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특유의 전세제도 때문에 수도권이 폭등했나? 라고 하면 전혀 아니올시다 입니다.

그렇다면 전세계적인 부동산 폭등은 설명할 수가 없죠. 그냥 글로벌 양적완화, 금리인하로 인한 과도한 유동성의 부산물일 뿐입니다.

한국에 전세제도가 존재하지 않았더라도 어떠한 방식으로든 이미 글로벌 동조화된 수도권 부동산은 큰 폭으로 올랐을 것입니다.

애초에 갭투자가 유행했던 것은 한국 특유의 전세제도 때문에 생긴 서민/중산층이 찾아낸 하나의 틈새 일 뿐 한국의 임대차제도가 어떠했든지

결국 어떠한 방식으로든 임대시장에 자본은 유입되었을 것이고.. 박스권인 주식이나 기타 투자상품보다 매력이 있는 시기였을 뿐이죠. 수급이나, 유동성이나, 정책이나.

단지 그 과실을 취한 임대인들이 자본가나 투자펀드가 아니고 나와 같은 처지였던 사람들도 보이니 더 배가 아프고 억울할 뿐.

실제로 8.2대책으로 인한 다주택자 양도 억제가 시장을 왜곡으로 이끌었고 이 때부터 단추가 잘못 채워진 것이라고 해야겠지요.

이데올로기 등의 옳고 그름을 더 따져봐야 어차피 실익도 없고, 현재 시장에만 대입해보면 될 것 같습니다.

현 상황만 이야기한다면 전월세 상한제로 집값이 하락한다? 맞지 않는 이야기입니다.

현재의 전세가율에 전세가 상승에 배팅하여 서울에 갭을 맞춘 투자자가 과연 얼마나 있을까요?

5억 넣어두고 2년 뒤에 1억 회수한다? 그렇게 리스키한 투자자는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냥 현재 갭으로 맞춰놓고 전세가격이 떨어지지만 않으면  됩니다.

그런데, 전월세상한제와 전월세가격 하락과는 전혀 상관이 없지요? 전월세의 상승을 억제할 뿐이죠.

그렇다고 매수수요에 영향을 주느냐? 지금 시점에 서울에 갭투자요.....?

그렇지만 3기 신도시 입주시점까지 전월세지수를 최대한 묶어두는 효과는 있다고 봅니다.

정부에서 현실적으로 노리는 바도 같을 것이고요. 3기 신도시 입주시까지 매가와 전세가를 묶어두고, 수년 뒤 3기신도시로 잡겠다는 심산으로 보입니다.

네, 지금 말고 수년 뒤요. 지금은 매가를 누르면 전세가격이 튀어오르는 형국이기 때문에 결국 공급이 트일때까지는 절대 못잡습니다.

10년 전과는 다르게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죠. 버틸 여력이 되니.

그리고 그렇게 4~5년 뒤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이미 투자시장, 그리고 임대차시장은 그에 맞춰서 적응을 마친 상태일겁니다.

실거주와 임대를 번갈아하는 방법, 2년을 채우고 매도를 하는 방법 등 실수요자를 위해 남겨놓은 예외규정을 활용하는 쪽으로 말이죠.

어떻게든 적응을 하게 되어 있습니다. 설사 그 예외조차 차단하여 일반 서민/중산층 투자가 사그라들더라도 그 자리는 다른 자본이 채우게 되어 있습니다.

결국 주택을 공급하는 집단 구성이 달라질 뿐이죠, (예외조차 막을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않습니다. 실거주자들의 반감과 부작용이 매우 클테니.)

그리고 전세 공급이 감소하면 그만큼 월세 공급이 증가해야 합니다. 

사실상 전세제도는 월세 상승을 억제하는 효과도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전세가격과 월세가격은 금리의 영향을 받아 전월세전환률을 통해 서로 연동되게 되는데,

전세제도가 없는 시장을 가정한다면 현재의 우리나라 월세 수준은 수익률이 터무니없이 낮기 때문입니다.

이러할 경우 임대공급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게 되고 결국 공급의 부족으로 전월세 시장은 수요-공급의 불균형이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결국 주택 임대시장의 균형을 위해서는 월세가 튀어오르거나 3기 신도시 입주로 매가가 잡혀 요구수익률이 맞춰지는 방법 밖에는 없습니다.

뭐 그 이후에는 조정기가 올 것이고.. 길어지면 지금과는 반대의 정책이 나올것이고요..

다만 중요한 것은 주택 보유를 원하지 않는 수요는 존재할 수 밖에 없고, 그들을 위해서는 임대차시장에 임대공급이 꾸준히 이루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국가에서 그 모든 임대공급을 끌어안을 수는 없습니다. 시장이 좋을 때에도 임대료를 싸게. 안좋을때에는 더 싸게?! 이 것을 감당할 수 있는 정부는 지구상에 없습니다.

결국 민간임대공급이 이루어져야 하고, 민간은 일정 요구수익률이 갖춰지지 않으면 진입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그리고 전 국민이 소비할 수 밖에 없는 주택시장에서.. 임대공급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소비자들은 매매공급을 소비할 수 밖에 없을 것이고 이것은 곧 매가 상승으로 이어집니다.

결국 본질은 하나입니다.

"사람들은 좋은 입지에 좋은 시설에서 살길 원하고, 그 소비심리는 주택시장 구조가 어떻게 변형되든 바뀌지 않는다."

자본주의가 붕괴되지 않는다면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