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목사 자녀들2

출처는 대나무숲이라는 학교 내부 커뮤니티(익명게시판)입니다. 원글쓴 분이 출처를 밝히고 사용하는 것은 상관없고, 오히려 많은 사람들이 한국 교회의 민낯에 대해서 인식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서 퍼가는 것을 장려하였습니다. 비공개 게시판이라서 링크를 드려도 의미는 없을 것 같아서 따로 남기진 않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교회라는 조직이 어떻게 굴러갈 수 있는가 궁금했었는데, 읽어보니 아이돌 팬덤과 크게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 들기는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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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6개월 입양아동 살인사건(피해자 이름으로 사건을 부르는것은 옳지않아서 이렇게 칭하려고 함)이 이슈가 되었다. 해당 사건의 가해자인 양부모는 둘 다 목회자의 자녀이다. 양부보다는 양모쪽이 좀 더 공격을 받고있고, 평소 행적도 양모 장씨쪽이 좀 더 밝혀져 있는데 가족들이 전문직 종사자인 척 거짓말하고, 영어를 얼마나 잘하는지는 모르지만 영어권도 아닌 한국에서 한국인들끼리 있는 자리에서 영어를 사용하곤 했다고 한다.

나도 목사의 자녀로서 주변 목회자의 자녀들을 많이 알고있다. 저 사건의 가해자처럼 살인범까지 되는 경우는 실제로 보지 못했지만 장씨와 같이 인품이 형편없는 목회자 자녀들이 매우 많다. 사실 개차반인 목회자 자녀가 대부분인 것 같다. 나는 내 주변인들을 관찰한 결과를 토대로, 목회자 자녀의 인성파탄 사례를 세 유형으로 나눈다.

-일탈형: 목회자 자녀들에게는 신도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목회자 역시 하나님앞에 한명의 죄인이며 부족한 사람이므로 목사는 여느 가정의 가장처럼 자신의 교육철학대로 자녀를 양육도 해보고 시행착오도 겪어보아야 한다. 그래야 자녀도 올바로 자라는것인데 신도들은 그럴 기회를 주지않고 오직 목사가 자녀교육의 영역에서 완벽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다. 특히 담임목사의 자녀에게는 거의 스토커 수준의 변태적 관심이 쏟아진다. 신도들이 일요일에나 교회에 모여있지 평일에는 지역사회 내 여기저기 흩어져 생활하므로 목회자 자녀들의 행동거지, 학업성적, 교제중인 이성, 방문하는 장소들이 모두 신도들의 활동범위 내에 있다. 사사건건 신도들은 담임목회자의 자녀를 관음하며 건설적이지 못한 뒷이야기와 간섭을 일삼는다. 이런 압박감을 견디지 못하는 목회자 자녀의 상당수가 일탈에 빠진다. 각종 범죄에까지 연루되는 경우도 있으며 그로 인해 아버지 목사님이 사역을 그만두게 되는 경우를 상당히 많이 보았다. 큰 교회일수록 이런 경향이 더 많이 보였으며, 차라리 자녀를 외지나 아예 외국으로 유학보내버린 경우라면 이런 문제에서만큼은 비교적 자유롭다고 보일 정도였다.

-spoiled child형: 대형교회 담임목사는 상당 수준의 사례비를 급여로 받는다.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급여부터가 헌금생활을 하는 평균 성도의 월 소득의 몇 배를 초과하는 상황에서, 판공비와 각종 수당 명목만 왠만한 소형교회 목사 월 급여 이상이다. 그 자체는 변호해야할 부분도 있다. 큰교회일수록 많은 헌금을 운용하므로 아예 담임목사에게 풍족한 급여를 지급해서 헌금에 손 댈 생각이 들지 않도록 할 필요도 있는 것이고, 많은 성도들과 타 교회의 교계 지도자, 지역사회 등과 교류를 해야하므로 그 업무를 지원하기 위한 판공비의 규모도 교회의 규모에 비례해 커지는것이 합당하다고 할만하다. 그러나 이미 많은 급여를 받고있는 담임목사를 주축으로 상당수의 신도들이 팬덤을 형성해 지나친 가욋돈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담임목사에게 지나치게 비싼 선물을 하거나 개인적으로 목사에게 가욋돈을 건네는 행위가 공공연하다. 담임목사에게 비싼 식사를 대접하기 위해 조를 짜는 경우까지 있다. 신도들의 교회생활이 담임목사를 주축으로한 팬덤 생활이 되어버린다. 이렇게 되니 담임목사는 아무리 겸손하고 가난한 마음으로 목회를 하고싶어도 저절로 교만해지며 받는 데 익숙해지는 spoiled child가 되고 만다. 나중에는 '왜 돈이나 선물을 주지 않느냐' 며 당연한듯 신도들의 봉사를 기대하게 된다. 신도들 평균 월 소득의 몇 배 이상을 사례비로 받고 모든 경비를 다 지급받으면서도 말이다. 팬덤정치 풍토에서는 정치인의 가족들도 우상화 되는 것 처럼, 그런 신도들은 목사 자녀들도 받는데 익숙한 spoiled child가 되게 만든다. 주변 사람들은 모두 자기를 위해 존재한다는 생각에 저절로 빠질 수 밖에 없고 근거없는 자기애를 싹트게 만든다. 영아살해 사건의 가해자 장씨도 이쪽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

