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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明) 태조 고황제(太祖高皇帝)는 회수(淮水) 지경에서 일어나 군웅(群雄)을 제거하고 추악한 오랑캐 종족을 대사막(大沙漠) 밖으로 몰아내고 천하를 통일하여 모든 나라를 복종하게 하고 금릉(金陵 남경(南京))에 도읍하여 홍무(洪武)라는 연호를 썼다. 마침 고려말기로, 임금은 어둡고 신하는 간사하여 군사를 일으켜 하늘의 뜻을 거역하고 명나라를 쳐서 요동(遼東)의 옛 땅을 회복하고자 하였다.
조민수(曹敏修)를 좌군 도통사(左軍都統使)로 삼고 아태조 강헌대왕(我太祖康獻大王)으로 우군 도통사(右軍都統使)를 삼으니, 태조대왕은 선봉(先鋒)의 군마를 거느리고 압록강을 건너 위화도(威化島)에 머물면서 청송백(靑松伯) 심덕부(沈德符) 등과 상의하였는데, 하늘이 진인(眞人 명태조(明太祖))에게 명하여 천하가 이미 평정되었으니, 작은 나라가 큰 나라를 대적하지 못하고 순(順)과 역(逆)이 형세를 달리한다고 여겼고 그래서 의리를 들어 회군(回軍)해서 간사한 무리를 죽이고 혼미한 왕을 폐하니, 국내의 백성들이 기꺼이 추대하지 않는 자가 없어 천심에 순응하고 인심에 순종하여 왕씨를 대신해서 왕위에 오르고 명나라에 귀의하여 제후로서의 법도롤 정성껏 지키며 대대로 계승하여 10여 대를 내려왔다.
천자는 우리 나라가 예의를 숭상하고 문학을 좋아하며 풍속이 중국과 비슷함을 가상히 여겨 무릇 큰 경사나 큰 예식이 있을 때는 특히 한림학사 행인급사중(翰林學士行人給事中)이나 혹은 중귀인(中貴人)을 파견하여 칙서(勅書)를 내려 자주 치하하였고, 우리 나라 사신이 입조(入朝)하면 내지(內服, 내복)와 똑같이 여겨 특별히 예우하고 반차(班次)는 매양 여러 나라의 우두머리에 두었다.
선조 소경대왕(宣祖昭敬大王)이 대통(大統)을 잇게 되어서는 사대(事大)의 정성이 더욱 극진하여, 의(義)는 비록 군신(君臣)간일지라도 은혜는 부자(父子)의 사이와 같았다.
○ 종계(宗系 이씨 왕조의 계통(系統))가 잘못 기재도어 오래도록 고치지 못하고 있으니, 조종(祖宗) 역대 선왕의 호소함이 한두 번이 아니었으나 마침내 천자의 뜻을 돌이키지 못하여 신(神)과 사람을 통탄케 했다. 그러다가 신종 현황제(神宗顯皇帝)가 중화(中華)와 이적(夷狄)을 통치하게 되자 아무리 세미한 일이라도 통촉하지 않는 것이 없었다.
그래서 우리 조정에서도 여러 차례 사신을 보내어 종계가 잘못된 것을 아뢰어, 배신(陪臣) 황정욱(黃廷彧) 등이 가매 고치라는 허락을 하고 특히 윤음(綸音)을 내려 주고 비단도 하사하였다. 유홍(兪泓)과 윤근수(尹根壽) 등이 북경으로부터 돌아올 때 천자는 칙서를 내려 위로하고 이어 《대명회전(大明會典)》 한 질을 나누어 주었다. 칙서는 이러하다.
“짐은 생각하건대, 《대명회전》은 우리 조종의 옛 법문(法文)이요, 국가의 성헌(成憲)이다. 원본은 내부(內府)에 간직해 두고 부본(副本)은 유사(有司)에 두었다. 이 책은 외번(外藩)에 있어서도 가벼이 보여 준 적이 없었도다. 그러나 그대는 대대로 공물(貢物)을 바치고 충성심을 가졌으며, 동한(東韓)에서 울타리가 되어 상국(上國)의 예의[威儀]를 답습했었도다. 여러 대에 밝히지 못한 계통을 신원하여 소원을 이루었고, 성대[唱代]의 법전을 사모하여 한번 보기를 원하였도다. 짐은 그대를 내지와 같이 여기고 문화를 같이하는 것을 가상히 여겨, 특별히 《대명회전》 한 질을 주어 영구히 보전하게 하노라. 이에 배신(陪臣)에게 주어 본국으로 가지고 가게 하여 그대의 간절히 바라는 지극한 뜻을 위로하는 바다. 그대는 이 책을 받들어 장정(長程)을 본받으라. 영광을 입었으니 마땅히 비밀리 수장(收藏)할 것이며 아무쪼록 특별한 은총으로 생각하고 더욱 상국을 섬기는 정성을 다하라.”
