성공했으나, 부정개표 논란이 불거지면서 야권 주도로 전국적인 시위가 벌어져 모랄레스 대통령이 사임하였습니다. 그리고 19년 대선 개표 결과가 무효화되면서 올해 재선거가 치러지게 됐습니다.

볼리비아 대통령 재선거는 9월 6일 치러질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바이러스 재확산에 대한 우려로 10월 18일로 밀렸습니다.

모랄레스 대통령의 사회주의운동당에서 내보낸 루이스 아르세 전 경제장관이 여론조사 1위를 달리고는 있었으나, 지난 대선 득표율(47.08%)에서 점점 멀어지며 결선 불필요선(아래쪽 설명 참조)을 넘을 가능성이 적어 보였습니다.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1차 투표가 진행되자, 우파 정부에서의 대우 악화를 우려한 원주민계를 중심으로 수십%p에 달하는 샤이 모랄레스 표가 튀어나왔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루이스 아르세 후보가 기존 여론조사(37-42 VS 33-37 정도로 결선 직행 후 패배)를 완벽하게 뒤엎으며 2위와 무려 더블 스코어 격차로 초압승을 거두었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전 인구의 55%에 달하는 볼리비아 원주민들 사이의 모랄레스 전 대통령에 대한 생각 이상으로 굳건한 신뢰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입니다.

과거 에보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최초의 볼리비아 원주민 출신 대통령으로, 2005년 12월 원주민들의 전폭적인 지지 아래 당선되었습니다.

집권 이후 인프라 확충 자금 마련을 위해 천연가스 산업 등을 국유화하고, 원주민/빈민층이 생필품처럼 의지하던 코카나무 재배를 합법화(코카인 가공은 금지)한 바 있습니다. 이후 그전까진 소외되었던 원주민들의 생활수준이 상당히 향상되었습니다.

거기다 경제정책에 있어서도 어느정도 성과를 거두었는데, 취임 이래 4-5%대의 경제성장률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최저임금 또한 큰 폭으로 오르면서 국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미국과의 관계에선 부정적 반응을 이어가면서, 차베스 등과 함께 남미 반미 전선의 일원으로 꼽힌 바 있습니다.

이후 모랄레스 대통령은 개혁 완수이라는 명목 하에 4선 도전을 선언, 임기연장 개헌안 국민투표 부결에도 불구하고 헌법재판소에 지속적인 항소를 이어가며 마침내 승인 판결을 받아냈습니다.

그러나 각종 성과에도 불구, 지나친 장기 집권에 대한 국민들의 피로감과 의구심이 커지면서 대선 지지율이 하락하고 카를로스 메사 전 대통령(2003-2005)이 대항마로 떠올랐습니다. 직전 대선만 해도 60%대의 초월적 득표율하에 3선에 성공했지만, 이젠 더 이상 독점적 위치를 누리지 못하게 된 것입니다.

대선이 다가오자 에보 모랄레스가 지지층 결집으로 다시 1위에 올랐지만 예전만 못한 지지율 속에서 여당의석이 상당히 줄어드는 것 만큼은 피할 수 없었습니다.

그 와중에 보수 정당 출신 정치현 후보의 지지율도 신선한 인물을 원하던 시민들에 의해 급등했으며 무당층의 비율도 상당하였습니다.

그렇게 치러진 대선 개표 결과, 모랄레스 대통령은 결선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볼리비아의 대통령 선거제도는 50% 이상 득표 또는 40% 이상 득표하고 2위와 10%p이상 차이가 나는 후보가 없을 경우 1, 2위간 결선 투표가 진행되는 방식이었기 때문입니다.

80% 초반 개표 상황에서 모랄레스 대통령이 겨우 7%p만 앞서면서 2-4위를 차지한 우파 표가 집결할 결선은 혼전이 될 것으로 보였습니다.

깜짝 돌풍을 일으키며 3위에 오른 정치현 후보와 4위를 차지한 오스카르 오르티스 후보가 1차 투표가 끝나자 메사 후보 지지선언을 했기에 이탈표도 적어질 예정이었습니다.

