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이 마시게 될 술3

교도소에 술 담는 법이라네요.

아래는 오마이뉴스 2000년도 교도소이야기라는 연재글의 일부입니다.

담배에 비하면 술은 훨씬 인간적입니다.
돈을 주고받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웃집과 떡을 나눠먹는 따뜻한 우리네 전통의 감옥판이라고나 할까요?
술은 대개 안에서 직접 담궈 먹는 편입니다. 간혹 소주병이 왔다갔다 하는게 보이기도 하지만 이건 정말 일년에 한두번 볼까 말까 한 일이지요.
전에 요구르트가 구매품으로 들어왔을때는 요구르트를 발효시켜 쉽게 술을 담궜는데 이게 자주 발각이 되자 요구르트 구매가 끊겨버렸습니다. 그래서 다소 복잡하지만 맛과 질은 더욱 좋아진 형태로 술을 담그지요.

저 역시도 감옥에서 한술 담그던 '밀주 마이스터'였는데 비법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출소 후 집에서 간혹 담궈먹기도 하는데 다소 불결하긴 하지만 별미라 생각하시고 한번 따라해 보세요. 대신, 감옥에서는 담궈먹지 마세요.

<> 술 담그는 법.

재료 : 식빵(1봉지), 싸구려 과일쥬스 20개(에이스 쿨 따위), 말린 밥(1공기), 사과 약간(2개), 사이다(PET 2개)

조리순서 :

1. 식빵을 그늘진 곳에 두어 곰팡이가 슬게 한다. 대략 일주일정도면 되는데 푸른 곰팡이가 이쁘게 식빵전체를 도포할때까지 가만 놔눈다.

2. 밥을 말린다. 밥은 4일정도 말리면 된다. 역시 곰팡이가 가볍게 피어야 한다.

3. 사이다를 뚜껑을 열어둔채 하루정도 방치해 기을 완전히 뺀다.

4. 준비 끝. 집에 있는 약수통에(교도소에서는 식수통을 사용함) 곰팡이 슨 빵과 밥, 사이다, 과일쥬스를 넣고 사과를 잘게 썰어 넣는다.

5. 식수통 입구를 꽈아악~ 막아주고 10일가량 그늘진곳에 보관한다.

6. 열흘 후... 조심히 입구를 연다. 가스가 가득차서 폭발해버리기 일쑤다.

7. 모기장이나 헤진 런닝셔츠따위로 걸러낸다. 건더기가 한두개 들어가더라도 신경끈다.

8. 마신다.

9. 정확히 10분후면 화장실에 가지 않고는 못베긴다.


이렇게 담그면 제조자의 경륜과 기술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나지만 알콜도수는 대략 20%이상이 됩니다. 맛은 막걸리에 과일쥬스를 섞은듯하고 색깔은 완전히 미숫가루를 물에 풀어놓은 것, 딱 그것이지요.
마시고 나서 화장실에 가지 않고는 못베기는건, 아마도 소화효소가 풍부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너무 풍부해서 문제인것 같은데, 변비로 고생하시는 분들에게 권할 만 합니다. 시원하게 나옵니다..^^;

술은 냄새가 너무 강렬해서 술을 걸르거나 마실땐 대체로 식사시간을 이용합니다. 식사도중의 반주로 한잔 쭉 들이키면 그 맛이란 이루 형용할 수가 없지요. 특히나 금지된 모든것이 유혹이고 환상일 수 밖에 없는 감옥에서야 오죽 하겠습니까?

끝

윤석열이 술제조해서 먹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