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매스]를 보고(스포)

프랜 크랜즈 감독이 연출한 <매스>는 두 부부가 커다란 사건을 겪은 후 한 자리에 모여서 갈등을 해결하려는 이야기입니다.

조용한 작은 마을의 교회에서 일하는 주디는 교회 한 쪽 방에서 테이블과 의자를 배치하며 앤소니에게 도움을 청합니다. 무언가 중요한 일이 있는 듯이 주디는 정신이 없어 보입니다. 그리고 켄드라라는 여성이 찾아와 방 안 이곳저곳을 지적합니다. 어쩔 줄 몰라 하는 주디의 모습이 그러지는 와중 게일(제이슨 아이삭스), 제이(앤 도드) 부부가 차를 몰고 교회로 도착합니다. 그리고 이어 리차드(리드 버니), 린다(마샤 플림튼) 부부도 교회 안으로 들어옵니다.

여전히 눈치를 보는 주디는 자리를 내어주고 방을 나갑니다. 서로 서먹해 보이는 두 부부. 린다는 제이에게 꽃 선물을 건네줍니다. 서로가 아이스 브레이킹 할 시간을 가지기 위해 서로의 안부를 묻습니다. 그리고 무언가 두 부부 사이에 커다란 사건이 있는 것 같은데 마치 그 일을 언급하면 안 되는 것처럼 두 부부는 조심합니다. 하지만 이들이 모인 이유는 바로 그 말하기 힘든 사건 때문입니다. 그것은 린다, 리차드 부부의 아들, 헤이든이 제이, 게일 부부의 아들, 에번을 살해했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사건의 경과는 좀 되어 보이고 서로가 이렇게 만나는 것도 오랜만인 것 같습니다.

헤이든은 아마도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어 보이고 폭력성도 갖고 있는 10대로 보입니다. 린다와 리차드는 아들이 왜 그런 일을 벌였는지 그리고 그 이전에 어떻게 관심을 가졌는지에 대해 피해자 부모에게 설명합니다. 그리고 제이, 게일 부부도 이 자리에 온 이유가 용서와 화해이기 때문에 경청을 합니다. 하지만 아들을 먼저 보낸 부모의 심정으로 용서란 쉽지가 않습니다. 그리고 가끔씩 사무적으로 보이는 리차드의 말투도 게일을 거슬리게 합니다.

이들이 자신들이 사는 곳과 떨어진 왜 이렇게 먼 곳, 그리고 '교회'라는 곳에서 이런 자리를 만들게 되었는지 구체적으로 드러나진 않지만 영화 후반부에 감독은 분명히 말해주고 있습니다. 찬송가의 가사와 린다의 마지막 대사로요.

최근 몇 년간 본 작품 중 가장 연기 앙상블이 좋은 영화였습니다. 한 공간 그리고 아이들의 다툼 혹은 사건으로 인해 모인 부모들의 모습을 보니 로만 폴란스키의 <대학살의 신>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그 작품은 코믹적인 톤으로 풀었다면 이 작품은 아주 진중하고 감정의 바닥까지 표현하는 작품입니다. 제이슨 아이작스를 제외하곤 솔직히 낯익은 배우가 없었습니다. 사실 알려지지 않은 배우를 만나게 되는 영화에선 그 배우에게 적응되기까지 시간이 걸리지만 이 작품에선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그 만큼 네 배우의 연기와 케미스트리가 엄청났기 때문입니다.

이 작품의 오프닝 몇 분에서 아마도 답답함을 느끼는 관객들이 분명 있을 것 같습니다. 분명 예상되는 사건이 있는데 두 부부의 입에서 그 말이 나오기까지 거의 30분이상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그 사건을 말하는 것이 대단한 비밀을 언급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리고 대부분 예상되기 때문에 그러한 감정이 일어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후반부에 이르면 왜 그들이 그 말을 하기 힘든지가 네 배우의 캐릭터와 연기를 통해 이해됩니다.

숨 막힐 것 같은 작은 방에서 이루어지는 이 작품은 엄청난 감정이입을 통해 관객들을 설득시키는 작품입니다. 그리고 아이가 있는 부모가 관객이라면 각오를 하고 봐야 영화를 끝까지 볼 수 있을 것 같은 작품입니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엔딩부분이 종교영화로 비치는 부분도 살짝 있지만 종교인이 아니더라도 찬송가의 가사와 린다의 마지막 대사는 누구라도 공감할 수 있는 장면이었습니다. 이 장면 때문이라도 다시 보고 싶은 작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