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가 26년 전 문민정부 시절의 상속세법 손대려는 이유25

OECD 국가들 중에서 상속세가 있는 나라는 22개국, 자본이득세가 있는 나라는 2개국, 아예 없는 나라는 13개국이 있다고 합니다. 상속세가 있어도 직계비속에 대한 상속세는 비과세하는 나라는 4개국이나 있다고 하고요. (기사마다 달라서 조금씩 오차 있을 수는 있음) 저는 우리나라 많은 경제 문제의 대부분 원인은 비정상적으로 높은 상증세에 있다고 보고, 상증세 완화는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는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간혹가다가 삼성 이재용 부회장을 두고 말하기를 외국이었으면 평생 빵에서 썩었을 거라고 하는데, 애초에 외국이었으면 삼성 일가가 그런 꼼수, 편법 승계를 하지도 않았을 겁니다. 막말로 이재용 부회장이 뭐가 아쉬워서 정유라한테 말 대줬겠습니까. 유독 우리나라 재벌들만 인성이 나빠서 이 짓거리하는 게 아니라는 말입니다. 비현실적인 법이 이런 상황을 만드는 겁니다. 황금주는 주지 못할망정 대주주 할증까지 때리는 나라가 세상에 어디 있습니까.

상증세 개편하자고 하면 부자들 재벌들 걱정한다는 글도 자주 보는데... 이 사람들은 국민 아닌가요? 여기 해당하는 사람은 얼마 되지도 않으니까 나랑 상관도 없고 세금 막 때려도 된다는 태도는 정말 잘못된 겁니다.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이 12억도 훨씬 넘은 상황에서 상속세 문제는 멀리 있는 게 아닙니다.

우리나라는 기사에서 보듯이 1996년에 대대적인 상속세 개편을 하였고, 1999년에 최고세율 구간을 50억에서 30억으로 낮추고 최고세율은 45%에서 50% 올리는 개정을 하고서는 아직까지 이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30억은 엄청나게 큰돈이지만, 이때 30억과 지금 30억이 어찌 같겠습니까.

보통 상속세가 높은 나라로 우리나라와 함께 일본을 꼽는데, 기사에서 보듯이 실질적으로는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의 상속세 나라라고 봐도 틀린 말이 아닙니다. 일본의 상속세는 유산취득세 방식, 우리나라 상속세는 유산세 방식으로 우리나라 방식이 내야 할 세금이 훨씬 많습니다. 쉽게 말해서 내가 100억 있는데 죽어서 자녀 2명이 이를 받으려고 하면 일본은 50억에 과세, 우리나라는 100억에 과세합니다.

※ 유산세 : 주는 사람 기준으로 과세

※ 유산취득세 : 받는 사람 기준으로 과세

OECD 국가들 중에서 유산세 방식의 상속세를 갖고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를 포함해서 미국, 영국, 덴마크밖에 없고 이를 바꿔야 한다는 말은 여야를 떠나서 꾸준히 있었습니다. 지난 문재인 정부 재정특위에서 그랬고, 진보 성향의 양향자 의원도 이를 언급했습니다. 현재 추경호 경제부총리 기재부 장관도 유산취득세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습니다. 아예 홍남기 전 경제부총리 기재부 장관은 상속세 과세체계 개편 방안을 만들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또, OECD 평균 상속세율이 26% 정도 된다고들 말하는데, 이는 상속세가 존재하는 나라 중에서 평균이 26%라는 거고... 상속세가 없는 나라까지 포함해서 본다면 세율은 훨씬 낮아질 겁니다.

과거에는 소득세를 제대로 걷을 수 없으니까 죽었을 때 정산하자는 개념으로 높은 상속세를 유지했는데, 지금은 이럴 이유가 없습니다. 자타공인 선진국이 되었는데 상속세(증여세 포함)도 유산취득세 방식으로 전환, 과표산정 구간 증액, 최고세율 축소, 황금주 도입 등 세계적인 수준으로 대폭 완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참고로 미국은 면제 한도를 꾸준히 늘려서 작년에는 1,170만 불이 되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