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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다연 감독이 연출한 <헝거>는 '빌딩'에서 사는 소녀가 행복한 자신을 찾기 위한 성장통을 그린 작품입니다.
일명 '빌딩'이라고 불리어지는 고층 건물에 살고 있는 유지와 그녀의 가족들은 가난한 마을인 '하촌'이라는 단어를 입에 오르기도 꺼려합니다. 단지 어린 동생들과는 달리 유지는 생각이 다릅니다. 심지어 유지의 부모들은 빌딩에서 더 이상 경제적으로 살 수 없는 환경이 눈앞에 왔음에도 그러한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까지 하촌 출신의 소녀가 유지의 집에서 가사도우미로 일했는데 어느 순간 사라졌고 그녀와 관계가 남달랐던 유지는 그녀가 살고 있는 하촌에 대해 궁금해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막내 남동생의 상담차 엄마 대신 학교로 찾아가는 유지. 그런데 지구 종말의 기운이 도시 속에 퍼지고 남동생과 유지 그리고 이들을 태우고 이동하는 봉고차를 운전하는 상담선생이 텅빈 거리를 달리고 있습니다. 커다란 구를 발견한 유지는 자신도 모르게 차에서 내려 그 곳을 향하는데 그곳엔 또 다른 '나'가 존재합니다.
신도시나 재개발 지역을 보면 흔히 볼 수 있는 경제 불균형을 이 작품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뉴타운 바로 옆에 아직 개발되지 못 한 철거 촌들이 심심치 않게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이 현상을 더욱 더 심각하게 하는 것은 기성세대가 벽을 높게 쌓아 갈라치기를 하는 것입니다. 브랜드 아파트와 주공 아파트의 간극. 주공 아파트의 아이들은 브랜드 아파트의 놀이터에서 놀지 못하게 합니다.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지옥과 같은 현상이죠. 이 작품에서도 유지의 부모들은 이런 모습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행복한 나를 꿈꾸는 유지는 결국 현재의 모습에선 행복해지가 어렵다고 판단합니다. 그리고 그녀의 선택은 엔딩에서 결정되죠.
화려한 기술력이 포함된 작품은 아니지만 독립영화로서 최소한의 자본으로 sf장르의 기본적인 볼거리를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거대 자본의 작품들과 비교하긴 힘들지만 '유지'라는 캐릭터를 설명해주는 데엔 큰 무리가 없어 보였습니다. 그리고 디스토피아적인 세계관을 제시하는 느낌도 일정 부분 보여줬고요. 무엇보다 감독이 무엇을 말하는지 분명하게 보여주는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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