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조커가 재밌었던 포인트 두 개.2

1. 복수의 카타르시스?

워낙 처음부터 맞고 시작하는 바람에.. 초반부터 아서에 동정을 느끼며 감정이입이 되더군요. 

주인공 캐릭터에 감정이입이 잘 된체 일어나는 살인은 영화적 경험으로 제게 처음인 거 같아요. 

복수라기는 애매해서, 범죄로서의 살인은 분명한데, 감정 이입되는 주인공이 범죄로서의 살인을 대놓고 하는 영화는 제게는 꽤 낯설어요. 나쁜 놈, 악당을 죽이는 영화가 아니랍니다.

그래서 그런지, 살인에서 느껴지는 쾌감이 저를 좀 민망하게 하네요. 변태 성욕을 느낀 거 같은 불편한 느낌이라고 할까요? 아니 이런 느낌 느껴도 되나? 이런 생각이 스쳐지나갑니다.

이게 테이큰 같은 복수는 아니라서 그런 종류의 쾌감과는 전혀 달라요. 

그냥 일상의 부조리에 아 저 xx 죽이고 싶네 하는 생각은 누구나 한 번쯤은 해봤을 거 아니에요? 그 정도보다는 조금 더 나쁜 상황에서 터지는 거지만..

아서는 거기서 터지는 거죠. 정신적인 불안감을 갖고 있는 캐릭터라 터져도 이상할 게 없어서, 그 살인이 너무한 대응이라고 생각되지 않아 감정이입이 깨지지 않습니다. 

정신적인 불안감과 살인충동의 밸런스가 잘 이뤄져서 그런 거 같아요. 

나중가면 치료를 중단하고 더 불안해진 상태에서 더 가볍게 살인이 이뤄지는데도 과하다는 느낌이 안들어요! 가벼운 살인에서도 조커에 대한 감정이입이 안 깨진다니까요. 참 이상한 쾌감이에요.

정신적인 문제가 잘 안 그려진 초반의 상태에서, 후반부처럼 더 가볍게 살인했으면 조커에 감정이입 될리가 없었을 거에요.

2. 1987 범죄자 버전의 쾌감?

1987에서 막판에  엄청 많은 사람들이 광화문에 모인 장면을 보며 느끼는 쾌감이 있었잖아요. 이상하지만 그 비슷한 쾌감이 조커에서도 있어요.

고담시티는 부조리한 사회에요. 자본주의의 병폐를 그대로 보여주죠. 

돈 있는 자가 뭐든 하는 사회. 고담에서 제일 큰 회사의 경영자가 정치까지 진출해서 해먹으려는 사회거든요. 

메스컴을 타면서 아서의 첫번째 살인이 부조리한 사회에 대한 저항의 시초로 변질되는데,

고담시티가 현실과 크게 동떨어진 사회가 아니라, 폭동을 일으키는 일부 시민들에 대해서도 감정이입이 참 잘되요. 그래서 아 저 정도면 폭동 할 만 한거 같다는 생각이 살짝 들어요.

그나마 폭동=살인이라는 느낌은 없어서 앞서처럼 불편하지는 않은데,

고담시티를 엉망진창으로 만드는 수많은 군중들을 넓은 앵글로 보여주면서, 1987의 민주운동에서 느꼈던 비슷한 쾌감이 느껴지는 게 살짝 민망하더라고요. 

세상을 바꿀 솔루션이 폭력이라고 제시하는 거에 설득당하는 느낌??

 돈에 의해 나눠진 인간 계급의 유일한 저항은 범법처럼 느껴지게 되요. 법은 있는 자들의 돈을 지켜주는 수단인 거 같아요. .

 그 군중들이 그냥 범죄자가 아니라, 부조리한 사회에 대한 반항인 것인데, 부조리한 사회. 우리가 처한 사회아닙니까. 역사적으로는 더할나위 없고요.

고담시티는 현실과 크게 동떨어진 사회는 아닌거죠. 그래서 군중들의 과격한 솔루션에 묘한 쾌감을 느끼게 됩니다. 이런 생각이 들어도 되나? 하는 불편함이 있어요. ㅋㅋ

3. 정리.

이건 범법에 대한 쾌감같아요. 그런 쾌감을 느낀다는 거에 살짝 자책감이 느껴지는 거구요. ㅋㅋ

더 괴랄한 건, 그 군중들이 추앙하는 게 조커랍니다. 거기서 탄생하는 거죠. 민중의 히어로!! 조커!! 아 괴랄하다..

이 이상한 느낌.....느껴보셔요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