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의원 울산 땅 1,800배 폭등은 사실일까?33

1. 김기현 의원은 울산시 고문 변호사 시절인 1998년, 울산에 맹지 임야 9개 필지, 약 34,920평 땅을 약 3,800만 원(공시지가 가격)에 산 것으로 추정된다.

2. 그런데 2007년에 연결도로 노선이 당초 계획과는 다르게 김기현 의원 땅을 지나가는 노선으로 변경되었다.

3. 인근에 도로 접한 땅이 평당 약 183만 원 거래된 게 있다. 도로가 나면 맹지가 풀리게 되고 대지가 되어서 이 땅의 가격은 34,920평 x 183만 = 약 640억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4. 그러므로 약 1,800배 폭등한(할) 것이다.

5. 권한을 행사하지는 않았는지 박맹우 전 시장과 유착 밀약 의혹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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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저 말이 맞으려면 전제 조건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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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내 땅 값어치가 떨어져도 내 땅 밑에 길이 뚫리기를 바라는 호구가 있다.

2. 백번 양보해서 김기현 의원이 자선사업가라서 이렇게 짬짜미 해서 길이 난다고 칩시다. 그런다고 저 땅이 맹지가 아닌 게 되나요? 저 땅에 건물을 지을 수 있게 되나요? 땅 밑에 수도관 깐다고 한강에 붙어있는 땅 됩니까?

터널도 엄연한 도로라고 맹지에 대해서 알고 오라는둥 어쩌니 저쩌니 하는데... 저 임야 아래로 터널이 생기는 것과 저 임야가 대지로 바뀌어서 건축이 가능하게 되는 건 전혀 다른 문제이고, 터널 생기면 도로 진출입이 불가능하고 제약도 더 생기기 때문에 좋기는커녕 똥 밟았다고 하는 겁니다. 이분 땅이 터널 초입부에 있는 땅도 아니고, 터널 생긴다고 맹지 풀린다고 하는 건 말장난이라는 거죠.

계획상 터널 한가운데에 위치하고, 송전탑도 깔려있는 보전관리지역 내 보전산지, 임업용산지인 임야 및 목장이 대지로 바뀌어서 건물도 지을 수 있게 된다? 정말 개가 웃을 일입니다. 만에 하나 울산시가 돈이 넘쳐나서 터널을 만드는 게 아니라, 헛돈 써가면서 절토하여 길을 낸다고 해도 마찬가지고요. 심지어 일부분도 아니고 주변에 있는 다른 필지들 포함해서 수만 평의 땅들이 싸그리 대지로 바뀐다? 소금세례 맞습니다. 양이원영 의원은 이 땅이 향후 2~4층 건물, 용적률 80%까지도 개발이 허용될 수도 있다고 하였는데, 간단하게 말해서 지목이 대지인 땅이 된다는 뜻입니다.

▲ 구수리 지역 실거래 내역 (무슨 일인지 2월에 있던 땅들이 12월에 같은 가격에 다시 거래되었는데 이는 넘어가기로 함)

▲ 파란 동그라미 땅이 김기현 의원 소유 땅이고, 빨간 동그라미 땅이 양이원영 의원이 비교로 삼은 땅

3. 또다시 백번 양보해서 로또 맞고 이 땅이 대지로 바뀐다고 칩시다. 농사꾼이나 산꾼이 돈질 해가면서 대지로 형질 변경하는 게 아니라, 지자체에서 길 만든다고 대지로 지목 바꿔주는 경우는 있는지 모르겠는데 뭐 있다고 치고요. 그래도 땅 비교는 동일한 지목, 동일한 용도지역, 동일한 도로 조건의 땅이랑 비교하는 게 합당한 겁니다. 신논현역 역세권 땅이라고 하더라도 강남대로에 있는 일반상업지역 대지와 국기원 골목에 있는 1종 전용주거지역 대지의 값어치는 다른 법이니까요. 

양이원영 의원이 주장한 평당 183만 원에 거래되었다는 땅을 찾아보니까, 2개 필지 약 3,310평 땅이 약 66억 7천에 거래된 걸 확인하였습니다. 그런데 여기가 어딘지 보니까 KCC 금강사원 아파트라고 사택이 있던 곳이네요? 양이원영 의원은 자연녹지지역 내 자연취락지구, 지목이 대지인 땅을 보전녹지지역 내 보전산지, 지목 임야인 땅과 비교한 겁니다. 위치도 입구 쪽이라 구석에 있는 김기현 의원 땅보다 훨씬 좋고요. 나중에 로또 맞아서 임야가 대지로 바뀐다고 쳐도 상식적으로 저렇게 비교하는 게 맞나요?

더 웃긴 건 뭔지 아십니까? 이 땅에 붙어있는, 도로 접경해 있는 자연녹지 임야는 평당 약 20만 원에 거래되었다는 겁니다. 20만 원에 거래되었다는 땅과 비교하는 것도 종합적으로 볼 때 억지 쓰는 거지만, 차라리 이 땅이랑 비교했으면 저열하다는 생각은 안 했을 겁니다. 저 땅들은 모두 같은 법인이 산 걸로 추정하고, 아파트도 철거한 걸로 봐서 대규모 개발이 예정된 것 같습니다.

4. 김기현 의원은 1998년 2월에 소유권 이전을 하였는데 이때는 1998년 개별 공시지가는커녕 표준지 공시지가도 고지만 되었을 뿐 확정되지 않았을 때입니다. 그런데 구입 당시 존재하지도 않던 1998년 공시지가로 매입가를 추정한다? 97년과 98년 공시지가 차이는 미미한 수준이고, 맹지는 공시지가보다 저렴하게 거래되는 경우도 있으니까 이 부분은 너그럽게 넘어가겠습니다.

5. 마지막으로 양이원영 의원이 의혹 제기하고 난 뒤로 민주당에서는 바로 '김기현 토착토건 비리 진상규명'이라고 TF를 구성하였고 발족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이 말 나온 지가 1년도 훨씬 넘었는데 조용하다가 최근에서야 다시 말 나오죠? 뻔한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