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전하는 재미, 원하는 바가 서로 다른 윤석열과 국힘1

굘군
등록일 2024-03-19 16:58
조회수 840

도태우와 장예찬의 무소속 출마가 의미하는 건 용산과 국힘이 원하는 게 서로 다르다는 반증입니다.

윤석열은 사당화 즉, 자기 사람을 얼마나 많이 채우는가에 비중을 두고 있고

국힘은 윤석열이 선거에 도움이 안 되니 좀 찌그러져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습니다.

한동훈은 뭔가 경계에 있는 느낌입니다. 자기도 정치적으로 크고 싶은데 선거에 별 도움이 안 되는 윤석열을 마냥 무시하기도 어렵고. 그래서 선거에 승리하고 싶으니 한상무도 까고 이종섭 출국 건도 입바른 소리 하는데 대통령실은 도통 협조하지 않는 모양새입니다.

이는 어쩌면 윤석열 일당의 '시위'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뭐야? 내가 원하는 방향대로 공천을 안 해? 그럼 네들 당선도 어려워질 걸?' 하면서 당이 원하는 조치들을 미루거나 무시하는 것이죠. 그래서 한동훈은 결국 기자들을 회피하기로 한 것 같습니다. 용산에 대항하기도, 그렇다고 자기 소신대로 밀고 가기도 힘이 부치는 것이죠. 언론이 갑자기 한동훈 무용론을 꺼낸 것도, 실제의 현상으로서 보도를 한 것일 수도 있지만 저는 용산의 메시지로 보입니다. '네가 아무리 까불어 봤자 결국 내 의지를 벗어나는 방향으로 어깃장을 놓으면 너 하나 묻어 버리는 걸 일도 아니야'라는 강한 경고죠.(언제나 그렇듯 언론이 진보진영 지지자들의 생각과 비슷하게 움직이면 항상 다른 속내에 대한 강한 의심을 해야 합니다)

비례 순번이 발표되고서 '호남에 대한 배려 부족' 이란 기사 뜬 것도 사실상 대통령실의 격노라고 합니다.

與 비례공천 반발 이어져...전북 후보들 "호남 배려 없다...사퇴 고려"[2024 총선]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과 윤재옥, 나경원 공동선대위원장 등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2대 총선 중앙선대위 발대식 및 공천자대회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국민의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비례 공천에서 호남 출신 인사들이 19일 '호남 홀대론'을 제기하며 재조정이 없다면 사퇴하겠다고 반발했다. 전

https://v.daum.net/v/20240319142349557

이유인 즉슨 이번에 비례 24번을 받은 주기환 때문이죠.

검찰 수사관 출신 국민의힘 비대위원 주기환은 누구?
윤석열 대통령 측근 인사로 꼽히는 주기환(62) 전 광주시장 후보가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비상대책위원으로 임명돼 관심을 모은다.주 비대위원은 윤 대통령과 직접 소통이 가능할 만…

https://shindonga.donga.com/politics/article/all/13/3578467/1

대통령픽인데 비례 24번이면 그냥 꺼지란 얘기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 지지율이 나오질 않고 여론이 나빠지는 형국이니 ㅋㅋ 주기환을 앞자리로 배치하지 못한 건 결국 대통령 탓이 제일 크기도 합니다. 또한 이 것은 레임덕의 징후이기도 하죠.

이러니 국힘이 선거에서 선방하드라도 그 공은 대통령실이 가져가지 못할 공산이 큽니다. 물론 이를 방지코자 윤석열을 전국으로 돌리고 있지만 정권 지지율은 더 빠지는 형국입니다.

그래서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도태우와 장예찬은 왜 무소속으로 나올까? 국힘을 등지고서 싸움이 될까? 이런 의문이 들지만, 정확히 말하면 이 건 대통령 권력의 국힘에 대한 야지놓기에 가깝습니다. '대통령픽을 쳐내고도 네들이 스무스하게 그 지역을 먹을 수 있을 거 같냐?', '대통령 사람으로 채우지 않으면 의미 없다.', '내가 안 되면 너도 안 된다.' 등 내가 당선은 못 시켜도 낙선은 시킬 수 있다는 시위입니다. 그래서 여유있던 장예찬이 갑자기 네거티브를 시전하며 여포질 중이죠 ㅎㅎㅎ

그이렇게 갈라져 버린 정부와 여당 때문에 솔직히 이번 선거는 약간 일찍부터 기울어져버린 느낌입니다. 1 야당인 민주당은 뭐 친명, 반명 소리가 나와도 어쨌든 정리가 되가는 상황이고, 당원들이 친이재명과 체포동의안 동의 여부를 가장 큰 판단기준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어쨌든 단일대오로 선거를 치를 것입니다. 하지만 여당에 입장에서는 선거 폭망의 가장 큰 책임을 가져갈 대통령이 좀 닥쳤으면 좋겠는데, 이래 저래 욕심을 부리는 게 참 골칫거리가 아닐까 싶습니다.

확실히 윤석열(또는 김 xx)은 선거 승리에는 관심이 없어 보입니다. 대통령은 한 번 하면 끝이지만 당권은 끊임없는 권력 창출의 도구죠. 그 당권의 기반은 자기 사람이 얼마나 원내에 있느냐가 매우 중요한 것이고. 선거에 지드라도 30%의 지지를 받는 당에 내 사람이 많다면 나의 정치력과 나의 은퇴 후 안전 보장은 영원할 수도 있다는 생각 아닐까 싶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윤씨의 노력은 진보진영 역대급 승리의 원동력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윤석열(a.k.a. 명예민주진보선대위원장)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