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썬다운]을 보고(스포)

미셸 프랑코 감독이 연출한 <썬다운>은 멕시코의 한 휴양지에서 갑작스러운 부고 소식을 들은 한 남자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닐(팀 로스)은 여동생 앨리스(샤를로뜨 갱스부르), 두 조카와 함께 런던에서 멕시코로 여행을 와 있습니다. 평화로운 것도 잠시 갑작스런 어머니의 부고 소식을 듣게 됩니다. 바로 짐을 싸고 공황에서 런던행 비행기에 오르려고 하는데 닐이 호텔에서 여권을 두고 왔다고 합니다. 할 수 없이 여동생 가족만 런던으로 떠나고 닐은 여권을 찾으러 호텔로 가려고 합니다. 근데 닐은 자신이 묵었던 호텔이 아니라 다른 허름한 호텔로 향합니다. 사실 닐은 여권을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 이곳을 떠나기 싫었습니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지만요.

마침 금요일 저녁이라 영사관에서 여권을 다시 만들 수 없는 상황이 되고 닐은 여동생의 독촉에만 월요일까지 멕시코에 머무를 수 있습니다. 그 사이에 휴양을 즐기고 젊은 여성을 만나 사랑에 빠지기도 합니다. 월요일이 되어도 닐에게서 소식을 듣지 못한 앨리스는 장례를 다 치룬 뒤 전화가 되지 않는 오빠를 찾아 다시 멕시코로 돌아옵니다. 멀쩡히 휴양을 즐기는 닐을 보곤 화가 끝까지 치밀어 오르지도 해야할 일이 앨리스와 닐에겐 남아 있었습니다. 그것은 어머니가 남긴 유산 상속에 대한 분배였습니다.

사실 닐의 행동은 정상적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그 행동에 대한 진실은 영화 후반부에 등장하는데 그의 선택에 대한 찬반은 분명 나누어질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식된 도리로써 어머니의 마지막을 지키지 않는다는 것에 찬성하기 쉽진 않을 것 같습니다.

멕시코 출신의 감독 미셸 프랑코는 이미 <크로닉>이라는 작품을 통해 팀 로스와 호흡을 맞추었고 전작인 <뉴 오더>등의 작품에서 멕시코의 현재를 여과 없이 보여주는 연출을 구사했습니다. <썬다운>에서도 낯선 이방인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멕시코 멋진 휴양지의 풍광도 있지만 그 사이에서 벌어지는 끔직한 범죄 현장도 함께 보입니다. 그리고 닐 또한 이 끔찍한 현장의 중심이 되기도 합니다.

멕시코의 현실을 냉정하게 바라보는 감독의 시선과 동시에 카뮈의 <이방인>을 보는 듯한 주인공의 허무한 모습이 겹쳐지는 작품입니다. 세상을 다 놓는 듯한 모습이 마치 멕시코의 현재를 보여주는 듯한 느낌이 드는 작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