-방치된 아이 형: 절대 다수의 목사 가정에서 자녀들은 방치되고 있다. 절대다수의 목사들은 월 200만원 미만으로 생활하고 있으며 아무리 큰 교회여도 부교역자(부목사, 전도사 등)의 급여 역시 여러명의 가족이 생활하는데 심한 지장이 있는 수준이다. 가난한 목사의 배우자들은 그래서 상당수가 맞벌이에 내몰린다. 한 남자를 가난한 신학생 시절부터 뒷바라지만 해온 여성으로서 양질의 직업을 갖기도 힘들뿐더러, 양질의 직업에 종사한다 하더라도 목사의 배우자가 일을 하는것 자체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변태같은 성도들이 많으며, 목사 배우자들은 무슨 일만 있으면 교회에 불려와 봉사를 하느라 직장생활에도 심각한 애로사항이 발생한다. 절대다수의 목사 자녀들은 절대적 경제적 빈곤 속에 방치되어있다. 그렇다고 중대형교회의 담임을 하며 많은 급여를 받는 목사라고 해서 자녀들에게 충분한 관심을 주는 것도 아니다. 중대형교회 목사들은 일단 너무 바쁘다. 대외적으로 만날 사람들도 많고 팬덤인 성도들에게도 한명한명 먹이를 주며 사랑한다는 스탠스를 보여야 하고 그 성도들이 찢어져 싸우기라도 하는날에는 그를 봉합하느라 애를 먹는다. 대부분의 중대형교회에는 그런 일이 반드시 일어나고 있기때문에 담임목사의 정신적 스트레스는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이다. 그런 목사가 가정에서 자녀에게 안정적인 관심을 줄 수 있을 리가 없다.

한국교회 성도들 중 열심히 한다는 이들은 상당수가 예수를 잘 믿는데 관심이 없다. 그들은 담임목사를 중심으로 팬덤을 형성하여 교회 생활 역시 담임목사 팬덤생활로 하고 있다. 사생팬과 같은 변태적 관심과 기대를 목사 가정에 보내며, 변태적 관음의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댓가로 목사에게 과도한 선물을 뿌려준다. 이 과정 가운데 목사들이라도 스스로 중심을 잡아 결단하는 마음으로 그런 성도들을 꾸짖어 예수를 똑바로 믿도록 경책해야 하는데, 대부분은 삯꾼처럼 그런 성도들에게 휩쓸려간다. 그 과정 가운데 목회자 가정은 무너져가고, 목회자 가정에서부터 천국의 모습은 사라진다. 가정목회에 실패한 목사가 사역에 집중하고 말씀을 생명력 있게 전할수 있을 리가 없다. 결국 교회도 무너지는 것이다. 이것이 목회자 자녀들의 절대다수가 개차반이 되는 이유이다.

이 글을 쓰고있는 나 역시도 '나는 아닌데 저런 현상들이 있더라' 라고 하는, 관조적인 시점에서 이 이야기를 하는것이 결코 아니다. 목사 아들인 나도 저 중 최소 하나, 두렵지만 셋 다에 해당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즉 이것은 나의 고백이자 자기 고발이라고 볼 수도 있는 것이다. 장씨와 같은 괴물은 선천적으로나, 혹은 한 순간에 생겨나는 것이 아니다. 만약 장씨가 목사의 딸이 아니었다면 어쩌면 저렇게까지 망쳐졌을까. 목사에게는 지나친 특권이 있어서도 안되고 지나친 의무가 있어서도 안된다. 예수 앞에 인류를 보편타당하게 바라보는 관점에서, 그것이 성경적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