그 와중에 함께 치러진 총선과 지방선거에서는 집권 여당이 부진하면서 하원 의석 1/4가량과 여러 주요 지역을 잃었습니다.

그러나 선관위에서 미심쩍은 이유로 하루동안 집계를 중단했으며, 다음 날 90% 중반 개표 결과로 모랄레스가 40%를 넘겼고 2위를 10%p이상 앞선다고 발표하자 볼리비아 전국에서 격렬한 항의시위가 일어났습니다.

야권 지지 지역에선 노조들의 총파업이 줄을 이었으며, 수도 라파스에서는 여야 지지층간 투석전까지 벌어지게 됐습니다. 이에 미주기구와 유럽연합에서는 논란을 종식시키기 위해 결선 투표 시행을 권고했지만, 모랄레스 대통령은 이를 거부하다가 군부의 반대 끝에 사임을 선언하고 말았습니다.

이후 부통령부터 상/하원의장과 장관에 이르기까지 정부 요인들이 줄줄이 사퇴하면서 볼리비아는 거의 권력 공백 사태에 이르렀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대응하기 위해 야권에서 자니네 아녜스 상원 부의장을 임시 대통령으로 선출하자 모랄레스 대통령이 아닌 코파 의원(사회주의운동당)이 신임 상원의장으로 뽑혔기에 진짜 임시 대통령이라고 주장하며 또다시 정치적 충돌이 발생하였습니다.

이후 우여곡절 끝에 미국, 러시아 등이 아녜스 부의장을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하고 재선거 결정이 내려지며 사태가 소강상태에 접어들었습니다.

그리고 사회주의운동당의 지지가 예전만 못하고 모랄레스 대통령의 상원 선거 출마도 금지된 상황에서 아녜스 임시 대통령과 카를로스 메사 전 대통령이 결선에 진출할 2위 자리를 놓고 경쟁하였습니다.

이후 2차 투표 경쟁력에서 앞서는 메사 전 대통령이 점점 유리해짐에 따라 아녜스 임시 대통령과 호르헤 키로가 전 대통령이 1차 투표에서의 우파 표 결집을 명분으로 후보를 사퇴하면서 아르세와 메사 간 결선 투표 시나리오가 유력했습니다.

그러나 정작 개표가 진행되자, 루이스 아르세 후보가 원주민 표를 싹쓸이하면서 결선 직행을 위한 노력들이 무의미해져 버렸습니다. 이 뿐만 아니라 상하원에서도 사회주의운동당이 과반을 확보하면서 국정운영에 탄탄대로가 열렸으며, 2018년 멕시코 대선, 2019년 아르헨티나 대선에 이어 남미 좌파에게 매우 고무적인 성과를 안겨주게 됐습니다.

우파진영의 여론조사 우세에도 불구하고 예상 밖 역전패를 당한 원인으로 다양한 사안이 꼽히고 있습니다.

우선, 사유가 어쨌든 간에 볼리비아 국민이 뽑았던 대통령을 신뢰도가 낮은 의회와 군부가 미국의 영향 속에서 마치 쿠데타처럼 끌어내렸다는 시각이 원래부터 상당했던 데다, 모랄레스 진영에 의한 부정선거라는 미주기구 측 견해에 대해서 여러 반박이 나오면서 여론의 흐름이 조금씩 흔들린 것이 컸습니다.

게다가 우파 정치인들의 원주민 관련 지원책 축소 시사 및 원주민 상징 깃발(위팔라) 소각이 경각심을 불러일으켰으며, 결정적으로 선거에만 몰두한 나머지 정부가 코로나 대응을 제대로 못한다는 비판이 퍼지면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한국계 후보로 이목을 끌었던 기독교 우파 진영의 정치현 후보는 우파 결집 속에서 주목도가 떨어지면서, 지난 대선 대비 매우 낮은 득표율을 얻고 말았습니다.

출처

https://blog.naver.com/gksejrdn7/2221246354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