왕이 중국 황제의 칙서를 받자 황은(皇恩)에 감격하고, 또 여러 신하의 수고를 가상히 여겨 공훈을 기록하고 녹권(錄券)을 하사하였다. 그리고 전후(前後)의 주청사(奏請使)로 갔던 사신 윤근수(尹根壽)ㆍ유홍(兪泓)ㆍ황정욱(黃廷彧)ㆍ홍성민(洪聖民) 등 19명에게 수충분성 익모수기 광국공신(輸忠賁誠翼謀修紀光國功臣)의 호를 내리고 포상하였다.
-대동야승 재조번방지(재조번장지 1) 기록 중.
전교하였다.
"우리 나라 종계(宗系)가 변무(辨誣)되고 《대명회전(大明會典)》 1책을 지레 청하여 반급(頒給)받았으니, 이는 우리 나라의 막대한 경사이지만 나머지 부족한 권질(卷帙)은 끝내 반급받지 못하고 있다. 중국이 우리 나라를 내복(內服)과 다름없이 보면서도 《대명회전》만은 중국의 모든 기밀이 기재되어 있다 하여 반급하지 않는 것은 우리를 외이(外夷)로 간주하는 것이므로 더욱 온당치 못하다. 당초 예부(禮部)에서 제청(題請)하여 추후에 보내겠다고 말하였고, 황제의 성지(聖旨)에도 반급하지 말라는 명이 없었으니, 금년 성절사(聖節使) 행차에 이를 가지고 말하고 사리에 의거하여 예부에 자청(咨請)하는 것이 좋겠다. 설사 응하여 주지 않더라도 자청은 그만둘 수 없는 일이다. 1권을 가져온 뒤로 전질(全帙)을 가져오지 못하였는데도 이를 심상하게 보아 한번도 자청하지 않는다면 그 사체가 어떻게 되겠는가. 이를 승문원에 이르라.
-선조실록 23권, 선조 22년(1589년) 2월 4일 신사 1번째기사
조선국 조정의 최대 숙원은 종계의 변무였습니다. 중국 명나라 조정의 대명회전에 조선국의 건국자, 초대 임금인 태조 이성계의 친부는 고려국의 간신 이인임이라고 잘못 적혀져있어서, 이를 수정하기 위해 조선국 조정이 끊임없이 중국 명나라 조정에게 수정해줄 것을 요청하였지만, 이를 이뤄내지 못했다고, 조선국의 제 14대 임금인 선조의 재위시기때인 기원후 1587년경에 비로소 종계를 변무하는 숙원을 이뤄내어 중국 명나라 조정으로부터 대명회전 전권 중에서 조선국과 관련된 1책을 하사받아왔다고 합니다. 그러나, 당시 조선국 제 14대 임금인 선조는 나머지 곧 대명회전 전권은 끝내 중국 명나라 조정으로부터 하사받지 못하고 있으며, 중국 명나라 조정이 조선국을 내복(경내, 국내)처럼 간주하면서도, 대명회전 전권만큼은 중국 명나라의 모든 기밀이 기재되어 있다는 이유로 조선에게 하사해주지 않는 것은 조선국을 외이(해외의 오랑캐)로 간주하는 것이 아니겠냐며 더욱 합당하지 않다면서 대명회전 전권을 하사해줄 것을 중국 명나라 조정에 끊임없이 주청하라는 어명을 내린 것을 볼 수 있죠. 아래를 더 참조해주세요.
