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업데이트된 2022년 1분기 주택구입부담지수를 바탕으로 지난 주에 서울 부동산 버블 수준을 판단해보았었는데요, 이번에는 6대 광역시의 버블 수준을 판단해보고자 합니다.

모르시는 분을 위해 다시 설명드리자면 주택구입부담지수란 중간소득 가구가 표준대출을 받아 중간가격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의 상환 부담을 나타내는 지수인데요, 참고로 지수 100은 주택담보대출 상환으로 가구 소득의 약 25%를 부담한다는 의미로, 이는 중간소득의 해당 지역 근로자가 중간가격의 해당 지역 주택을 구입할 시 소득의 약 25%가 주택담보대출 원리금 상환에 필요한 수준을 의미합니다.

금리와 집값, 소득을 고려해서 현재의 집값이 과거와 비교해 어느 수준까지 와있는지를 나타내준다는 면에서 유용한 지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다만 현재 주택금융연구원에서 발표하는 주택구입부담지수가 2004년부터 2012년까지는 KB부동산 중위 매매가를 사용해왔지만 2013년부터는 한국감정원의 중위 매매가를 사용해왔는데 시계열상으로 중간에 기준이 달라진다는 것은 분석에 오류를 초래할 단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저는 6대 광역시 주택구입부담지수 그래프에 지금까지 주택금융연구원이 발표해온 지수를 "주택구입부담지수(구)", 2013년부터도 KB부동산의 중위 매매가로 환산해서 산출한 지수를 "주택구입부담지수(신)"으로 수정 반영토록 하였습니다.

그럼 하나씩 들여다보겠습니다. (지역별 착공/인허가 물량은 아파트 기준입니다.)

□ 부산

부산의 2022년 1분기 주택구입부담지수는 99.1로, 과거 18년간 평균인 61.8대비 160%인 상황이며 전고점인 2017년 3분기 84.6 대비 117%인 수준입니다.

그래프에서 보시다시피 2020년 3분기까지는 중장기 평균을 밑돌고 있는 저평가 상황이었으나 2020년 4분기 이후 매매가 급등으로 중장기 평균을 단숨에 돌파하더니 2022년 들어서는 금리 인상까지 겹쳐 전고점을 훌쩍 넘어버렸습니다.

2022년 1분기 지수가 중장기 평균 대비 +60% 초과되었고 전고점도 +17% 초과된 상태이기 때문에 사실상 버블의 정점에 왔거나 근접한 수준으로 판단됩니다.

물량 측면에서는 2011~19년 연 평균 착공 물량이 2.4만호인데 2019~20년 연 평균 착공 물량이 2.7만호 내외로 단기적인 물량 부담이 다소 있는 편입니다만 눈여겨봐야 할 것은 인허가 물량입니다.

2019~21년의 인허가 물량이 크게 감소했다는 사실은 2024~26년의 입주 물량이 상당히 적을 것이라는 예상을 가능케 합니다. (인허가 : 2017년 4.1만호 → 2018년 3.1만호 → 2019년 1.4만호 → 2020년 1.5만호 → 2021년 2.0만호)

집값이 어느 정도 조정되어 고평가 국면이 해소된다면 2024~26년의 입주 물량 감소 직전이 좋은 진입 시기가 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다만 2022년은 5월까지 인허가가 1.6만호에 이를 만큼 다시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이 추세대로라면 2027년 이후 공급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할 대목입니다.

□ 대구

대구의 2022년 1분기 주택구입부담지수는 79.8로 과거 18년간 평균인 61.7 대비 129%인 상황이며 전고점인 2015년 2분기 76.2 대비 105% 수준입니다.

2022년 1분기 지수가 중장기 평균 대비 +29% 초과되었고 전고점도 +5% 초과된 상태이기 때문에 부산보다는 저평가되어 있지만 과거에 비해 고평가되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려운데요.

역시 문제는 물량 부담에 있습니다. 2011~19년 연 평균 착공 물량이 1.7만호인데 2019년 2.7만호 → 2020년 3.6만호 → 2021년 2.9만호의 착공 물량은 단기적으로 상당한 부담입니다.

