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r 정보차원에서 전국일주 글 남깁니다.7

원래는 5월7일 일요일날 12시 30분(정확히는 5월8일 0시30분) 배로 목포로(전북 익산 출발) 이동해서 제주도 일주하고 복귀하려 했으나, 그 시간에 배가 운행하지 않아서 육지로 계획을 잡았습니다.

5월 8일날 아침 일찍 출발하려 했으나 와이프 눈치보고 심부름 해주다보니, 점심 시간이 지났더군요.

그리하여 전북 익산에서 오후 2시경에 출발을 하게 됩니다.

첫 일정으로는 세종시에 지인을 만나려 했으나, 그 지인도 황금 연휴를 즐기는 터라 논산쯤에서 갑자기 대전으로 급만남을 잡았습니다. 짧은 만남을 가지고 오늘 1박 예상이었던 경기도 이천으로 목적지를 향해 달려 갔습니다. 이천 도착 시간은 대략 7시경이었으며, 지인들과 저녁 식사 및 차를 마시면서 이번 여행에 화두가 되는 이야기 보따리를 펼치게 됩니다. 담날을 위해 마무리 할려고 시계를 보니 새벽 12시반이쯤되었네요. 지인들 가시는것 다 배웅하고, 찜질방 가려는데 여주에서 온 지인이 한잔 하자고 합니다. 따라갔다가는 일정에 차질이 생길것 같아서 동해 가기 위해서 계속 달려야 할것 같다고 거짓말 아닌 거짓말을 했네요. 그리고 나서 여주쪽으로 가는데 왜케 추운지... 정말 죽는줄 알았습니다. 여주에서 편의점을 찾아 컵라면(참깨라면 1,200원)을 먹습니다. 다른건 생각 안나고 오로지 따뜻한 국물이 간절했습니다. 이 때가 새벽 1시 14분이네요. 3일 일정인데 집으로 돌아가고 싶었습니다. 돌아가 말아 고민을 하다가.... 40대 중반의 나이에 가족들 눈치보면서 떠난 여행 - 내 삶의 버킷리스트 완성하자고 단단히 마음 먹습니다. 그래도 여행 내내 집에 돌아가고 싶었습니다. 왜냐? 9일과 10일에 잔뜩이나 흐려서 빗방울 날리는데 너무 추웠습니다.

둘째날 일정을 위해서는 울산까지 가야되는데, 이 새벽에 동해안으로 계속 달려서 울산까지 간다는 것이 잘못됐다는 상황판단을 하게 됩니다. 나름 신의한수 였습니다. 그리하여 남으로 달리다보니... 충주까지 오게 됩니다. 새벽에 찬바람 맞으면서 달리는데도 왜케 졸리는지... 저체온과 노면으로부터 오는 통증이 온몸을 힘들게 하였습니다. 충주에 다다르니 대로변에 충주 스파렉스라는 찜질방이 보이더군요. 들간 시간이 새벽 3시4분입니다. 찜질방에 들갔는데, 안에 시설은 깨끗했습니다. 그런데.... 탕 온도가 44도 발 담궜다가 익어 버리는줄 알았습니다. 얼어(?) 있는 몸을 녹이기 위해 들어간 탕에서 죽을뻔 했네요. 간신히 적응하고 찜질방에 내려오니 휴일을 만끽하러 온 손님들이 찜질방에 가득하더군요. 사람 가장 없는곳이 에스키모방(?)인데 에어콘 켜고 춥게 자는 그런 곳이었습니다. 다행히 에어콘을 켜지 않고 시원하다고 느껴져서 그곳에서 잠을 청하기로 했습니다. 아무도 없기에 수건으로 눈을 가리고 누워서 잠깐 잠이 들었는데 5시 가량 되었던 것 같은데 산적 같은 두놈이서 구운 달걀 먹으며 그 시간에 앉아서 떠들고 있었습니다. 잠좀 잡시다라고 한소리 해놓고 그냥 다시 잠을 청해 봅니다.

어설프게나마 자고 일어나니 아침 7시반쯤 되었네요. 힘든 몸 추스리고 씻고 나왔습니다. 앗... 그런데 빗방울이 비치네요. 젠장할... 갈 길이 먼데...

일단 근처 편의점(8시24분)에 들가서 도시락을 먹게 됩니다. 백모씨 제육덮밥 3,900원에 - 사실 이번 여행은 편안하고 안락함 보다는 다른 무언가를 추구하기에 최대한 아끼려 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지도를 검색하니 문경새제를 통해서 쭉 내려가는 길 이었습니다. 일단 문경까지 간 후에 동해를 가던지 아니면 계속 육로로 울산을 가던지 해야겠다 판단후 다시 출발하게 됩니다. 둘째날 이동내내 얼마나 힘들었던지 해의 고마움을 느낀 하루 였습니다. 이동중 빗방울은 날리고 얼마나 춥던지 체력저하로 또 힘들어 집니다. 졸음운전을 피하고 엔진이 열받지 않게 하기 위해서 거즘 1시간 단위로 5분씩이라도 쉬면서 계속해서 스트레칭을 했습니다. 손목털기 어깨 돌리기 등등.

문경에 도착해서는 너무 힘들어서 인근 파출소에 들가서 휴대폰 밧데리 충전좀 부탁 했습니다. 경찰관 아저씨께서는 커피 믹스도 한봉 내주셔서 잠시나마 20분동안 휴식을 취하면서 편안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혼자 당직 서시는데 오랫동안 지체하기가 머하고 앉아서 무거워지는 눈꺼플 때문에도 일어나야 했습니다. 경찰관 아저씨 감사 드립니다.

