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하고 어찌보면 심각한 영화에 이런 말이 안 어울릴 거 같지만 보는 내내 눈하고 귀가 즐거웠어요.
잘 찍고 잘 만들면 어떤 심각한 내용을 가져다놔도 일차적으로 감각이 즐거워요. 그것만으로 보는 내도록 전혀 안 지루했어요.
작년 초에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를 무척 재밌게 봤는데 첫 씬부터 끝까지 카메라가 피아노와 합주하는 거 같았거든요.
내용과 감흥은 볼 때마다 다른데 그냥 영화를 떠올리면 그 음악과 카메라 움직임이 같이 떠올라요. 그건 그 영화만이 줄 수 있는 거라 자꾸 다시 보게 되구요.
시카리오 첫 씬을 보면서 아 이 영화도! 싶더라구요. 그냥 배경음악이 아니라 사건과 같이 달려나가는 또 다른 대원 같았어요. 델 토로만큼이나 연기를 잘하는..
특히나 출동할 때 자동차 소리와 섞여드는 음악(또 듣고 싶어요!)이라든지 같이 달리는 카메라라든지 무너지기 직전 일상의 공간을 비추는 빛, 먼지라든지 그런 것들이 막 리듬을 갖고 나오니까 심각한데 한편으로 마음은 막 들썩들썩거리더라구요 ㅎㅎ
아무튼 간만에 영화 잘 봤어요. 지난 주에 보려던 걸 한 주 미뤄 본건데 히말라야 다음에 제대로 힐링했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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