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그냥 전구간 LTV 40% 전구간 20% 이런식으로 해버렸으면 아예 집값이 이렇게 뛰지 않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일단은 구간별 차등 LTV가 적용되고 있는데요

6억 미만의 경우에는 보금자리론이 해당합니다. 미성년 3자녀 이상인 경우에는 4억까지 가능하지만, 사실 미성년 3자녀면 뭐 특공으로 집 구하시지 않았을까 싶으니 제외하고 얘기해봅시다.

~ 4.3억 : 시세의 70%

4.3억 ~ 6억 : 3억

6억 ~ 9억 : 40%

9억 ~ 15억 : 3.6억 + 9억이상분의 20%

15억 ~ : 0%

편의상 복비랑 취등록세는 빼고 생각하겠습니다.

그리고 먼저 실거주를 한다는 시나리오를 생각하겠습니다.

4.3억짜리 집 사려면 현금+신용대출 1.3억 있으면 됩니다. 그리고 여기서부터 6억까지는 집값 - 3억이 필요합니다. 즉 6억짜리 집 사려면 현금+신용대출 3억 있으면 됩니다.

그런데 6.01억짜리 집 사려면 현금+신용대출 3.6억이 있어야 합니다. 집값은 0.01억이 올랐는데 필요한 현금은 0.6억이 올랐죠?

이 다음부터는 집 사려면 집 가격이 1억 올라갈 때 마다 현금이 0.6억 필요합니다.

그러면 9억짜리 집을 사려면 현금이 5.4억이 필요해집니다.

이 다음부터는 집 사려면 집 가격이 1억 올라갈 때 마다 현금이 0.8억 필요합니다.

그러면 15억짜리 집을 사려면 현금이 9억 필요합니다.

그러나 15.01억짜리 집을 사려면 현금이 15억 필요합니다.

여기서 잘 보시면 퀀텀점프하는 구간이 2개 있습니다. 바로 6억이랑 15억 구간이지요.

그리고 퀀텀점프는 아니지만 기울기가 급격히 변하는 구간이 있습니다. 바로 4.3억이랑 9억이지요.

이러다보니 일단 보금자리론 가능한 사람들(미혼인 경우에는 소득이 7천 미만이라서 꽤 구매력이 있는 경우가 됩니다. 기혼인 경우에는 신혼여부와 미성년자녀 숫자에 따라서 소득이 달라지는데, 애 키우는 데에도 돈이 든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오히려 구매력은 더 떨어집니다)이 저가 매물을 막차 놓치기 싫어서 밀어줍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세요, 24평이 보금자리론 대상이 된다는 이유로 5억대 하면, 33평은 보금자리론이 안되어도 6억을 넘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저가 매물들이 6억까지 쭉 밀어주면, 그 윗 매물들이 쭈욱 밀어줍니다.

그게 9억까지 쭉 밀어주고, 9억 넘어가는 매물들은 또 15억까지 쭈욱 밀어줍니다. 15억 이상 매물들은 15억에 근접하는 경우에는 상승여력이 많이 부족한데, 아예 15억에서 떨어져서 18억 20억 하는 매물들은 또 갈대로 갑니다.

뭐 이제 여기서 변수를 하나 더 추가해봅시다. 집을 꼭 실거주를 해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물론 1주택이면 양도세 때문이라도 실거주를 언젠가는 하는 게 유리할텐데, LTV가 전세가율보다 낮기 때문에 그냥 전세주고 신용대출+현금으로 갭투자를 한 다음에 나도 전세집을 사는 게 좋을 수도 있습니다. 나는 전세대출도 나오고 말이지요.

이 갭투자 하려면 이제 또 9억 이상 넘어가면 전세대출 안해준다고 하네요?(물론 서울보증은 가능합니다만 점점 이것도 숨통을 조여옵니다) 그러면 아까 위에서 9억의 허들은 그냥 기울기가 변하는 수준이었지만, 또 마찬가지의 이유로 퀀텀점프를 시켜주는 역할을 합니다.

전세집을 전세대출 받아서 이자내기 vs 월세내기 해보면 이자랑 월세랑 비교해보면 1.5~2배까지도 차이가 나더군요.

말이 길어졌으니 2줄 요약을 해보자면

실거주할 때 차등 LTV와 갭투자 규제로 인해서 4.3억, 6억, 9억, 15억이라는 점프 구간을 만들어주었으므로 아래 매물은 여기 선까지 밀어주고 그 윗매물은 또 밀려올라가는 폭등장이 만들어졌다.

이 정도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보시다시피, 제일 아래쪽 밀어준 사람들 누굽니까? 보금자리론 받은 사람들이지요. 이 사람들은 대부분 실수요자입니다. 앞으로는 아예 실수요자만 들어오라고 했구요. 투자자들만 들어가있는 장은 거품이 될 수도 있겠지만, 비트코인은 거품이 될 수도 있겠지만, 이 실수요자들은 어딘가에서 잠을 자고 삶을 꾸려나가야 합니다. 그러니 거품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