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표권향기자] 갤럭시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삼성전자가 야심차게 출시한 갤럭시 Z플립·폴드5가 사전판매(3번째) 라이브 방송에서 폴더블 역대 최다 판매 신기록을 달성하며 흥행궤도를 달리고 있다.
반면 경쟁사 애플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최근 2년간 9월에 신작을 내놓았던 애플의 진행속도가 더뎌 시장 점유율에 적신호가 켜졌다.
‘아재폰=갤럭시?’ 여성 유저들 반응 이끌어
삼성전자는 지난달 31일 자정부터 오전 1시 40분까지 ‘삼성닷컴’에서 Z플립·폴드5 사전판매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판매 비중은 Z플립5가 70%, 폴드5가 30%를 차지했다.
특히 이날 판매 기록은 지난해 갤럭시 Z 플립·폴드4의 1.9배가 넘는 수치를 기록했다.
삼성전자가 내놓은 풍성한 혜택이 모바일 ‘덕후’들의 구매욕을 자극했다.
특히 고용량 스토리지 전략이 주효했다.
256GB 모델을 구입하면 512GB 모델로 업그레이드해주는 ‘더블 스토리지 혜택’이다.
Z폴드5 1TB의 경우는 갤럭시 워치 44mm 블루투스 모델을 증정하는 등 창고 대방출로 구매자들의 구미를 당겼다.
아재폰 꼬리표도 끊은 분위기다.
Z플립5는 총 8가지, Z폴드5는 총 5가지 색상으로 출시됐다.
특히 다양한 파스텔 색상이 여성 유저들에게 관심을 끌었다.
사용 편의성도 높였다.
커버 디스플레이도 기존(1.9인치)보다 2배 늘려 폰을 열지 않고도 웬만한 기능은 모두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각도 조절 촬영이 가능한 ‘플렉스캠’과 ‘찍는 자’와 ‘찍히는 자’가 동시에 화면을 확인할 수 있는 업그레이된 ‘셀피’ 기능도 구매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속 빈 강정’ 애플, 구차한 변명·유치한 홍보
삼성전자에 맞서 애플도 신제품 아이폰15 출시를 예고했다.
애플만의 고유 디자인에 큰 변화를 주진 않았지만, 디스플레이 주변 프레임의 두께를 줄이는 등 신기술로 승부수를 띄웠다.
그러나 아이폰15의 등장 시기는 미지수다.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투자자들에게 보낸 보고서에 따르면 아이폰15 발매가 9월이 아닌 10월로 늦춰질 수 있다고 전했기 때문이다.
패널 공급사들이 요구를 충족시키는 특별한 점 없이 기약 없는 통보에 신뢰가 떨어졌으며 아이폰 유저들이 만든 사회적 계층구도에 대한 배짱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애플이 전전긍긍하고 있는 모습이 여실히 드러났다.
먼저 판매를 시작한 Z플립·폴드5가 역대급 호평을 얻자 발등에 불이 붙은 애플은 기존 기종으로 시간 끌기에 나섰다.
특히 MZ세대에 초점을 맞춰 인기 아이돌 공략에 나섰다.
지난달 30일 SBS ‘인기가요’에 출연해 신곡 ‘ETA’ 무대를 펼치던 뉴진스는 무대에서 아이폰14프로를 꺼내 들고 멤버들끼리 서로 촬영하는 등 퍼포먼스를 펼쳤다.
2분30초 가량 무대에서 약 20초 동안 간접광고를 한 셈이다.
음악방송의 하이라이트인 ‘엔딩’에서도 또 한 번 같은 모습을 보였다.
뉴진스를 이용한 여론 플레이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갤럭시 언팩’이 열리기 5일 전 뉴진스가 공개한 ‘ETA’ 뮤직비디오에서도 아이폰14프로가 등장했으며 이는 TV 광고에도 노출됐다.
뉴진스의 공식 인스타그램에는 액션모드 기능으로 촬영한 영상이 게시해 노골적으로 광고했다.
이 같은 애플의 홍보는 갑론을박으로 이어져 노이즈 마케팅에는 성공했지만, “음악방송에서 PPL 보는 거 실화냐”, “갤럭시에 떨고 있는 아이폰” 등 여론은 싸늘하다.
하반기 ‘본격’ 경쟁 예고, 기대 거는 MZ세대의 선택
한국갤럽이 7월 실시한 ‘2023 스마트폰 사용률&브랜드, 스마트워치, 무선이어폰에 대한 조사’ 결과, 우리나라 18~29세의 스마트폰 브랜드별 이용률은 아이폰(65%)이 갤럭시(32%)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아이폰 생산국인 미국에서도 10~20대 34%가 이를 사용하고 있어 MZ세대들에게는 여전히 인기가 높다.
젊은 층에서 호응을 얻고 있는 아이폰이다.
반면 Z5 시리즈 등장으로 ‘아재’ 이미지를 벗어 위풍당당한 갤럭시다.
지난 7월 28일 ‘갤럭시 언팩’에서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 사장은 ‘요즘 10대들 사이에서 아이폰을 안 쓰면 왕따’라는 질문에 Z플립5를 소개하며 “젊은 층이 좋아할 수밖에 없는 제품”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MZ세대를 집중공략한 Z5 시리즈는 이번 사전 판매를 통해 증명했다.
최근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공개한 ‘글로벌 스마트폰 분기별 점유율 추이’를 보면, 올해 1분기 삼성전자(22%)가 애플(21%)에 1%포인트 앞섰다.
이어 2분기에서도 22%를 기록한 삼성전자에 비해 애플은 전 분기보다 4%포인트 떨어졌다.
디자인과 성능, 판매 시기까지 세 마리 토끼를 잡은 삼성전자와 MZ 추종자를 소유하고 있지만 주춤한 교체 수요 기간 등 불신의 아이콘이 된 애플이 올 하반기 프리미엄 시장 경쟁 구도를 바꾸기 위한 제2의 프로모션 전쟁이 남아있다.
gioi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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