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진짜 멋진 문학작품인데.. jpg2

아우구스티누스 - <고백록>

몇 년 전에 뽐에 소개도 했던 기억이 있고, 간만에 다시 읽어보고 있습니다.

저도 기독교인이 아니지만, 서양 문학 고전으로 빠지지않고 손꼽히는 고전임에도, 그저 기독교적 문헌이라는 이유로 비신자들은 거들떠보지도 않는게 참 안타까운 작품이죠.

물론 신자라는 인간들도 안읽는.. 개목사들 설교 들을바에 이런거 읽는게 훨 나을텐데 말이죠..

300년대에 로마제국이 공식적으로 기독교를 수용하고 국교로까지 받아들여지는 사건은 헤겔도 얘기했듯, 기독교로서는 로마 제국이라는 엄청난 날개를 달고, 그들이 말하는 복음이라는걸 널리 전파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극적인 사건이죠.

아우구스티누스는 가톨릭이든, 나중에 파생되는 프로테스탄트 든지간에 관계없이, 기독교가 지배한 서구세계의 정신세계를 종합하다시피한 인물로 평가하는데에 지금까지 거의 이견이 없는 엄청난 사람이죠.

혼자 기독교 교리를 거의 다 만들었다고 할 정도의 사람이니까요.

이 분은 북아프리카 주교로 있다가, 서로마 멸망이 다가오던 시기에 반달족 침입으로 돌아가신 분이죠.

다만, 일부 뽐뻐들같이 기독교 라는 단어만 들어도 소스라치는 사람들한테는, 그냥 개독에 불과하겠죠 ㅋㅋ

이 <고백록> 은 당시까지의 희랍 및 로마 철학들과 수사학(rhetoric)이 집약되어 있다는 점에서도 중요하고, 

또한 고대를 마무리 짓고, 중세로 넘어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한 아우구스티누스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종교적인게 거슬린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사실 생각해보면 19세기 문학작품까지도 서양사람들은 신이라는 존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걸 감안하면 별거 아니죠. 

그런거 다 따지면 서구 문학은 읽을게 없습니다. 그거야말로 역사적 전개 자체를 무시하는 처사죠. 

제가 이 작품을 좋아하는 이유는 '레토릭' 입니다.

이 사람은 로마제국 북아프리카 속주 출신인데, 최고의 수사학 실력을 쌓아서, 당시 밀라노에 있던 황실의 수사학 교사로까지 진출한 대가입니다.

우리식으로 치면, 왕이나 태자의 서연이나 경연을 담당한 사람쯤 될까요?

라티움어를 가지고 노는 실력이 장난 아니라는거죠. 물론 우리는 번역본으로 읽을 수밖에 없습니다만..ㅠ

그래도 읽어보면, 멋들어진 문장이 줄줄줄 계속 나옵니다.

하느님 같은 단어가 저도 좀 거슬리긴 하나, 그것만 참으면 됩니다.

문학적인 완성도에 철학적 심오함과 종교적 경건함은 부록으로 딸려온다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문학, 철학, 수사학을 동시에 맛볼 수 있는 고전을 하나 읽어보고 싶으신 분이 도전해보면 좋을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