성절사(聖節使) 공조 참판 윤근수(尹根壽)가 연경(燕京)에서 돌아왔는데 황제가 칙서(勅書)를 내리고 《회전(會典)》 전부(全部)를 반사(頒賜)하였다. 당초 윤근수의 사행(使行)이, 변무조(辨誣條)가 실린 《회전》 전부의 반강(頒降)을 주청(奏請)하는 소임을 겸하였는데, 황제가 특명으로 비사(祕史)에 실린 본국 세계(世系)의 정본(正本)을 선시(宣示)하는 한편, 《회전》의 전편을 아울러 반사하게 하고 황극문(皇極門) 안에서 칙서를 선포하였다. 한림 학사(翰林學士)가 예를 갖추어 명을 전하였는데 그 일을 소중히 여겨서였다. 그 칙서에,
"짐이 생각건대, 《회전》은 우리 조종(祖宗)의 옛 장정(章程)이고 국가의 성헌(成憲)으로 내부(內府)에 간직하고 있었다. 부본(副本)은 유사(有司)에게 있는데 외번(外藩)에게는 가벼이 보여준 적이 없었다. 그대는 대대로 직공(職貢)을 닦고 일찍부터 충성을 지녀 동한(東韓)에서 울타리 구실을 하고 상국(上國)의 위의(威儀)를 답습하였다. 여러 대 분명하지 못했던 세계를 신설(伸雪)하였으니 이미 간절한 소망을 이루었고, 에 영원히 전할 책을 사모하여 시원하게 보기를 생각하였다. 짐이 내복(內服)처럼 보고 문자가 같음을 아름답게 여겨 《회전》 전편을 칙명으로 반사(頒賜)하여 영구히 전하게 한다. 이에 배신(陪臣)에게 부쳐 본국으로 가지고 가서 권권(惓惓)하게 진정(陳情)하는 그대의 지극한 뜻을 위로하게 한다. 그대는 이 전적(典籍)을 받들어 장정(章程)으로 삼을지어다. 이미 영광을 완전히 입었으니 비밀스럽게 존중히 간직해야 할 것이며, 오히려 수회(綬懷)하는 총애를 생각하여 익대(翊戴)하는 정성을 더욱 굳건히 할지어다."
하였다. 【윤근수가 연경(燕京)에 있으면서 사행(使行)의 일로 예부(禮部)에 정문(呈文)하였더니 예부 상서(禮部尙書) 우신행(于愼行)이 그 글을 기이하게 여겨 감탄하기를 ‘번방(藩邦)에도 사람이 있다.’ 하였다.】 종계 변무(宗系辨誣)에 관한 일은 여러 조정의 구청(求請)을 거쳐 이제서야 개정하게 되고 비사(祕史)인 《회전》을 내려 보이게 되었으니 역대로 동번(東藩)의 대우에 일찍이 없었던 총장(寵章)이다. 【당초 묘당(廟堂)의 헌의(獻議)에 ‘종계(宗系)의 무망(誣罔)은 찬역(簒逆)의 설에 비하면 더욱 심중(深重)한데 매양 함께 간청하므로 성의가 전일하지 못하였으니 종계만 오로지 들어 신설하느니만 못하다.’ 하였는데, 기대승(奇大升)이 대간의 직에 있으면서 계사를 올리기를 ‘혁제(革除) 때의 일은 성조(聖祖)의 본의가 아닌데 간인(奸人)이 더 꾸미고 무망(誣罔)을 가한 것이니 변명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여, 그 의논을 따라 아울러 주청해서 모두 신설하였으므로 기대승이 그 공으로 훈적(勳籍)에 추록(追錄)되었다. 그 뒤 중국의 야사(野史)를 보니, 중국 조정에서 이 두 가지를 아울러 신설을 허락한 것이 잘못이라고 하였으므로 뒤에 중국의 야사를 변무(辨誣)하자는 의논이 일어나게 되었다.】
-선조수정실록 23권, 선조 22년(1589년) 10월 1일 을해 1번째기사
이듬해 기축년(1589)에 하절사(賀節使)로 갔던 배신 윤근수(尹根壽)와 서장관 윤형(尹泂)이 북경에서 돌아왔는데, 이번 길에는 특별히 사신을 간택해서 해부(該部)에 글을 올리고 전질(全帙)을 얻어왔다 황제가 《대명회전》 전질을 내려주고 이어서 칙서를 내렸다. 칙서에 이르기를,
“짐이 생각건대, 《대명회전》 한 책자는 우리 조종의 구장(舊章)이며 우리 국가의 성헌(成憲)이므로, 내부(內部)에 간직하고 부본(副本)은 유사에게 있어, 외번(外藩)에는 일찍이 경솔하게 보이지 않았노라. 그러나 그대는 대대로 조공을 바치고, 충성을 다해서, 동한(東韓)의 병한(屛翰)이 되었으며, 상국(上國)의 위의(威儀)도 인습하였다. 여러 대에 걸쳐 밝지 못했던 종계(宗系)를 밝혔으니 이미 간절한 소망을 이루었으며, 밝은 세대에 마멸되지 않을 서책이 편찬되었으니 쾌히 보기를 생각하라. 짐이 내복(內服)과 같이 보았고 같은 문자 쓰는 것이 가상하여, 특별히 전질을 하사하여 영구히 전해 갖도록 하노라. 이에 배신에게 주어 본국으로 가지고 가게 하여, 그대의 정성스럽고 진정한 그 뜻을 위로하노니, 그대는 이 도적(圖籍)을 받들고 이 장정(章程)을 본받으라. 이미 드러나게 영화를 입었으니 마땅히 높여서 비밀히 간직할지어다. 언제나 유회(綏懷)의 사랑을 생각해서 더욱 익대(翼戴)의 정성을 견고히 가질지어다.”
