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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김필성씨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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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진스가 입장을 발표했다는 이야기를 봤습니다. 정리한 것을 봤는데, 어째 보잉이 몰락한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금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먼저 이 사언에 대한 제 입장은 이렇습니다.
1. 민희진과 하이브의 싸움은 자본가들의 싸움입니다. 약자니 크리에이터니 하는 프레임은 이 문제를 분석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안 됩니다.
2. “법적으로만 보면“ 이 사안은 하이브가 잘못한 게 없습니다. 소송은 길게 이어지겠지만 적어도 보도된 내용만 보면 - 이 전제가 사실 매우 중요합니다. 아무리 변호사라도 자료가 제한되면 판단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방송 등에 출연해 자신이 관여하지 않은 사안에 대해 단언하듯이 말하는 변호사는 믿지 않으시는 게 좋습니다 - 민희진이 승리할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3. 오늘 뉴진스의 입장표명 역시 “법적으로는” 적절하지 않습니다. 뉴진스의 요구는 “경영”까지 민희진에게 맡기라는 건데, 심지어 BTS라고 하더라도 하이브에 경영진을 누구로 할지 요구할 수는 없습니다. 그럴 자격이 없습니다. 뉴진스의 말을 받아 쓴 스크립트를 봤는데, 오히려 어도어 입장에서 뉴진스에게 계약위반을 문제삼을 위험이 있는 언급들도 있었습니다. 이런 걸 보면 뉴진스의 입장표명 과정에서 전문가는 전혀 관여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제 이상의 내용을 전제하고 제 의견을 정리해보겠습니다.
제가 “법적으로만 보면”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비즈니스는 법으로만 하는 게 아닙니다. 법은 가장 마지막에, 최후의 수단으로 의미가 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법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면 이미 최악의 지경에 처한 겁니다.
비즈니스는 그 비즈니스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 책임지고 해야 합니다. 특히 전문분야일 수록 더 그렇습니다.
지금 하이브의 경영진은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대해 전혀 모르는 것 같습니다. 게임업계 출신들이 주류라는 것 같은데, 그렇다면 모르는 게 사실일 것 같습니다.
엔터테인먼트 사업은 이미지로 장사합니다. 보잉같은 회사가 기술이 가장 중요한 자산이듯, 엔터테인먼트에서 가장 중요한 건 대중에게 보여지는 이미지입니다. 그걸 잘 만들고, 잘 포장하고, 잘 관리하는 게 엔터테인먼트 사업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이브는 자신들이 대중에게 어떻게 비칠지, 뉴진스가 어떻게 대응할지, 그 대응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미리 가늠했어야 합니다. 그런데 하이브는 심지어 가장 중요한 자산인 BTS의 매니지먼트조차 문제가 많았습니다. 민희진이 BTS를 공격하려 했음에도 아미가 하이브 편이 아닌 이유가 뭔지 하이브는 잘 생각해야 합니다.
아마도 하이브가 갑자기 커지면서 들어온 전문경영인들이 업계를 이해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뉴진스 같은 아이돌 그룹들은 덜 성숙한 청소년시기부터 아이돌로 키워지기 때문에, 민희진 같은 스타일의 매니저가 처음부터 붙었다면 강한 라포가 형성될 수밖에 없다는 것도 생각 못했던 것 같습니다. 아이돌의 절대적인 나이가 어리고, 아이돌로 키워진 아이들은 또래보다도 더 미성숙하다는 것도 생각 못했던 것 같습니다. 어이없는 건, 아이돌들의 그런 특성들은 심지어 관련 법에도 반영되어 있다는 겁니다.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 제7조 제2항에는 아이돌과 계약할 때 대중문화예술인의 인성교육 및 정신건강 지원에 관한 사항, 아동ㆍ청소년 대중문화예술인 보호에 관한 사항을 명시적으로 약정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하이브의 경영자들이 국회의원보다도 업계를 더 몰랐다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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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
제7조(대중문화예술용역 관련 계약)
① 대중문화예술용역과 관련된 계약의 당사자는 대등한 입장에서 공정하게 계약을 체결하고, 신의에 따라 성실하게 계약을 이행하여야 한다.
