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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가 층간 소음을 잡겠다고 나섰다. 층간 소음 줄이면 아파트값이 오른다. 단순히 소음방지 성능 향상 때문에 오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다. 그럴 거면 글을 쓰지도 않았지. 일반 사람들이 놓치고 있는 부분이 있어 짚고 넘어간다. 포인트는 층수가 줄어든다는 데 있다. 그럼 어떻게 층수가 줄어드는지, 그리고 층수가 줄어드는 게 어떤 의미인지 알아보자. 제도 변화가 아파트 원가 상승에 어떤 식으로 작용하는지 다른 시각에서 접근해 본다. 아파트 바닥은 생각보다 뭐 많이 들어간다. 콘크리트 슬래브, 바닥완충재, 기포콘크리트, 난방 배관, 방바닥 온통 미장, 바닥마감재 층간 소음을 잡는 데는 사실 콘크리트가 두꺼운 게 짱이다. 만약 슬래브 두께가 일정하다면 이 중 소음을 잡기 위한 자재는 '바닥완충재'다.  
<바닥완충재는 이렇게 생겼고(좌), 바닥 슬래브 위에 깔면 저런 모습이다.(우)> 아파트 소음 방지 시공을 할 때 두 가지 지켜야 할 것이 있다. `자재 스펙`과 `시공 레시피` 자재 스펙은 `품질시험성적서`라고 한다. '바닥완충재'라고 하는 소음 차단용 재료를 까는데, '품질시험성적서'가 같이 붙어 있다. 쉽게 말해 노트북 사양 같은 '스펙'이다. 이 '스펙'이 정확하다면 성능을 믿고 사용하는 것처럼, 바닥완충재도 '시험성적서'를 믿고 아파트 시공에 써 왔다. 
시공 레시피는 '표준바닥구조'라는 이름으로 정해 놨다. "요래요래 국토부 장관이 정한 대로 똑같이 지으면, 소음 방지 시공을 제대로 한 것이라고 간주한다."라는 거다. 건축법에 따라 국토교통부 장관 고시를 통해 구체적인 시공 방식을 정한다. '소음방지를 위한 층간 바닥충격음 차단 구조기준', 이름이 길다.
<표준바닥구조 중 대표적 형태. 저기 적힌 대로 지어야 한다. 빼먹어도 안되고, 순서가 바뀌어도 안되고, 어느 하나 두께가 얇아도 안된다.> 시험성적서에 문제가 없는 '바닥완충재'를 써서 '표준바닥구조'대로 지었다면 OK. 그래서 여태까지는 전 세대 소음 테스트하지 않아도 프리패스해줬다. 근데, 노트북과 아파트는 차이점이 있다. 노트북은 완성품이고, 아파트는 미완성 상품이라는 것. 아파트는 일단 시험성적서에 문제가 없는 바닥완충재를 사용한다 하더라도, 국토부 장관이 고시한 레시피대로 짓더라도, 만약 시공이 엉망이다? 그러면 꽝이다. 컵라면도 물 조절 실패하면 끝이다. 그리고 노트북은 스펙대로 성능이 안 나오면 가서 바꾸면 되지만, 아파트는 시험성적서대로 소음 방지 성능이 안 나오면, 어떻게 바꿀 방법이 없다. 환불이 안된다. 그러니까 고쳐 쓸 수 없는 주택 위 아랫집에 사람이 살면서 하루가 멀다 하고 사건이 터지는 거다. 그래서 정부가 기준을 바꿨다. "기준 미달하면 준공승인 안 해준다."
그러자 LH와 시공사들이 대책을 들고 나왔다. "바닥 슬래브 두께를 키우겠습니다!"  국토부가 답했다. "기존 바닥보다 두껍게 지으면, 건축물 높이 제한을 완화하겠다." 