하였다. 그래서 곧 섭우의정(攝右議政) 정탁(鄭琢)과 동지중추부사(東知中樞府事) 권극지(權克智)를 보내서, 공경히 황제의 은혜에 사례하고 그 나머지도 모두 작년의 의식과 같게 시행하였다. 오직 증광시(增廣試)만은 40명을 더 뽑았다. 그리하여 그 후부터는 드디어 예가 되었다. 그리고 윤근수ㆍ유홍ㆍ황정욱으로 수공(首功)을 삼고, 전후에 갔던 사신들도 아울러 책훈(策勳)하며, 광국공신(光國功臣)이라고 하였다. 그래서 정신(廷臣)들이 존호(尊號) 올릴 곳을 청했으나 상은 사양하고 허락하지 않았는데, 오래 있다가 정신들의 말에 따라서 존호를 정륜입극 성덕홍렬(正倫立極盛德弘烈)이라고 올렸다.
-대동야승 유전차기 기록 중.
기축년(1589)에 선조께서 종계의 무함을 완전히 씻지 못하였다고 여기고는 명나라의 인준을 받는 것은 적임자를 보내는 데 달려 있다고 여겼다. 이에 공에게 명하여 이르기를, “내가 이 일로써 경을 번거롭게 하고자 한다. 경이 쇠모한 나이에 홀로 고생하는 것이 애처로워 오랫동안 생각해 보았으나, 경을 대신해 보낼 만한 사람이 없다. 경은 부디 사양하지 말라.” 하였다. 공은 그 말에 감격하여 명을 받들었다.
공은 연경에 이르러서 온 정성을 다 쏟아 황제께 아뢰었는데, 글로 아뢰는 이외에도 말로 진술해 잘못된 것을 밝히면서 곡진하게 하지 않은 것이 없었다. 그러자 예부 상서로 있던 우신행(于愼行)이 몹시 칭찬하면서 말하기를, “번방(藩邦)에 인재가 있다.” 하였다. 이때 황제께서 특명으로 비사(秘史)에 실려 있는 본국 세계(世系)의 정본을 보여 주게 하고, 아울러 《대명회전(大明會典)》 전질을 반사(頒賜)하게 하였으며, 황극문(皇極門) 안에서 칙서를 내리고 한림 학사(翰林學士)가 그 예식을 집행하게 하였다. 그러자 중국 사람들이 모두 놀라 바라보면서 “이전에 외번(外藩)의 사신들이 입조하였을 경우에는 일찍이 이런 예우가 없었다.” 라고 하였다.
-청음집 제 37권/행장 6수 해평부원군(海平府院君) 윤공 근수(尹公根壽)의 시호(諡號)를 청하는 행장
중국의 명 조정에서는 자국(중국의 명나라)의 조정을 섬겨오는 전세계의 모든 국가들 중 오직 조선국에게만 명의 종합 행정 법전인 대명회전 전질(전권)을 하사해 조선이 명의 모든 기밀들을 공유하도록 허락해준 기록들입니다. 이를 통해 조선국이 이전 역대 왕조들인 고조선~고려처럼 전세계의 압도적인 일등국으로써의 국제적 위상, 총체적 역량을 지녀왔다는 것을 잘 알 수 있겠습니다. 흥미로우니만큼, 유익한 참조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럼,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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