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gv 인턴 1+1 행사에 낚여서 냉큼 결제.
이때까지만 해도, 인턴이라고 하니까 취업난 시대에 빡세게 고생하는 20대 인턴의 이야기일줄만 알았지,
설마, [경험많은 70세 인턴] [열정많은 30세 CEO]의 캐치프레이즈를 내거는 영화일줄은 몰랐네요.
까탈스러운 CEO가 보기에 못 미더운 노인 인턴... 이라고 여겼는데, 알고보니 그런 노련한 경험을 무기로 회사를 바꿔나간다!?
뭐 이런 내용일 거라 지레짐작하고 영화관을 찾았습니다.
예상대로 휴머니즘이 짙긴 했지만, 부담스러울 정도도 아니고. 간간히 보여주는 유머는 재치있으면서도, 훈훈합니다.
또한 영화의 주무대인 아직 2년채 안 된 스타트업 회사의 분위기가 이목을 끄네요.
무려 자전거를 타고 회사 내부를 돌아다닐 정도고, 좋은 일이 있을 때는 회사 내부의 종을 울리거나.
실시간으로 지역별 카트 현황, 결제 현황을 분석하면서 아이디어를 내는 장면등이 매력적이었습니다.
거기에 도통 어울리지 않을 것 70세 노인.
한 회사에 40년동안 있으면서 무려 부사장까지 지내고...(미국에도 종신고용이 있군요...) 업종은, 현재 없어진 전화번호부 회사!!!
마치 625를 겪은 할머니들의 이야기처럼, 그 업종만 들어도 세월의 진한 흐름이 느껴지덥니다.
과연 이 사람이 이런 회사에서 적응할 수 있을까??
이것이 이 영화의 최대 떡밥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역시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인성은 가장 강력한 무기입니다.
아이폰도, 맥북도, 데이터마이닝도 아니고, 이같은 테크놀로지 사회에서도, 결국 중요한 것은 오프라인에서 사람 대 사람으로 보여줄때의 면모.
CEO가 엄마에게 문자를 잘 못 보냈을 때도
'서버로는 못 막아요!' 라며
결국 직접 쳐들어가서 수동으로 삭제하는 배짱 ㅋㅋ
아무리 지금처럼 첨단기술이 발달한 사회라고 해도 가장 무식하고 단순한 방법으로 해결해야 할 때도 있는 법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대의 변화도 확실히 보여주네요.
예를 들어, CEO의 남편.
자신도 마케팅 분야에서 커리어를 쌓고 있었는데도, 아내의 성공으로 전업주부로 전환.
결국 흔한 이야기처럼 자신의 남성성에 회의를 느끼거나 쓸쓸함을 느끼지만....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는 결국 결혼생활에 종지부를 찍게 되지만, 여기서는 다른 선택을 보여줍니다.
그 영화가 개봉한지도 벌써 9년이 지났는데, 그만큼 세상은 조금 진보(?) 한 걸까나요.
자잘한 사건부터 큰 사건까지, 사건끼리의 유기적인 연결성은 다소 부족하고,
뒤로 갈수록 다소 미적지근하거나 시시하기도 하지만,
감독이 보여주고 싶어하는 부분은 일관되게 전해진듯한, 그런 영화였습니다.
그 테마가 훈훈하니, 영화를 본 뒤의 감상도 개운하네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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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졸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