또 다시 scr은 위엄을 뽐내며 달리기 시작합니다. 동해가 아닌 육로로. 안좋은 기상 상황과 몸 컨디션으로 큰 비가 내리기 전에 울산으로 가자는 결정을 내리게 된거죠. 이동중 너무 힘들어서 이번에는 동네 마을회관이 보여서 들어갔는데, 아무도 안계셨습니다. 잠시나마 컨디션 회복을 위해 한 30분정도 기대서 쉬었던것 같습니다. 시골길을 달리면서 편의점을 찾기가 어려웠는데 그때 발견한 편의점은 정말 가뭄에 단비와도 같았습니다. 원래는 편의점 도시락으로 한끼를 해결하려고 했는데 역시나 컵라면이 눈에 띄더군요. 속을 달래기 위해 이번에는 튀김우동(1,150원)을 먹었습니다. 무슨 맛이라기보다는 온몸을 따뜻하게 데워주는 응급약이었습니다. 일부러 오랫동안 앉아 있으려고 컵라면도 뿔려가면서 먹고나니 다시금 이동할 힘이 생깁니다. 몸은 뻐근하지만 또 달려봅니다. 

조금이라도 울산에 빨리 도착해서 휴식을 갖기위해 최대속도로 스로틀을 땡겼습니다. 그리하여 울산에 도착한 시간이 대략 6시쯤 된것 같네요. 오랫만에 보는 후배 녀석은 저에게 참치를 사준다고 하더군요. 뭐든 좋으니 얼른 간단하게 먹자고 한 후에 근처 식당에서 식사를 합니다. 한잘 걸치고 그간 못다한 이야기들을 하다보니 둘이서 고기 4인분 이상 먹은듯 하네요. 오뎅바로 옮겨서 2차를 먹고 아쉬운 마음에 집에서 한잔 더 한 후에 12시쯤 휴식을 취한듯 합니다. 둘이서 8병 먹었으니.... 뒷날 보대낍니다.

이제 세쨋날이 밝았네요. 깨질듯이 아픈 두통을 호소하면서 4시쯤 일어났습니다. 에고... 6시에 일어나서 해장하기로 했는데. 입은 텁텁하니 마르고 머리는 아프고 속은 쓰리고... 콤보네요. 어제 저녁에 미쳐 확인하지 못한 메일들과 네이버 기사들을 보면서 선거 이후 국정변화에 대해 글들을 읽어 봅니다. 이렇게 두어시간을 누워서 뒤치닥 거리다보니 6시5분쯤 후배가 옵니다. 물부터 달라고 한 후에... 씻고 근처 콩나물 국밥을 먹고 오늘 일정과 향후 만남에 대해 이야기 나눕니다. 원래는 합천으로 바로 갈려고 했는데... 갑자기 노무현 대통령이 보고 싶습니다. 그래서 봉하마을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7시경에 출발하여 봉하에 9시20분쯤 되더군요. 집에는 차마 생존신고 못하고 직장동료들에게 별일 없는지 안부만 묻습니다. 이제 어느덧 여행의 막바지에 이르러서 이번 여행의 합리화를 위해 마지막 지인을 만나러 합천으로 떠납니다. 그 후배는 저의 방문을 받고나서는 류느님(성이 류씨)이라고 칭하며, 너무 즐거워 하였습니다.(원래도 제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데, 아무튼... 너무 감사 드립니다) 담 만남을 기약하며 또 다시 scr은 길을 재촉합니다. 원래는 인근 지역 지인을 한명 더 만나려 했으나 내일 출근하기 위해서 혹시 모를 컨디션 조절을 위해 집으로 달립니다. 12시40분경 경남 거창에 있는 편의점에 들갑니다. 시골지역이라 그런지 도시락은 하나도 안보이고 그나마 제육볶음(3,000원)만 두개 보이길래 하나 집어서 렌지에 넣고 돌립니다. 잠시후 누군가 들어와서 왕뚜껑과 삼각김밥을 사서 제 근처로 옵니다. 앗...나도 저렇게 먹을껄 하는 후회가 들지만 그냥 이게 더 영양가가 있고 맛나지 하면서 위로를 합니다. 점심을 먹고 난후 다시금 달려서 집(전북 익산)에 도착하니 오후 3시40분쯤 되었습니다.

50시간만에 천킬로 정도의 거리를 스쿠터로 달린셈이네요. 어찌하다보니 날씨 때문에 마음만 조금해져서는 시골 국도보다는 고속화된 국도들을 풀 스로틀 상태로 달리게 되어 주변 풍광들은 잘 보지를 못한것이 아쉬움이 남습니다. 다음 여행 기회에는 더 여유롭게 많은 것들을 담아와야 겠네요.

기름값에 34,363원이 사용되었네요. 마지막에 집에서 25킬로정도 남겨두고 기름을 넣었으니 잘 조율했거나 풀 스로틀이 아니었으면 27,000원 정도로 기름값을 마무리 했을듯 합니다. 3끼는 얻어 먹었고, 4끼는 편의점을 이용해서 9,250원 들었고, 찜질방 1회 이용해서 7,000원이 숙박비로 사용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약 5만원 돈으로 천키로정도의 거리 전국일주를 무사히 마쳤습니다. 

이번 여행을 통해서 느낀점은 scr은 최고의 스쿠터이다. 스쿠터가 아니라 사람이 먼저 퍼진다. 되도록 여행은 느긋하게 즐겨라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