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하트, 식도락을 즐기다.12

  어제보다 훨씬 포근하다. 잽싸게 보호장구를 갖춰입고 밖으로 나갔다. 오랜만에 대학로 '미나리하우스'로 갔다. 

  오전 햇살이 따사로웠다. 미나리하우스에 가기 전에 낙산공원에 들러보고 싶어졌다. 틈나면 혼자 걷던 대학로가 갑자기 너무 반가웠다. 

대학로에서 있던 2년여 시간 동안, 마치 한 편의 연극처럼 나는 울고 웃고 방황했었다.  

  나는 나도 모르게 낙산공원으로 올라갔다. 레하를 데리고는 처음이었다. 가파른 경사가 좀 부담스럽긴 했지만 별 문제 없이 올라갔다. 

 낙산공원에 오면 나즈막하면서도 탁 트인 전망이 늘 나를 반긴다. 마치 서러운 마음, 억울한 마음 다 풀어놓고 가라는 듯이. 

 레드 하트가 좀 더 나왔으면 했는데, 사진을 찍어주시는 분에게는 풍경과 조각이 더 중요하게 보였나보다. 다음부터는 꼭 '바이크도 잘 나오게 찍어주세요!'해야겠다.

  북적거리는 중국인들, 일본인들이 많아서 이젠 낙산공원도 예전 같은 분위기는 아니었다. 하지만 그건 또 그거대로 분위기가 있는 거겠지. 레드 하트를 찍는 관광객들도 있어서 나름 기분 좋았다.^^*  

  조용히 커피를 홀짝거리고 싶을 때 방문하는 <미나리하우스>. 게스트하우스를 겸하고 있어서 한 번 글을 쓰러 숙박한 적도 있다.

 <미나리하우스>의 전경. 어디서 많이 보던 모터사이클이 있지만 무시하자...(응?!)

  꽤 오랜만에 들렀다. 정문에 쓰여진 문구가 새삼 울컥한다. 

 미나리하우스 정문 앞에서. 볼 때마다 마음 설레는 문구. Art is a way of Life. 

  갑자기 읊조려보았다.  

- 예술이 뭐냐구요?!

먹고 마시고 사랑하고 섹스하고
울고 웃고 설레고 실망하고
도전하고 좌절하고 싸우고
배우고 성숙하고 늙고 
가르치고 베풀고 
만나는
삶.

  내 직업은 예술가다. 하지만 직업뿐만은 아니다. 나는 내 삶이 예술이었으면 좋겠고, 나 자신이 예술이었으면 좋겠다. 예술이 뭘까? 아직도 난 잘 모르겠다. 그저 꾸역꾸역 살아내는 수 밖에, 미련하게 살아보는 수 밖에 없다. 난 그렇게 믿는다. 

 AGV헬멧 광고 아님. 예가체프 커피와 그랜베리스콘. 맛있다!

  잠시 둘째 하교를 시켜주고 나는 오늘의 메인 행선지인 '리틀파파포'로 향했다. '리틀파파포'는 전부터 알던 출판사 과장님이 차리신 베트남쌀국수 전문점이다. 

 가는 길에 잠수교에서 잠시 찰칵. 혼잡한 반포대교보다 이왕이면 잠수교가 훨씬 더 유롭고 좋다. (물론 날씨 좋은 날만...^^) 

 오늘의 메인, <리틀파파포> 레드 하트가 가게 풍경과 잘 어울린다. 

 베트남 요리가 이렇게 맛있던가?? 양지 쌀국수와 베트남식 군만두 짜조가 너무 잘 어울렸다. 배부름은 기본, 행복한 맛은 필수!

<방배동 맛집, 리틀파파포 리뷰>

http://blog.naver.com/flyjakka/220617444765

  오랜만에 만나 반가운 이와 함께 맛있는 식도락을 즐기고 귀가하는 길, 역시 올 때와 다르게 갈 때는 동작대교를 넘어 북악스카이웨이를 거치기로 했다. 

 해가 지기 시작할 무렵 북악산에 오르면 왠지 더 햇살이 따뜻하게 느껴지고, 산도 훨씬 더 운치있다. 

  코너링 연습을 좀 더 하고 싶었지만, 아직 겨울이니까 참기로. 그래도 숨이 찰만큼 열심히 탔다. 헬멧을 벗어보니 김이 모락모락 올라온다. 

  내일은 조금 멀리 가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