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알못이 부동산에 입문하게 된 사연16

최근에 있었던 일인데 어디 말할데도 없던 차에 휴대폰 바꾸려고 찾아왔더니 이런 포럼이 있다는걸 알게되어 제 이야기좀 풀어보려 합니다.

저는 20대 중반부터 직장생활 시작해서 지금까지 약 7년 정도 일했습니다.

투자 개념 같은거 없어서 주식 코인 부동산 이런거 하나도 모르고 손도 안댔어서 버는 돈은 생활비 일부 제외하면 전부 부모님께 드리는 정도였습니다.

그렇게 평소와 같이 일하다가 퇴근했는데 어머니께서 조용히 저를 부르셨습니다.

사과할게 있다고

무슨 큰 일이라도 난 줄 알고 놀래서 무슨 일이냐 물었더니 제 이름으로 집을 가계약하고 왔다는 겁니다.

대략적으로 들은 이야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이전부터 어머니 지인이 은행에 돈 넣어봤자 소용없으니 수도권에 자그마한 집이라도 사두라고 했는데 그걸 계속 못들은 척 넘어가셨다고 합니다.

그랬는데 그걸 권했던 지인은 실제로 집을 사서 몇 배의 이득을 취했다 하덥니다.

그러나 또 돈 관련 이야기가 나오니 지인이 같은 방식으로 한 번 더 권했고 그걸 저희 어머니가 물어버린 듯 합니다.

지인 따라 부동산을 갔고 급매로 나온 집이 있다면서 안내를 받더니 그걸 제 이름으로 계약을 하고 왔다는겁니다.

그러면서 가계약금으로 이미 200 가량을 주고 오시고선 퇴근하고 돌아온 저에게 고백하시는 것이었습니다.

너무나도 뜬금없는 이야기에 적잖게 놀랐는데 그 중에서 저를 제일 당황시킨 것은 돈 문제였습니다.

지금껏 서울에서 30년 넘게 살면서 집 한채도 마련한 적이 없었는데 무슨 돈이 있어서 집을 계약했냐고

알고보니 지금껏 매월 100 이상 부모님께 가져다드렸던 돈을 안쓰시고 계속 모아두셨다는 겁니다.

그 돈이 계산해보니 대략 9천 정도 되는데 거기에 지인에게 돈 좀 빌려서 1억 정도를 마련했답니다.

집은 2억5천은 돼보이는데 급매라서 2억에 나왔고 1억 전세로 사는 사람이 있어서 1억만 있으면 된다 해서 그걸 계약하겠다는 겁니다

솔직히 너무 어이없긴 했는데 순전히 부모님 쓰라고 드린 돈 가지고 한 일인데다 이미 들인 돈이 있어서 강력하게 반발할 수 없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쪽 분야에 대한 지식이 전무하다시피해서 이게 좋은건지 나쁜건지를 전혀 알 수 없어서 더 말을 하지 못한 것도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계약이 일사천리 진행되었고 지난달 말에 제 이름으로 된 집문서를 받게 되었습니다.

계약한 집은 성남 수정구에 있는 오래된 빌라였습니다. 

저는 일 나가느라 못가봤지만 아버지와 어머니는 시간 내서 가보셨는데 나쁘지 않다 하셨습니다.

실평수 12평정도 되는데 최근에 수리되어서 집 자체는 깨끗하다고 하네요. (참고로 저는 지금 비슷한 연식의 건물 14평에서 살고 있습니다)

제 나이대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꿈꾼다는 내집마련이 실현되는 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마냥 기쁘지만은 않습니다.

이런 분야에 대해 아는 바가 아무것도 없다보니 이게 득이 될지 독이 될지 알지 못하니 좋아만 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재작년에 휴대폰 공부하면서 아는게 힘이고 모르면 아는 놈에게 당하는게 현실이란걸 알았습니다.

이젠 돌이킬 수도 없게 되었으니 이제는 이런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지 대비해두어야 할 것 같습니다.

두서없이 적은 글이지만 봐주셔서 감사하고 조언은 무엇이든 감사히 받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