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레벤느망]을 보고(스포)

오드리 디완 감독이 연출한 <레벤느망>은 예기치 못한 임신을 하게 된 한 대학생을 다루고 있는 작품입니다.

1960년대 초반, 대학생 안(아나마리아 바토로메이)는 작가를 꿈꾸며 대학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생리가 멈추고 이상 징후를 느낀 안은 산부인과에서 임신 사실을 확인하게 됩니다. 앞으로 꿈에 대한 확신이 분명했던 안은 중절 수술을 위해 몇 명의 산부인과를 방문하지만 모두 거절당합니다. 당시에 중절 수술은 큰 범죄이고 산모와 의사 모두 처벌을 받게 되어있었습니다.

꿈도 꿈이지만 홀로 아이를 키울 자신이 없었던 안은 친구들에게 사실을 털어놓고 도움을 받기 원합니다. 그러나 절친이었던 친구들은 등을 돌리고 탐탁지 않게 생각했던 남자에게 불법 시술을 하는 곳을 안내 받습니다. 10주차에 접어든 안은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습니다.

가장 먼저 크리스티안 문쥬 감독의 <4개월 3주... 그리고 2일>이 떠오르는 작품입니다. 그 작품은 87년 루마니아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었고 정치적인 색깔이 들어간 작품이라면 <레벤느망>은 개인과 당시 사회상에 좀 더 집중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프랑스의 작가, 아니 에르노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다룬 수필 <사건>을 원작으로 하는 이 작품은 60년대 초반 20대 여성으로서의 삶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비슷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작품은 많았지만 이 작품처럼 중절에 대한 묘사가 강하게 들어간 작품은 없었을 것 같습니다. 특히나 안이 중절 수술이후 홀로 고통 받는 모습에서 마차 스크린을 계속 주시할 수 없을 정도로 아픔이 느껴졌습니다.

이 작품의 주인공인 안 역할을 맡은 아나마리아 바토로메이가 영화 전체를 이끌고 나가는 작품입니다. 영화를 다 보고 난 사실이었는데 얼마 전에 제작 10년 만에 개봉한 <비올레타>에서 비올레타 역을 맡았던 꼬마 숙녀가 10년이 지난 후 이 역할을 맡았던 것이 놀랍더라고요. 아무튼 이 어려운 캐릭터를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체화한 그녀는 각종 시상식을 많은 상을 받았습니다.

현재 나라마다 중절 수술에 대한 법이 어떻게 다른지 모르겠지만 60년 전 당시의 사회상을 생각만하더라도 여성의 삶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상상도 안 갈 정도입니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계속해서 갖고 고민한다면 해결책이 조금씩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하고 희망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