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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기 감독이 연출한 <할머니의 외출>은 가족을 막 떠난 보낸 가장이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요양원에 보내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품입니다.
인식은 얼마 전 지병을 앓고 있던 아들을 보내고 고등학생인 딸 소진과 어머니를 모시고 살고 있습니다. 혼자서 딸을 키우고 치매에 걸린 어머니도 모시는 것이 힘에 붙이던 찰나에 친한 후배와 회사 상사의 권유로 어머니의 요양원 행을 생각해봅니다. 단지 자신의 윤리의식으론 어머니를 버린다는 모습으로 비쳐질까 두려워하지만 요양원을 둘러보고 할머니를 아끼는 딸의 승낙도 받아낸 인식은 마음을 굳힙니다.
매일 아침 7시 30분에 약을 먹어야 하는 할머니인데 소진은 수학여행을 떠나게 되고 인식은 요양원 입원일을 결정하는 날, 인식은 후배와 술을 먹고 집에 들어오지 않게 됩니다. 둘을 대신해서 낮 시간 동안 할머니를 봐주는 숙모는 할머니가 아침 약을 안 먹은 줄 알고 또 다시 약을 할머니에게 드립니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을 보낸 그리고 심지어 앞으로 또 보내게 될 한 남자의 이야기입니다. 모든 면에서 성실한 이 남자는 자신의 윤리의식도 굉장히 강한 사람입니다. 그래서 어머니의 요양원 입원에 대한 타인의 시선에 엄청 예민해합니다. 영화 속에서도 3,4번 반복될 정도입니다. '제대로 자신이 귀찮아서 그러는 것이 아니다.'라는 말이 반복해서 되뇝니다. 그의 마음이 실제로 그렇다고 해도 타인에게 지속적으로 이렇게 어필한다는 것 자체가 부정적으로 본다면 위선으로 보일수도 있는 것 같습니다. 이 모습을 뒷받침해주는 것이 어머니를 홀로 두고 후배와 술을 먹는 장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로 희생적인 인물은 현실에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습니다.
60분의 짧은 장편영화입니다. 솔직히 단편이나 40분짜리 중편으로도 충분히 만들 수 있는 작품이라고 보입니다. 이 작품은 대구시의 지원으로 만들어진 작품인데 지역성을 전혀 느낄 수 없는 게 조금 의아했습니다. 숙모를 제외한 모습 인물이 서울말을 쓰고 심지어 소진의 친구들도 그러합니다. 캐릭터, 배경 등 모든 것이 지역색이 1도 없는 작품이었습니다. 아무튼 조금 이해가 가지 않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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