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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철 감독이 연출한 1970년 작 <맨발로 왔다>는 가수를 꿈꾸는 시골 출신 청년이 서울로 올라와 주먹으로 유명해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전라도 어느 지역에서 주먹으로 유명한 성철(박노식)은 서울에 있는 누이동생도 만나고 꿈이었던 가수를 하기 위해 고향 친동생을 남겨 두고 떠납니다. 상경한 첫날 패싸움을 벌이다가 조폭 보스인 도왕성에게 매수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카페에서 노래를 부르던 지숙(최지희)을 만나게 되고 성철은 지숙과 함께 도왕성의 손아귀에서 벗어납니다. 하지만 머지않아 성철은 도왕성 일당에게 잡히고 되고 원래 도왕성의 연인이었던 지숙 마저 그에게 돌아가려합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50,60년대 일본영화의 분위기가 물씬 느껴지는 작품이었습니다. 당대 액션 스타였던 박노식이 주인공을 맡고 있는데 다른 배우가 생각이 안 날 정도로 적역 캐스팅이었고 낯은 익는데 이름은 낯설었던 최지희 배우는 서구적인 마스크로 당시 종속적으로 보였던 여성 캐릭터가 좀 더 입체적으로 보일 수 있도록 연기를 해내고 있습니다.
배우의 존재감을 제외하고 여러 모로 아쉬운 작품이었습니다. 일단 편집에 있어서 튀는 부분이 너무 많아 일일이 언급하기가 힘들고 황당한 설정들이 극의 집중도를 떨어뜨리기도 했습니다. 예를 들면 센 사투리를 구사하는 주인공이 뜬금없이 연인의 도움으로 서울말을 갑자기 쓴다는 설정은 왜 들어가게 되었는지 도저히 모르겠더라고요. 또한 가장 기본적인 설정인 주인공이 왜 가수를 꿈꾸는지도 그리고 주인공과 잘 어울리는지도 모르겠고요.
서울이 꿈을 이루어지는 곳이라는 환상을 보여줌과 동시에 그 환상을 철저히 깨부수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기본적인 만듦새에 있어 아쉬운 부분이 너무 많은 작품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네요. 다만 박노식, 최지희라는 배우의 존재감은 분명했던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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