아파트 시공 기술 중 일부는 층고와의 전쟁으로부터 발전해 왔다. 더 낮춰 짓고 싶은 사업주와, 최소한의 층고 확보를 필요로 하는 정부, 그 와중에 강화되어 온 기준들을 그 속에 녹여 내는 게 기술이다. 시행사와 시공사는 아파트 층고 1cm를 줄이는 것에 목숨을 건다. 아파트 업계는 수십 년간의 경험 축적을 통해 1개 층 층고를 2.8m로 완성하였다.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이게 사업성에 엄청난 영향을 준다. 층고 2.9m짜리 아파트를 2.8m로 한 층에 10cm만 줄여도, 28개 층이 쌓이면 2.8m나 줄어든 게 된다. 이게 뭔 말이냐면, 층당 10cm 줄여서 28층까지 올렸더니 "아파트 1개 층이 공짜로 하나 더 생겼다."라는 말이다. 
만약 위 사진과 같은 아파트 단지를 분양할 때 10cm씩 줄여 한 개 층씩을 더 만들었다면, 총 42세대를 더 지어 팔 수 있다. 현재 서울 아파트 평균 평당 분양가는 3,200만 원, 34평이면 대략 10억이다. 42세대면 420억이다. 420억. 층고 10cm를 줄이면 매출이 420억 늘고, 층고 10cm를 늘이면 매출 420억이 감소한다.
소음 방지를 위해 시공을 보완하는 것은 기껏해야 세대당 300~400만 원 내외다. 저 공사비가 문제가 아니라는 거다. 핵심은 층고 상향에 따라 사라지게 되는 세대 수이다. 소음 잡겠다고 몇 센티 들어 올렸다가 층수가 달라지는 수가 생긴다. 29층짜리 아파트를 28층으로 바꿔 짓는 순간, 시행사 입장에서는 몇백 억이 그냥 날아갈 판이다. 결국 다 분양가에 반영된다는 말 아니겠나? 이게 대략 세대 당 3,570만 원이다. 여기다 아까 세대당 추가 공사비 300~400만 원 더하면, 토털 세대당 4,000만 원씩 느는 셈이다. 특히나 재건축 조합원들은 계산이 더 복잡해진다. 조합원분을 제외하고 최대한 많은 세대수를 지어 일반 분양을 해야 개인 분담금이 줄어들 텐데. 이제 어쩌냐... 분담금은 줄여야 겠고, 일반 분양 물량은 줄어 들게 생겼다. 비싸게 팔고, 분담금 더 내야지 뭐. 어쩔 수 있나. 아파트는 세 가지 높이 제한을 받는다. 1. 다른 집의 일조권 확보를 위해서 높이를 제한하고, 2. 지으려는 아파트 각 세대의 채광 확보를 위해 높이를 제한하고, 3. 가로구역별로 건축물의 최고 높이를 제한한다. 그래서 보통 아파트가 들어서는 부지에는 최고 높이가 정해 저 있다. 국토부는 슬래브 두께를 높여 짓는 아파트는 이 중 3번 '가로구역별 높이제한'을 완화시켜 주겠다고 하는데... 그래도 1번과 2번이 살아 있으니, 높이를 완화해 준다 한들 한계가 있다는 뜻이다. 하반기 주택법을 개정하고 내년 1분까지는 시행령 작업까지 마쳐서 시행을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하나, 정부의 구체적인 방안이 어떻게 나올지가 관전 포인트다. 어떤 식으로든 원가 상승은 불가피해 보인다. 원가가 올라가는 건 뭐다? 아파트의 펀더멘털이 올라간다는 뜻이다. 다른 말로는 하방지지력의 상승. 신축이 비싸질수록, 구축 아파트 값이 착해 보일거다.
끗. - 세상에 값싸고 좋은 물건은 없다. 원가 상승할 일만 가득한데, 주택 시장 가격은 계속 떨어지고 분위기는 안좋으니, 집을 지어 팔 수가 있나.- https://blog.naver.com/evidenter
<펀더멘털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면 아랫 글을 참조> https://blog.naver.com/evidenter/22326787836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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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stellations
몇가지 첨언드리자면
소음을 줄이는데 층고를 높이자니 바닥만 늘어나는
것이 아닌 천정고도 늘어나야 합니다.
소음은 표면적이 늘수록 감소폭도 커지는 법이라
천정 내 면적을 늘리면 효과가 커집니다.
바닥을 두껍고 좋은 내진제를 사용하여 경량, 중량소음을
감소시킨다면 기타 잡소음은 천정 내 공간으로 잡으면
많이 해결될겁니다.
