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들 클라이밍은 잘 모르는 종목일텐데요.
저는 취미로 클라이밍을 몇년째 하고있고, 김자인선수 좋아해서 대회영상도 대회도 구경가고 하다보니 아는 선수들도 올림픽에 많이 보이고 재밌네요.
근데 중계를 안해줘서 너무 안타까워요 ㅜㅠ 안타까운 마음에 클라이밍에 대한 설명을 좀 해드릴까해요.
동네 클라이밍장 가면 보통 그냥 벽에 붙은 홀드잡고 순서데로 가는거를 쉽게 접할 수 있는데요. 실제로는 그거랑 달리 아예 다른 크게 3가지 종목으로 나눠져있어요.
리드(난이도), 볼더링, 스피드. 각각은 클라이밍 안에서 서로 다른 종목이에요. 수영으로 치면 100m, 200m 1600m 혹은 자유형, 배형 등등 종목이 나뉘듯이 클라이밍 안에 3가지 종목이 있어요.
리드는 15m높이(45개 홀드)를 정해진시간안에 (올림픽은 6분) 누가 가장 많이 올라가는가를 겨루는 클라이밍입니다. 줄을 걸면서 올라가야돼요. 떨어지면 죽을수도 있으니까요. 가장 높이 올라간 선수가 1등이며 같은 높이를 올라갔으면 시간이 짧은 선수가 우승입니다. 지구력이 엄청 중요하겠죠.
볼더링은 보통 5m 이내의 높이를 장비없이 맨손으로 start -> zone -> top까지 가는건데, 몇가지 문제가 주어지고 5분이내에 풀어내야합니다. top몇개 zone 몇개 카운트하고 같은 점수면 시도횟수가 적은사람이 더 높은 순위를 받아요. 무조건 힘만 강하다고 되는것도 아니고 특정 자세를 해야만 올라가지는 문제도 있고 점프해서 동시에 타다닥 잡아야 되는문제도 있고(코디네이션) 힘은 안드는데 균형을 잡아야 하는 문제도 있고 다양해요. 문제를 푸는 재미가 있죠. 대신 리드에 있는 홀더들보다 훨씬 더 어렵고 안잡히고 힘들구요. 그래서 피지컬이 좀 중요해요. 근력도 엄청 중요하고...
스피드는 15m높이의 딱 정해진 루트(세계공통)가 있고 그 루트를 그냥 누가 가장 빨리 올라가냐를 겨룹니다. 남자 선수의 경우 5초대가 기록으로 나오니까 엄청 쉽게 잡히고 잘 올라가질거 같죠? 실제로 매달려보면 일반인은 올라가지도 못해요 ㅋㅋㅋ 클라이밍 좀 한 사람들이라도 천천히 올라가도 엄청 힘든 코스에요. 그걸 몇초만에 올라가니 얼마나 훈련을 해야할까요 ㄷㄷㄷ 수영으로치면 50m 단거리 경주.... 리드같은경우는 1600m 장거리 수영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장거리 수영선수가 50m 못하는것처럼 리드 선수가 스피드는 못해요. 사용되는 근육이 완전 다르거든요.
현재 올림픽 이전에는 클라이밍 대회가 종목마다 따로 열렸어요. 김자인 선수같은 경우는 리드가 주종목이고, 리드 세계대회에서 20회이상 우승했어요.
볼더링도 잘 하셔서 볼더링 대회 우승경력도 있고, 리드 & 볼더링 동시 우승한 최초의 동양인선수던가? 뭐 그럴거에요.
천종원선수는 볼더링이 주종목인 선수고 볼더링 세계대회 우승경력이 있구요.
몇년전 도쿄 올림픽에서 클라이밍이 최초로 정식종목 채택이 되게됩니다. 근데 이게 메달수를 줄일려고 그런건지몰라도 3종목을 합쳐서 메달 1개를 준거에요. 세종목 등수를 다 곱해서 가장 점수가 낮은 사람이 우승.
여기서 문제가 생기죠. 수영으로 치면 1600m 선수한데 50m도 잘해야 금메달 준다는거랑 같은거에요. 완전 말도 안되는데 리드 선수보고 스피드도 잘해야 금메달 주게끔 규정을 정한거죠.
도쿄올림픽 선정 이후 클라이밍 대회들이 3가지 종목을 모두 겨루는 방식으로 바뀌었어요. 김자인선수도 올림픽 확정 이후 처음으로 스피드 해보셨다고 했는데 오늘 서채현선수도 스피드에서 처음 17등이었죠? 그래서 모르는 사람들은 서채현 잘한다며 17등이 뭐야 ? 라고 생각하셨을것이구요.
하지만 서채현선수도 주종목이 리드이고 나이가 아직 어려 세계대회 경험이 부족하지만 이미 김자인선수를 능가하는 세계 탑급의 리드 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리드를 잘하는 선수들은 볼더링도 어느정도 잘 하구요. 대신 스피드가 취약하죠.
얀야 (Janja, 발음은 얀야로 하더라구요) 선수가 오늘 리드 가장 마지막에 나왔었는데요. 이 선수가 수년간 김자인선수랑 리드 세계대회에서 1등을 다투던 선수에요. 김자인선수보단 피지컬이 훨씬 좋아서 더 빠르게 올라가고 볼더링도 굉장히 잘하는 선수에요. 허나 이 선수도 스피드는 14등인가... 늦죠. 그래도 볼더링 잘하고 리드도 잘해서 컴바인 점수로는 1등으로 예선 통과했죠. 서채현선수는 2등이구요.
아마 이틀 후 결승에선 서채현선수와 얀야 선수가 금메달을 다투지 않을까 생각해요. 제가 봤을땐 리드 실력은 서채현선수가 이미 위인거같구요.
보통 세계대회 보면 예선 루트는 좀 더 쉽게 짜서 네임드들은 완등을 하는데, 서채현선수가 겨우 40까지 가고 얀야선수도 얼마 못간거보면 정말 루트를 어렵게 짜놓은거 같더라구요.... 그래도 서채현선수 결승에서도 리드 1위 할 수 있을거같아요. 리드 1위 볼더링 2위 정도만 해주면 금메달도 꿈은 아닌거같아요.
클라이밍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오늘 경기보고 모르시는분들에게 정보도 좀 주려고 글을 적었네요. 서채현선수 금메달 따서 클라이밍이 더 유명해지고 중계도 해주면 좋겠어요! ㅎㅎ
ps. 다음 올림픽에선 스피드는 따로 종목 분리되었어요. 리드 & 볼더링은 같이 하구요. 결국 이 3종목 다 따로해서 금메달 주는걸로 바뀌는게 맞을거같아요 ㅎㅎ | 
등록안내
등록안내
마라톤 점수와 100미터 점수를 합산으로 1등 정하는것 같은 불합리가 있는듯 합니다.
그리고 클라이밍에 무슨 스피드가 필요한지 개인적으로는 이해 불가입니다.
맞아요 저도 이해불가
클라이밍 종목에 메달 적게 즐여고 꼼수쓴거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