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 앞두고 신혼집때문에 파혼했다는데...21

A씨는 1년 넘게 연애를 이어온 여자친구와 자연스럽게 결혼을 준비했습니다. 30대 후반인 A씨는 SKY 출신으로 현재 금융권에서 근무 중인데요. 반면 여자친구는 수도권 내 4년제 대학을 졸업한 후 비서직으로 근무하며 막 30대 중반에 들어섰습니다.

두 사람은 학벌과 연봉 외에도 집안 환경 역시 차이가 나는 편이었습니다. A씨의 부모님은 직접 회사를 운영 중인 데다 서울 내 다수 주택을 소유하고 있어서 경제적으로 넉넉한 편인데, A씨의 여자친구는 부모님이 아직 경제적으로 노후준비가 덜되어 있어서 결혼자금을 마련해 주시기는 어려운 상황이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1년 넘게 연애를 이어온 만큼 사랑하는 마음이 컸기에 A씨는 수백만 원 상당의 프러포즈 반지를 주며 여자친구와의 결혼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결혼 계획을 세울 초반, A씨는 부모님과 상의하에 부모님이 소유 중인 10억 상당 아파트를 증여받아 신혼집으로 사용하려 했습니다. 그러면서 A씨의 부모님은 증여세 3억 5천만 원 가운데 절반 정도를 여자 쪽에서 해오길 바라셨는데요. 50대50 공동명의를 계획했던 터라 수증자인 A씨와 여자친구가 각각 증여세를 절반씩 부담하는 것이 이치에도 맞고 세금부담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식이었지요. 하지만 이에 대해 A씨의 여자친구는 해당 아파트의 인테리어 비용 5천만 원 정도 외에는 더 이상 부담하기 어렵다고 답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분란을 만들지 않기 위해 자신의 부모님께 "여자친구가 증여세를 못 내겠다고 한다"라는 의사를 전달하지 않고 해당 아파트를 신혼집으로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이후 A씨와 여자친구는 약 3개월간 서울과 분당, 과천 일대의 부동산을 둘러보면서 신혼집을 찾아 나섰습니다. 당시 A씨는 자신이 모아둔 돈 5억 외에 부모님 회사 주식과 타사의 BW 회사채 17억 상당까지 20억 이상 자산을 가진 상황이었는데요. 다만 당장 부동산 매입을 위해 융통할 수 있는 현금은 5억뿐이어서 대출이 아니면 전셋집을 마련하기도 어려웠습니다. 

A씨와 여자친구가 둘러본 아파트 가운데는 8억 상당의 전셋집도 있었지만 A씨의 여자친구가 대출을 극구 반대하는 바람에 결국 두 사람은 과천에 있는 한 아파트의 반전세를 4억 100만 원에 계약했습니다. 다행히 A씨의 부모님께서도 어차피 나중에 증여받을 집이 있으니 굳이 서둘러서 부동산에 큰돈을 넣을 필요는 없지 않겠느냐며 반전세 아파트 계약을 찬성해 주셨는데요.

하지만 예물 예단 이야기가 나오면서 A씨의 부모님도 점차 속상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A씨의 부모님은 예물 예단 대신 신혼집 비용을 분담하는 것이 실용적이지 않겠느냐며 여자 쪽에서 보증금의 20% 상당인 8천만 원을 부담하는 것이 좋겠다고 제안했는데, A씨의 여자친구가 이에 대해 거부감을 드러낸 것.  A씨의 여자친구는 보증금 분담 이야기가 나오자마자 "집 보증금은 남자 쪽에서 다 낼 수 있지 않느냐"면서 "이미 혼수 구매에 2천만 원 정도 썼으니 이를 포함해서 총 4천만 원 이상은 어렵다"라고 답했습니다.

어쩔 수 없이 A씨는 자신의 부모님께 여자친구의 반응을 전했고 이미 스드메, 결혼반지, 예식장 계약금 등을 모두 A씨가 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부모님은 여자친구에 대해 "결혼할 준비가 안 되어 있는 것 아니냐","우리 집에 경제적으로 기대려는 것 아니냐", "증여받을 집을 신혼집으로 사용하려면 최소한 결혼식 진행 비용이라도 반반으로 내야 했던 것 아니냐"라고 결혼을 반대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A씨는 여자친구의 부모님 호출로 여자친구 집에도 면담을 갔습니다. 그러자 여자친구의 어머니는 "내 주변에는 다들 남자가 집을 해오고 안에 들어가는 혼수만 여자가 해가더라"라고 말했고, 여자친구의 아버지는 결혼비용에 대해 '지참금'이라는 표현까지 쓰면서 결론은 "우리는 노후 때문에도 전세보증금에 보태줄 여력은 전혀 없다"라고 못을 박았습니다. 이때 A씨의 여자친구 역시 기다렸다는 듯이 "여자가 결혼하면서 집 때문에 대출받는 것 정말 아니다"면서 8천만 원 보증금을 보탤 수 없다는 의사를 명확하게 밝혔지요.

이날 여자친구 부모님과 여자친구가 "신혼집은 남자가 해야지", "신혼집 때문에 여자가 대출받는 건 아니다"라고 확신에 차서 말하는 태도를 보고  A씨는 여자친구와의 결혼에 회의가 들었습니다. 그보다 앞서 여자친구가 "갭투자를 해보고 싶다"라는 둥 이야기한 것 역시 결혼 후 남편이나 시댁 돈으로 하겠다는 계획이었다고 생각하니 정이 떨어졌습니다.

A씨의 부모님 역시 여자친구 쪽의 반응을 듣고는 "신혼집을 우리가 다 내는 건 가능하지만 여자 쪽 부모님의 저런 마인드를 평생 보고 살 수는 없다"면서 "네가 선택하라"라고 반대 의사를 밝혔습니다. 결국 A씨는 파혼을 결심했고 이튿날 여자친구를 만나서 결별을 통보했지요.

결과적으로 A씨는 스드메 600만 원을 포함해서 예식장, 결혼반지, 신혼집 계약 비용과 복비 등으로 총 1700만 원 이상을 손해 봤습니다. A씨의 여자친구 역시 가구나 식탁, 식기 등 혼수비용으로 사용한 1000만 원가량을 손해 보긴 했지만 물건은 남았으니 결혼반지조차 돌려받지 못한 A씨보다는 나은 상황.

그럼에도 A씨의 여자친구는 수백만 원 상당의 프러포즈 반지를 돌려달라는 A씨의 연락에 기분이 상한다는 듯 경비실에 맡겨놓을 테니 인천에 있는 자신의 본가까지 와서 가져가라고 답했습니다. 심지어 퀵서비스 기사님이 반지를 찾으러 갔을 때 연락을 받지도 않아서 결국 헛걸음을 하게 만들고는 다음날 착불로 다시 보내기도 했습니다.

금전적인 손해는 물론 마음까지 상하게 된 A씨는 이번 파혼 경험을 바탕으로 "결혼은 비슷한 환경에서 나고 자란 사람과 해야 하겠구나"라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하는데요.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 역시 "있는 쪽에서 더 하는 건 문제없지만 여자 쪽 마인드가 별로다"면서 "남자가 집 해 와야 한다는 생각이면 여자는 옛날처럼 시집살이해야 되는 건가"라고 A씨를 응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