게다가 2011~19년 연 평균 인허가가 1.9만호인데 2017~19년 연 평균 인허가 물량이 3만호 수준인데다 2020년도 2.7만호, 2021년 2.4만호로 적지 않아 단기ㆍ중장기 모두 물량 부담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막대한 물량 부담은 집값의 조정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고, 이는 다시 대구 집값의 저평가 상황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공급 감소 시기를 계속 가늠해봐야 하겠습니다. 참고로 2022년은 5월까지 인허가 물량이 1.0만호로 아직까지는 인허가 감소 추세는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 인천

인천의 2022년 1분기 주택구입부담지수는 103.1로 과거 18년간 평균인 65.5 대비 157%인 상황이며 전고점인 2008년 3분기 90.6 대비 114% 수준입니다.

2020년만 해도 다른 광역시 대비 월등히 저평가된 부분이 주택구입부담지수로 확인되어서 당시 "인천이 심각한 저평가 수준"이라고 말씀드린 적도 있는데요, 2020년 하반기부터 매매가가 급등을 지속하면서 주택구입부담지수도 크게 올라 2022년 1분기 지수가 중장기 평균 대비 +57% 초과되었고 전고점도 +14% 초과된 상태이기 때문에 부산과 마찬가지로 버블의 정점에 왔거나 근접한 수준으로 판단됩니다. 부산과 마찬가지로 급등 지속에 따라 2020년의 저평가 국면은 완전히 해소가 된 상황입니다.

물량 측면에서는 2011~19년 연 평균 착공 물량이 1.5만호인데 2019년 4.1만호 → 2020년 3.6만호 → 2021년 3.4만호의 착공 물량이 크게 다가옵니다. 조금씩 감소 추세이긴 하나 워낙 절대적인 물량 자체가 커서 단기적인 물량 부담이 작지 않습니다. 인구가 3배 가량 차이나는 서울과 인천의 착공 물량이 별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본다면 인천의 착공 물량이 얼마나 큰지 가늠이 가실 거라 믿습니다.

다만 2011~19년 연 평균 인허가 물량은 2.2만호인데 2018년 3.5만호, 2019년 3.9만호의 인허가는 상당한 수준이나 2019년을 기점으로 2020년 2.5만호 → 2021년 1.8만호로 인허가가 감소하고 있고 2022년도 5월까지 인허가가 0.5만호에 불과해 이 추세가 이어질 경우 중장기 물량 부담은 크게 감소할 것으로 보입니다.

□ 광주

광주의 2022년 1분기 주택구입부담지수는 66.5로 과거 18년간 평균인 41.6 대비 160%인 상황이며 전고점인 2017년 3분기 51.6 대비 129% 수준입니다.

2022년 1분기 지수가 중장기 평균 대비 +60% 초과되었고 전고점도 +29% 초과된 상태이기 때문에 부산보다 더 고평가된 수준으로 올라왔다고 판단됩니다.

물량 측면에서는 2011~19년 연 평균 착공 물량이 1.2만호인데 2019년 1.4만호, 2020년 1.0만호가 착공되어 평균에 수렴합니다. 단, 2021년 착공 물량이 0.7만호, 2022년도 5월까지 0.3만호에 불과해 2024년 이후 공급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보입니다.

인허가도 2011~19년 연 평균 인허가 물량이 1.4만호인데 2018년 1.3만호, 2019년 1.8만호 인허가로 평균과 큰 차이는 없으나 2020년 0.9만호, 2021년 0.4만호, 2022년 5월까지 0.2만호로 인허가도 크게 감소한 점을 고려하면 2023~24년 이후 광주도 공급 부족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겠습니다. 특히 부산은 올해 들어 인허가가 크게 늘었지만 광주는 올해도 인허가가 여전히 적다는 점을 감안하면 2023년 이후 광주의 공급 부족 시기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서 계속 인허가 추이 확인이 필요해 보입니다.

□ 대전

대전의 2022년 1분기 주택구입부담지수는 94.0으로 과거 18년간 평균인 56.8 대비 165%인 상황이며 전고점인 2011년 4분기 63.7 대비 148% 수준입니다.

