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들어 뭔가 하고싶으면 그냥 앞뒤 안가리고 해버리는 충동적인 성격이 생겨버렸는데
아무준비도 없이 그냥 저녁6시쯤 출발했다가 피봤네요ㅠㅠ
동생이 진주에 혼자 자취하는데 건강검진에서 문제가 생겼다길래 내려가겠다고 결심하고 짐싸고 출발했습니다.
가방하나, 메쉬자켓, 무릎보호대, 장갑, 폰충전기, 현금만 챙기고 폰을 오토바이에 테이프로 대충 붙여서 네비게이션 대용으로 사용..
국도타고 모르는길 멀리갈때 네비없이 가는건 말도 안된다는걸 가면서 깨달았습니다 -_-..
오토바이는 로드윈으로 출발했네요. 친구꺼 봐준다고 검색하다가 제가 마음에 들어버려서 최근에 cbr팔고 바꿔버렸네요ㅋㅋ
125cc는 장거리 힘들거라고 얘기하셨던게 가면서 몸으로 체감했습니다.. 뚫린국도에서 아무리 쥐어짜도 120이상 안나오니..
금요일 오후6시~일요일 오후4시 사이의 여정입니다!
아래부터는 그냥 일기쓰듯이 기억끄집어 내서 편하게 쓸게요ㅋㅋ
좀 길어질거 같으니 귀찮으시면 쭉 내리고 마지막 부분만 보세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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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진주 하행>
1. 서울-평택
해가 지지않아서 탈만했음. 화성~평택 사이에 39번국도 휴게소는 라이더들이 모이는 장소인듯! 투어팀도 있었네요.
2. 평택-대전
38번 국도 아산만 방조제에서 달릴때의 쾌감은 잊을수 없었다. 너무 탁트여서 헬멧쓴상태로 소리질렀다. 유후~!!
아산-천안-대전 까지 해진뒤의 국도는 꽤 힘들었다. 해가 지고나니 춥고 배고프고 길도 잘 안보이고. 울퉁불퉁 다소 시골길느낌..
많이 달린거 같은데 아직도 천안일때 조금 후회되기 시작..
버스타고 갈걸 그랬나... -0ㅜ
3. 대전-용담호
대전에 들어섰을 때 따뜻하고 좋았다. (도시의 불빛과 따스함이 너무 좋았음 ㅠㅠㅠ)
이때 동생이랑 잠깐 통화. 그때시간이 10시반 정도 였다. 화이팅해서 내려가려고 결심.
그런데 대전을 통과하고 나서 부터 달리는게 지옥같았다. 너무 힘들었다. 길도 안좋고.. 너무 어두워서 앞이 안보였다.
상향등에 비친 중앙선에 피칠갑이 된 노루시체 발견......-0-0-0-0-0-0-0-.. 순간 나도모르게 비명지름. 그이후로 죽은 노루만 네마리 봤다 ㅠㅠ
용담호 근처에서는 안개때문에 너무 힘들었다 포기하고 싶었으나 중간에 쉴곳도 없었다.
안개껴서 헬멧쉴드 열었더니 누가 분무기를 얼굴에 뿌려주는 느낌이었다
4. 장수군(-장계-천천)-함양군
최악!!!!!!!!!!!!!!!!!!!!!!!!!!!!!!!!!!!!!!
정말 최악의 상황이었다. gps가 밧데리를 너무잡아먹어서 폰이 꺼짐.. 전라도 시골국도라 지리도 모르고.. 헤매기 시작.
칠흑같은 어둠에 보이는건 달과 별뿐.. 가로등도 없고 집도 없고.. 여긴 어딘가 나는 누군가
나는 분명 남쪽S 국도로 달렸는데 왜 지명들은 바뀌지가 않는가ㅠㅠ 뱅뱅 돌다가 귀신에 씌였나 하는 생각까지 하게됨
어찌어찌 천천면 의 경찰서 갔지만 사람이 없다.... 왜 경찰서가 문이 닫혀있지 -_ㅠ 미치겐네
나한테는 여기가 버뮤다 삼각지대였어... ㅠ_ㅠ
어찌어찌해서 겨우 장수보건의료원 옹급실발견! 당직 간호사에게 부탁해서 휴대폰 충전. 살았다..... 폰충전되는동안 휴식
여기서 2시간넘게 지체되어버림
함양으로 출발하였는데, 이길도 정말 싫었다ㅠㅠ
산을 하나 넘어가야 하는게 너무 힘들었다. 지리산 주변이었던 듯. 앞이 하나도 안보이는 산길은 정말... 다시는 겪고 싶지 않다.
겨우 함양 도착
밝은 가로등이 너무 반가워서 사진을 남겨둘 수 밖에 없었다.
5. 함양-진주
길이 좋아서 덜힘들었지만, 이미 체력은 고갈될대로 고갈된 상태.. 어두워서 속도도 못내다가 트럭한대가 내앞에 나타나서!!
