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인데 공부도 안되고 해서 쉬는 의미로다가 썰을 풀어봅니다. 밑에 고양이 글이 있길래요 ㅋㅋ
저는 원룸 옆 주차장 (이라고 해봐야 경차 두대 딱들어가는)에 스쿠터를 받쳐둡니다. 커버는 안씌우고요. 이사온지 서너달쯤 됐으려나, 어느순간부터 스쿠터 주위에 고양이들이 보이더군요. 저는 그냥 들고양이들이려니 하고 아이고귀엽다 하면서 지켜보았습니다.
근데 언젠가부터 스쿠터 발받침쪽이 번들거리는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이거 왠지 느낌이 이상했으나 그냥 계속 그곳에 주차를 해 두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아침, 스쿠터 발받침 위에 닭뼈가... 닭다리뼈가 놓여져있는것을 발견했어요. 이노무고양이시키들이 쓰레기를 뒤져서 치킨찌꺼기를 들고 스쿠터로 올라가서 회식을 한거지요. 번들거림의 이유를 알것같았습니다.
화가난 저는 스쿠터 발받침 위에 신문지를 깔아두었습니다. 그러면 그 위에서 고양이들이 회식을 해도 치우기가 편하니까요.
근데 왠걸, 신문지를 깔아두니 이제는 고양이가 오줌을 싸더군요... 비도 안왔는데 젖어있는 스쿠터를 보는 기분 참 멜랑꼴리했습니다.
커버를 사서 씌울 생각도 못하고 저는 그냥 화만 내면서 계속 그렇게 스쿠터를 주차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날밤, 약속장소에 가려고 스쿠터에 시동을 걸기 한발짝 전, 저는 제 왼발바닥에 이상한 감촉을 느꼈습니다.. 물컹한 그 감촉..
으애ㅓㅓㅓ내ㅕ닌ㄱㅅ긛ㄱ싣ㄴㄱ지디ㅡㅈㄱㄷㄱ
새로산 컨버스를 처음 신고 나가다 똥...을 밟은겁니다.
저는 조용히 원룸으로(깽깽이발로) 들어가 울면서 신발을 닦았습니다. 향긋한 내음은 방 전체로 퍼졌습니다.
그 일이 있고 난 후 저는 그곳에 주차를 하지않고 주변 건물 주인들에게 욕을 들어가며 여기저기 주차를 했습니다.
어느덧 추석이 다가왔고, 저는 고향에 내려가려고 오랫만에 그 주차장에 차를 3일정도 주차시켰습니다.
저녁기차로 서울에 올라와 집에와서 짐을 풀고 아버지께서 사주신 새신발을 신고 기분이 좋아 여친을 만나려고 집을 나서 스쿠터에 시동을 걸기 두발짝 전에, 오래전 느꼈던 그 감각을 다시 느끼고 말았습니다.
어두워서 보이지도 않더군요.
저는 다시 깽깽이발로 집으로 들어가, 30분동안 분노의 칫솔질을 신발밑창에 해댔습니다. 진짜로 ㅅㅂㅅㅂ하는 욕을 삼백번정도 한것같습니다. 결국 그날 새신발은 물에 젖은 똥밟은 헌신발이 되었고, 그날 이후로 저는 그곳에 차를 대지 않습니다.
한번도 아니고 두번씩이나, 그것도 새신발 개시하는 순간..
글을 어떻게 끝내야 할지 떠오르지 않네요. 저는 지금 첫번째 똥을 밟았던 그 신발을 신고 있답니다.
들고양이 뻐큐머겅ㅗ
추신:그래도 시트위에 똥싸주지 않아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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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밟은 사연이 참 안타까우면서도 웃게 됩니다. ㅋ
저도 동네 골목에 세워두는데 이녀석들이 꼭 주변에 싸놓더라구요 -_-
조심조심 다니고 있습니다 ㅎ
참 냥이들이 시트위에도 올라가 앉아있고 한다던데, 향수를 잔뜩 뿌리시면 냥이들이 잘 안온다더군요.
저도 좀 뿌려놔야 할까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