기존 바닥 210mm에서 300mm 이상 타설하고
층고도 3500mm이상 줘서 천정고를 500mm 이상
마치 청담동이나 한남에서 건설하는 공동주택마냥
시공하면 왠만한 층간고음은 잡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해도 층간소음 민원 있음 ㅠㅜ)
이렇게 아름답게 건축하면
건물 높이도 엄청 늘겠지만 중량도 엄청나게 늘겁니다.
물론 높이, 중량 다 돈일테구요. 환경파괴는 덤
왜 이런 바보같은 짓을 버젓이 용인하는 건가요.
그냥 실내용 슬리퍼나 운동화만 신어도 층간소음발생의
90%는 해결될텐데 말입니다.
(나머지는 정말 소음_음악, 악기 등)
게다가 소음날때 같이 나고 조용할때 같이 조용해주기만
하더라도 민원의 대부분은 해결됩니다.
층간소음은 공동체 의식구조만 조금 고려해 주면 되는
문제이지 돈으로 해결하려하면 한도 끝도 없는
수라의 길입니다.
소음은 개인마다 인식의 범위가 아스트랄의 경지인데
무슨 수로 잡겠다는 것인지 전 이해가 안갑니다.
1990년대만 해도 3종주거지역 아파트 최대 허용 용적률은 400%였고요
그래서 90년대 후반 입주한 아파트들은 390%대 용적률도 허다합니다.
그리고 그 시절이라고 고도제한, 일조, 사선제한 없었던 것도 아니고
특히 고도제한은 지금보다 더 심했습니다.
그러면서도 390% 용적률로 잘만 지어댔죠.
지금은 한 250%나 될까요? 300% 짜리들은 온갖 기부체납으로 대지가 짤려나가고 나머지에 300%니.
신도시 택지개발지구는 200% 미만도 수두룩합니다.
다시 말해, 용적률 제한이라는, 전체 세대수에 가장 큰 원인이 되는 규제가 있어서
그걸 지키는 한 고도제한, 일조, 사선제한 등은 아주 작은 변수에 불과합니다.
아파트 높이 한 10cm 높아져도 대부분의 지역은 층수가 그대로에,
설령 층수 하나 낮아져도 건폐율 가지고 충분히 보충됩니다.
예전에는 저거 다 지키고도 400%로 때려 박았습니다.
ps. 만일 층간소음 저감재 적극 활용하여 건축물 높이가 높아지만 높이제한을 풀어주는게 아니라 용적률을 한 20~40% 올려주겠다, 그러면 건축주체들은 할렐루야 하면서 바로 적용할 것입니다.
2005년 전후로 주택법 시행령이 변경되면서, 공동주택에 대하여 일조 등의 확보를 위한 건축물의 높이제한 규정이 한층 강화 되었습니다만, 지금도 그 때처럼 다 지을 수 있었다 하니 이번에도 방법을 찾아내리라 믿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현재 택개지구 내 공동주택용지 용적률 250%조차 다 못 찾아 먹는 곳이 생각보다 많이 있으니 안타깝군요.
참고로, 정북일조권, 채광일조권 보다 지구단위계획에서 정하고 있는 가로구역별 높이제한이 더 보수적입니다.
현재 서울의 경우 시가지 면적의 27%(100.3km²)가 지구단위계획으로 지정·관리됩니다.
한 예로 들면 용적률 200%, 최고 높이 70미터까지만 아파트 층수를 올릴 수 있도록 규제가 적용 되는데, 용적률이 200%인 지역에서 이런 높이 규제 때문에 실제 용적률이 185% 정도밖에 되지 않는 지역이 나옵니다.
잘 아실테지만, 선생님께서 90년대에 이런 높이제한 다 있어도 용적률 모두 찾아 먹었다던 시절에는 '가로구역별 높이제한'은 없었다는 것도 혹시나 해서 다시 한번 알려드립니다.
서울은 최고 높이 제한(가로구역별 높이제한)이 01년도부터 처음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모든 걱정이 "저거 다~ 설레발이다!" 처럼, 쉽게 해결될 일로 넘어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