2022년 1분기 지수가 중장기 평균 대비 +65%나 초과되었고 전고점도 +48% 초과된 상태이기 때문에 광역시 중에 가장 고평가된 상황으로 사실상 버블의 정점 수준에 이른 것으로 판단됩니다.

물량 측면에서는 2011~19년 연 평균 착공 물량이 0.8만호인데 2019년 1.0만호, 2020년 0.9만호가 착공되어 평균에 수렴하고 있었으나 2021년 2.0만호나 착공되어 단기적인 물량 부담을 높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2022년은 5월까지 0.2만호도 착공되지 않아 향후 전망을 헷갈리게 하는 부분이 있어 착공 물량 추이를 좀더 지켜봐야 할거 같습니다.

인허가는 2011~19년 연 평균 인허가 물량이 0.8만호인데 2019년 1.7만호, 2020년 1.6만호, 2021년 1.2만호가 인허가되었고 2022년도 5월까지 0.9만호가 인허가되었기에 중장기적으로도 물량 부담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 울산

울산의 2022년 1분기 주택구입부담지수는 65.3으로 과거 18년간 평균인 47.2 대비 138%인 상황이며 전고점인 2017년 2분기 65.7 대비 99% 수준입니다.

2022년 1분기 지수가 중장기 평균 대비 +38% 초과된 상황이나 전고점까지는 +1%의 괴리가 있어 광역시 중에서 유일하게 지수 전고점에 다다르지 않은 곳이 울산입니다. 전고점 대비 99%라는 숫자도 작은 숫자는 아니나 광역시 중에서는 상대적으로 가장 저평가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량 측면에서는 2011~19년 연 평균 착공 물량이 0.7만호인데 2019년 0.5만호, 2020년 0.8만호, 2021년 0.6만호 착공으로 부담되는 수준은 아닙니다. 2022년도 5월까지 0.2만호만 착공되어 물량 부담이 적은 편입니다.

인허가는 2011~19년 연 평균 인허가 물량이 0.9만호인데 2019년 0.5만호, 2020년 0.7만호, 2021년 1.0만호 인허가로 증량 추세이긴 하나 중장기적으로 부담이 될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됩니다.

□ 결론

2020년 12월에 발간한 책 <앞으로 5년, 집을 사고팔 타이밍은 정해져있다>에서 주택구입부담지수로 본 광역시별 집값 저평가 순위를 ① 인천 ② 부산 ③ 울산 ④ 대구 ⑤ 광주 ⑥ 대전 순으로 기재했었는데 2022년 1분기 지수를 반영하여 업데이트했더니 순위가 아래와 같이 다소 변경되었습니다.

★ 2022년 1분기 기준 광역시별 집값 저평가 순위 ★

① 울산 ② 대구 ③ 인천 ④ 부산 ⑤ 광주 ⑥ 대전

울산의 저평가 순위가 계속 올라갔으며 대구도 그간 조정으로 저평가 순위가 올라갔으나 여전히 막대한 물량이 부담되는 상황입니다. 인천과 부산은 2020년 하반기부터 2021년까지 이어진 급등으로 저평가 순위가 떨어진 상태이며 대전은 광역시 중에서 가장 고평가된 상황이 유지되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따라서 책에서 주택구입부담지수 외 착공/인허가 물량, 현금부자 수까지 고려하여 선정한 톱픽은 부산이었으나 현재 기준으로는 부산과 울산이 톱픽으로 변화되었다는 말씀도 드립니다.

주택구입부담지수 상으로 봤을 때 모두 전고점을 크게 갱신했거나 갱신 직전에 있어 저평가된 광역시는 없다고 할 수 있는데(현재 매수를 권해드릴 만한 광역시는 없지만), 부산과 광주는 2024년, 인천은 2025년 이후 입주 물량 감소가 예상된다는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으며, 대구는 중장기적으로도 입주 물량이 부담되나 이러한 물량 부담으로 집값이 상당 기간 조정을 겪고 저평가 메리트가 생길 때 진입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으로 보입니다.

이 지표들은 계속 분기별로 업데이트하도록 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