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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조가 조서를 내려 말했다. “사발략[가한]이 고비 북쪽[漠北]에서 주름잡은 지 여러 해가 지났는데, 백만(百蠻) 중에서 이보다 큰 것이 없었다. 이전에 비록 평화롭게 지냈어도 [서로 다른] 두 나라였는데, 지금은 군주와 신하가 되어 바로 한 몸이 되었다. [그의] 정이 깊고 뜻이 두터우니 짐이 매우 가상하게 여긴다. 하늘의 아름다움을 받들었다 하나 바다 밖은 끊어질 수 있으니 어찌 짐의 박덕함이 여기까지 미칠 수 있겠는가? [짐이] 관리를 시켜 교[사](郊祀)와 [종]묘(宗廟)에서 [이를] 아뢰도록 한 뒤 마땅히 천하에 널리 포고해 모두가 [돌궐이 수나라의 신하가 된 것을] 알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이로부터 조서로 여러 일에 답할 경우에 그 이름을 부르지 않음으로써 [사발략가한을] 다르게 대우했다. 그 아내 가하돈(可賀敦)인 [북]주 천금공주에게 양씨(楊氏) 성을 내려 족보에 등재하도록 하고 대의공주(大義公主)라고 바꿔 책봉했다. [또한] 굴함진을 주국으로 임명하고 안국공(安國公)에 책봉했으며, 내전에서 연회를 베풀어 황후를 알현하자 [그의] 노고에 후한 상을 주었다. [이에] 사발략[가한]이 크게 기뻐했고, 이후부터 때마다 토산물을 바치는 것을 그치지 않았다.
-수서 외국열전 돌궐 기록 중.
서돌궐(腺厥)은 목간가한의 [큰] 아들 대라편이 [세운 것이]었다. [대라편이] 사발략[가한]과 틈이 있었기 때문에 [돌궐이] 나뉘어 둘이 되었고, [대라편이 그 서쪽을 차지하면서] 점차 강성해졌다. [서돌궐은] 동쪽으로 [어]도근[산]과 마주했고, 서쪽으로 금산을 넘어 구자(龜玆), 철륵, 이오(伊吾)와 서역(西域)의 여러 호[국](胡國)이 모두 복속했다.
-수서 외국열전 서돌궐 기록 중.
수나라 말기에 서돌궐의 엽호가한(葉護可汗)이 그 나라를 토벌하여 잔해하였다. 국왕 고살화(庫薩和)를 죽이자 그 아들 시리(施利)가 즉위하였는데, 엽호는 부수(部帥)로 하여금 감독·통령케 하였다. 시리가 죽고 마침내 신속하려고 하지 않으면서 고살화의 딸을 왕으로 세우자, 돌궐이 다시 그를 죽였다. 시리의 아들 단갈방(單羯方)이 불림으로 도망갔었는데 국인이 그를 맞아들여 옹립하니, 그가 이달지(伊怛支)였다. 그가 죽자 형의 아들인 이사사(伊嗣俟)가 즉위하였다.
-수서 외국열전 파사 기록 중.
수(隋)나라 [양제(煬帝)] 대업(大業: 605～617) 말에 서돌궐(西突厥) 엽호칸(葉護可汗)이 자주 그 나라를 공격해서 격파하니, 파사왕(波斯王) 고살화(庫薩和)는 서돌궐에게 죽임을 당하고, 그의 아들 시리(施利)가 뒤를 이으니, 엽호가 자기 부락의 장수를 나누어 그 나라를 감시하고 통제했으므로, 파사는 결국 엽호에게 신하라 칭하였다. 엽호칸이 죽자, [파사국을] 감시하고 통제하라고 보낸 자들이 파사에서 독자적으로 행동했으므로 다시는 서돌궐에 지배당하지 않았다. 시리가 즉위한 지 일년 만에 죽자, 고살화(庫薩和)의 딸을 옹립하여 왕으로 삼으니, 돌궐이 다시 그녀를 살해하였다. 시리의 아들 단갈방(單羯方)이 불름(拂菻)으로 달아나자, 그 나라 사람들이 그를 맞이하여 옹립하니 이가 이항지(伊恒支)가 되었으며, 재위 2년 만에 죽었다. 형의 아들 이사후(伊嗣候)가 뒤를 이었다. 21년 이사후가 사자를 보내와 짐승 한 마리를 헌상하였는데, 활욕사(活褥虵)라고 부르는 것인데 모양은 쥐를 닮고 색깔은 청색이며 몸길이는 8～9촌(寸)으로 굴에 들어가 쥐를 잡을 수 있었다.
-구당서 외국열전 파사 기록 중.
사근이 죽자 동생인 타발가한(他鉢可汗)이 즉위했다. 사근 이래로 [그] 나라가 부유하고 강해 중국[中夏]을 짓밟으려는 뜻을 갖고 있었다. [북주] 조정에서는 [돌궐]과 화친한 뒤 해마다 명주[繒], 명주솜[絮], 비단[錦], 무늬 있는 비단[綵]을 10만 단씩 주었다. 경사(京師)에 머무는 돌궐사람들에게는 또한 예로 우대했는데, 비단옷을 입고 고기를 먹는 사람이 늘 천 [명을] 헤아렸다. [북]제 사람들도 그들이 침략해 약탈할 것을 두려워해 역시 나라의 창고를 기울여 돌궐에게 [많은 재물을] 주었다. [이로 인해] 타발[가한]은 더욱 교만하고 방자해져 그 무리들에게 “단지 짐이 남쪽에 있는 두 명의 아이들을 효순(孝順)하게만 하면 어찌 물자가 없음을 걱정할 필요가 있겠는가?”라고까지 했다. 건덕(建德) 2년(573)에 타발[가한]이 사신을 보내 말을 바쳤다.
-주서 외국열전 돌궐 기록 중.
보시다시피, 돌궐국이 최전성기를 구가할 때, 중국의 남북조 시대 당시 북조를 군사적으로 압박해 비록 중국의 북조가 돌궐국보다 상국이긴 했어도, 군사적으론 도저히 어찌하지 못했고, 서역(서양)의 파사국(사산 왕조 페르시아, 현 이란)은 돌궐국에게 군사적으로 대파당해 돌궐국을 섬기는 형식을 취하게 됨은 물론, 큰 압박을 받았던 것으로 보일 정도이지요. 그런데, 이러한 최전성기의 돌궐국이 유일무이하게 패배한 상대가 있었으니, 바로 우리나라 곧 고구려국이였습니다. 아래의 기록을 참조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난해에 이계찰(利稽察)이 고[구]려(高句麗)와 말갈(靺鞨)에게 크게 패했고...
-수서 외국열전 돌궐 기록 중.
보시다시피, 돌궐국의 정예군이 말갈(여진)족을 휘하에 거느린 고구려군에게 크게 패했다는 기록입니다. 최전성기 당시의 돌궐국이 패배한 상대로 기록된 나라로는 이렇게 고구려국이 유일무이하였지요. 이를 보면, 세간에서 잘 모르는 고구려국의 군공을 잘 알 수 있다는 점에서 대단히 흥미롭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유익한 참조가 됐으면 해요. 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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