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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본가는 서울의 전형적인 배드타운이고,
본가의 앞에는 주차금지용 화분이 있어요.
'저희 차 들어오니까 차 대지 마세요', 하는 화분은 아니고,
저희 집이 내리막길인데, 길 밑에 큰 바위가 있어서 턱이 크게 있거든요.
어릴 때, 비오는 날 밤에 큰 소리가 나서 나가보면,
차들이 그 턱을 못보고 걸려서 렉카가 종종 왔었습니다.
그래서 아버지가 화분을 놓아서,
차들이 그 쪽으로 못 지나가게 하는 용도에요.
차들 때문에 놓은 화분이지만,
그래도 미관상 꽃도 심고 이쁘게 가꾸었는데,
멀쩡한 화분 가져다 놓으면 사람들이 훔쳐가고,
거기다가 꽃이라도 심으면 그걸 또 파가대요.
결국은 아버지도 두손 두발 다 드시고,
아무것도 심지 않은, 흙만 담겨있는, 그리고 조금 깨진,
화분만 남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거기서 꽃이 피었고,
경찰이 집에 찾아왔습니다.
양귀비를 키운다는 신고가 있어서 왔다고.ㅋㅋㅋ
아버지는 깜짝 놀라 당황하셨고,
같이 나가서 그 화분을 보니까, 진짜 양귀비더랍니다.
깨진 화분에, 꽃도 없어 물도 안주는데, 어찌 그 양귀비가 자랐는지.
아버지는 마당에 뽕나무 한그루 밖에는 없으니,
경찰분들더러 들어오시라고 하고는,
마당부터 집 안, 광까지 보여주셨어요.
그리고는 그 경찰분들은 그 양귀비를 잘 뽑아서 가셨답니다.ㅋㅋ
양귀비가 진짜 심는 것도 있겠지만,
정말 우연히 자라는 것도 있는 것 같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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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지만 님 글을 정말 잘쓰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