30분정도 뒤만 졸졸 따라갔다. 정말 편했다. 등불같은 존재였다. (감사합니다 트럭아저씨)
진주도착! 동생이 너무 반가웠다. 살아서 만났다는 안도감과 더불어..
시계를 보니 새벽6시. 12시간 걸렸네-__-.. 하아.
들어가서 씻고 2시간 자고 8시에 동생이랑 병원가서 진료보고 밥먹고 노래방도 가고 잠깐 놀았다.
근데.... 원래는 몇일 있다 오려고했는데 일기예보상 일요일부터 전국적으로 비소식ㅠㅠ 그것도 일주일가량..
빗길에 올라갈 자신은 없어서 그냥 3시에 다시 대전으로 출발! 대전에서 후배놈 만나서 놀고 자고 일요일에 서울출발하려고 결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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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서울 상행>
이것저것 검색해서 올라가는 길엔 진짜 여행처럼 여유있게
월성계곡(아빠어디가에 나왔던), 용담호 드라이브 코스를 찍고 가기로 결심!
1. 진주-월성계곡
출발! 낮이라 그런지 너무 쉽다... 편하다..... 어제랑 같은길인지 의심될 정도
2. 월성계곡 근처에서 포기
거의 다와서 비포장도로 오르막이 깔려있네..... 아아 이럴수가.......... 헛걸음 한건가.. 바빠죽겠는데
시간 늦어질까봐 과감히 포기...... 그냥 사진으로 봤으니 갔다고 치지뭐-_-;;
대신 바로 옆의 작은 절(영각사) 에서 쉬다가 가기로 결정
꿀맛같은 약수물!!!!! 진짜 맛있었다. 물좀 얻어먹을 수 있을지 스님한테 물어보니 먹으라고 하셨다.
근데 나몰래 스님이 다른스님한테 저거 먹어도 되는물인지 물어보네ㅋㅋㅋㅋㅋㅋ 다 들었음-_-.. 원래는 빨래용인듯
4. 육십령 휴게소에서 잠깐 경치 구경!
완전 장관이었습니다!!!! 강추!!!!!
이 주위도로가 구불구불해서 오토바이 타시는분들 좋아할거 같아요. 다들 언젠가 꼭한번 가보세요.
장관이었는데 사진은 잘 표현이 안된듯.. 다음에 갈때는 좋은카메라 하나 사서 가야지
5. 용담호
내려오는 길에 나를 가장 고생시킨 곳..
낮에는 경치가 죽이네요!!!! 여기도 완전 강추!!!!!!!! 알고보니 최고의 드라이브코스라 함
6. 대전도착해서 후배놈 만나서 밥먹고 술마시고 다음날 일어나서 서울로 출발
술이 덜깨서 한숨 푹푹쉬면서 그냥 멍하게 달리다보니 도착했네요. 3시에 원룸도착!! 여정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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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리>
첫 장거리가 너무 무모했던거 같아요. 시거잭이 필요한 이유를 알겠더라고요..
그리고 125cc의 한계를 제대로 느꼈습니다ㅋㅋ
3일동안 700키로넘게 달렸더니 집에도착했을때쯤 엔진에 잡소리가 좀 생겼네요 -_ㅜ
그냥 수리해주면서 오래오래 타야겠습니다. 제가 혹사시킨거니 잘 돌봐줘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ㅎㅎ
바퀴작은 스쿠터나 타이어얇은cbr 이었으면 사고한번쯤 났을것도 같아요. 휘청휘청하는일이 몇번 생기더라고요
급브레이크 잡을일도 많았고 한밤에 시골국도는 보이지를 않으니 돌도 많이 밟았고..
그래서 그런지 잘달려준 로드윈이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그동안 7년동안 7~8종류 바이크를 타오면서 바이크에 정붙인다는 개념자체가 없었는데
이렇게 같이 고생하고나니까 로드윈이 너무 친구같아 졌어요. 애정도 많이 생겼고..
250이나 400cc로 업글하더라도 안팔고 싶어지네요ㅋ
제가 귀차니즘이 심해서 후기를 쓰거나 하는 성격이 아닌데.. 이번 3일이 너무 스펙타클해서 까먹기전에 뭔가 남겨놓고 싶어서
여기다가 후기를 남기게 되었네요ㅋ 바포분들한테 도움도 많이 받고 질문도 몇번했었는데 답변들 모두 감사하기도 했고요!
사진까지해서 기억끄집어내서 쓰려니 한시간넘게 걸렸네요ㅋㅋ 사실 별 내용도 없는데..
암튼 감사했습니다! 사고안나고 무사히 갔다온것도 참 감사한 일입니다!
내일 월요일인데 다들 힘찬 한주 되시길 바랍니다!~ㅎㅎ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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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고생하긴거같기두하구.. 나름힐링?.? 하신거같아요 하핫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