② 제1항에 따른 계약의 당사자는 다음 각 호의 사항을 계약서에 명시하여야 하며, 서명 또는 기명ㆍ날인한 계약서를 서로 주고받아야 한다.
1. 계약 기간ㆍ갱신ㆍ변경 및 해제에 관한 사항
2. 계약 당사자의 권한 및 의무에 관한 사항
3. 대중문화예술용역의 범위 및 매체에 관한 사항
4. 대중문화예술인의 인성교육 및 정신건강 지원에 관한 사항
5. 상표권, 초상권, 콘텐츠 귀속에 관한 사항
6. 수익의 분배에 관한 사항
7. 분쟁해결에 관한 사항
8. 아동ㆍ청소년 대중문화예술인 보호에 관한 사항
9. 부속 합의에 관한 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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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경영자였다면, 민희진 건이 터졌을 때 가장 먼저 뉴진스의 심리상태부터 챙겼을 겁니다. 방시혁이 직접 뉴진스를 만나 다독이고, 자신이 뉴진스를 직접 책임지고 돌보겠다고 신뢰를 줬어야 합니다. 말만 하는 게 아니라 실제로 신뢰를 주는 모습을 보였어야 합니다. 엔터테인먼트 산업, 특히 아이돌 산업은 사람이 곧 자산이기 때문입니다.
민희진을 쳐내는 것도 서툴렀습니다. 저라면 민희진 그렇게 안 쳤습니다. 민희진에게 대표이사 자리를 유지하게 하면서, 경영에 대해서 사실상 아무것도 못 하게 하는 건 전혀 어렵지 않습니다. 그런 스킬이야말로 변호사에게 자문하면 얼마든지 방법을 찾아줄 수 있습니다. 가처분까지 인용되었으니, 민희진의 임기는 보장하고, 사람들 뇌리에서 민희진 건이 대충 잊혀졌을 때, 계약을 종료하는 방식으로 민희진을 내보냈어야 합니다. 그래야 이미지를 덜 다칩니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진행된 것을 보면 하이브는 “법적 자문”만 열심히 받아서 처리한 것으로 보입니다. 경영진을 “전문경영인”으로 바꾼 것도 미심쩍었는데, 먹히지도 않을 입장발표 같은 걸 했다가 결국 가장 중요한 자산인 뉴진스에게 정면으로 얻어맞았습니다.
이제까지 한 것을 보면 하이브와 어도어 경영진은 다시 법적 자문만 받아서, “뉴진스가 계약 위반했는지 여부” 등이나 열심히 들여다 볼 겁니다. 이미 뉴진스를 다독일 단계는 훨씬 지났지만, 지금이라도 수습하기는커녕 “뉴진스에게 계약위반 경고” 따위를 할 가능성도 상당히 있을 것 같습니다.
전 일할 때 의뢰인이 생각하는 “법적 수단”이 의뢰인에게 전체적으로 이익인지를 따집니다. 사람들은 법적으로 옳다는 것을 확인받기 위해 소송을 하고 고소를 하는 게 아닙니다. 자신이 원하는 무엇인가를 얻기 위해 하는 겁니다. 법적인 수단은 그 “무엇인갚를 얻기 위한, 최적의 방법이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소송 전 대응단계에서는 말입니다.
오늘 뉴진스의 입장문을 법적으로 따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다들 뉴진스가 진지하게 나와서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호소한 것만 기억합니다. 뉴진스가 경영진 교체를 요구하는 것이 정당한지를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겁니다.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아니더라도 뉴진스 같이 가냘픈 아이들이 나와서 그런 호소를 하면 먹힐 수밖에 없는데, 이건 엔터테인먼트 사안입니다.
하이브가 나중에 법원에서 최종 승소하는 건 아무 의미 없습니다. 이미 하이브는 졌습니다.
이제 제가 “보잉” 이야기한 걸 이해하실 겁니다. 보잉 역시 숫자만 따지는 “경영전문갚들이 말아먹었습니다. 하이브도 그렇게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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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더하기1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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