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하늘의 푸르름을 아는 사람이여]를 보고(스포)

나가이 타츠유키 감독이 연출한 <하늘의 푸르름을 아는 사람이여>는 두 자매와 한 남자의 꿈과 사랑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작은 시골마을에서 사는 아오이와 아카네 자매는 부모님 없이 서로에게 의지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여고생인 아카네에겐 신노라는 친구가 있습니다. 그는 프로뮤지션이자 멋진 기타리스트를 꿈꾸며 도쿄로 상경을 하려합니다. 그런데 신노는 아카네와 함께 가자고 말하지만 아카네는 이를 거절합니다.

그리고 시간 13년이 흐릅니다. 어엿한 직장인이 된 아카네는 여전히 동생과 함께 마을에서 살고 있습니다. 꼬마였던 아오이도 이제 커서 고등학생이 되었고요. 겉으론 아무 문제없어 보이는 이 자매이지만 아오이는 언니에게 부채감이 있습니다. 자신 때문에 꿈을 제대로 펼치지 못한 언니에게 너무 미안한 감정을 안고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신노가 유명 트로트 가수의 백밴드로 고향에 돌아옵니다. 마을에서 공연을 열려고 하는데 이를 담당하는 사람이 아카네가 됩니다. 많이 변해보이는 신노는 자신의 생활에 만족못하는 조금은 거만한 뮤지션이 되어있었습니다.

한편 꼬마 때 언니 손을 잡고 신노가 연습했던 신사에 들린 아오이는 놀랍게도 당시의 모습을 하고 있는 신노를 만나게 됩니다. 알고 보니 고등학생 신노의 시간은 그 곳에 머물러 있었던 겁니다. 그러니까 다른 사람에게 13년의 세월이 고등학생 신노에게 하루 이틀 밖에 안 된 것이죠. 혼란스러운 아오이는 현재의 실망스러운 모습의 신노와 꿈에 가득 찬 신노의 모습을 번갈아 바라보게 됩니다.

시간과 공간 모두 중요한 작품인데요. 시간의 개념이 좀 독특하게 사용되는 작품입니다. 즉 선형적인 흐름이 있는데 거기에 마치 평행 세계가 또 존재하는 것입니다. 타임라인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고등학생 신조의 대사로 어느 정도 파악은 되지만 솔직히 잘 이해가 가는 건 아닙니다. 특히 신조가 머무는 공간에 두 자매가 한 번도 그 사이에 가보지 않았다는 점이 이해하기가 어렵더라고요. 특히나 아카네와 신노는 좋아했던 사이였으니까요.

아무튼 이 점은 인정을 하고 들어가서 이야기를 보자면 일본영화나 애니메이션에서 많이 보았던 내용입니다. 희생하는 가족 그리고 그 희생이 무언가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되는 거죠. 그리고 그 희생이 자신 때문이라고 힘들어하는 주인공 캐릭터도 있고요. 하지만 이 모든 중심에는 '사랑'이라는 키워드가 들어갑니다. 이 '사랑'은 그러니까 모든 종류에 대한 것입니다. 이'사랑'에 대한 서로의 생각을 이해하는 과정을 이 영화는 보여줍니다. 물론 그 사이에 갈등과 오해는 필수이고요.

감독의 전작인 <마음이 외치고 싶어해>과 마찬가지로 학교와 음악이 중심이 되는 작품입니다. 물론 작화도 비슷하고 그에 따른 정서도 흡사합니다. 아마도 전작을 재밌게 본 관객이라면 만족할만한 작품이 될 것 같습니다.

p.s 엔카를 부르는 가수를 '트로트' 가수라고 번역하는 게 조금 걸리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