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에펠]을 보고(스포)

마르탱 부르불롱 감독이 연출한 <에펠>은 프랑스 파리의 상징인 '에펠탑'의 설계자인 구스타프 에펠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1886년 건축가인 에펠(로망 뒤리스)은 뉴욕에서 자유의 여신상 건립에 참여하고 고향 파리로 돌아왔습니다. 정부는 3년 뒤에 열린 세계 만국 박람회를 위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원하는 과정에서 에펠은 300미터짜리 금속탑을 제안합니다. 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20년 만에 나타난 전 연인 아드리엔(에마 매키)은 지인이자 친구인 앙투안의 아내가 되어 있는 모습을 보고 더욱 더 자신의 목표를 공고히 합니다.

에펠 입장에선 원하지 않은 이별이라 그녀가 자신을 떠났다고 여깁니다. 아드리엔에겐 이유가 분명했고 다시 만난 에펠을 보고 마음이 다시 흔들리고 둘은 다시 뜨겁게 사랑에 빠집니다. 이를 눈치 챈 남편 앙투안은 에펠탑 건립에 자신의 막강한 권력을 이용해서 방해를 시작합니다.

이 영화는 역사적으로 너무 유명한 건축물을 만든 남자의 러브 스토리입니다. 가난하지만 전도유명한 건축가가 부르조아 집안의 딸과 사랑에 빠지지만 여자 집안의 반대로 헤어지고 20년 만에 다시 만나는 클리셰 가득한 이야기입니다. 그렇지만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 에펠탑을 만든 사람이라면 흥미가 좀 생기긴 합니다. 그리고 20년 만에 다시 만난 연인과 어떻게 다시 연결될까도 궁금하고요.

구스타프 에펠 역시 계급에 오는 장벽을 넘기가 너무나 힘듭니다. 그건 일이든 사랑이든 마찬가지이죠. 이 힘든 과정을 겪어와서 그런지 친딸이 자신의 사무실의 인턴과 사랑에 빠지는 것을 처음엔 일부러 모른체하죠. 자신과 아드리엔의 관계처럼 결말을 맺을까봐 겁이 나서죠.

에펠탑을 만드는 과정이 궁금하긴 했지만 이 과정이 메인 이야기가 되는 둘의 사랑과 잘 연결되는지 모르겠습니다. 마지막에 에펠탑의 모양이 'A' 모양이라는 것(아드리엔의 첫 음절) 이외엔 서로의 이야기가 잘 녹아 드는 것 같진 않습니다. 고전적인 플롯의 이야기이지만 너무 관습적으로 구성되어있어서 다른 멜로드라마와의 차별성을 전혀 느낄 수가 없었습니다. 그것은 로망 뒤리스라는 너무 익숙한 배우에서 오는 것도 있을 것이고 20년의 세월이라는 것을 영화 속에서 잘 표현하지 못함도 있는 것 같습니다.

거의 130년 전에 만든 건축물이라는 것이 놀랍긴 하더라고요. 그리고 역시나 제대로 지지를 받지 못하고 만든 건출물이기도 하고요. 에펠은 대단한 선동가이자 웅변가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지만 멜로드라마의 주인공으로선 이야기에 썩 녹아들지 않아 보인 캐릭터와 작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