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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준하 감독이 연출한 <인플루엔자>는 간호사 '태움'에 관한 이야기이자 한 집단의 폭력성이 어떻게 대물림이 되는지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3개월 차 간호사 다솔(김다솔)는 새로운 전염병으로 인해 인력난을 겪는 병원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작은 실수에도 선배 간호사들은 득달같이 폭언과 폭행을 행합니다. 그러던 와중 신입 간호사 은비(추선우)가 오게 되고 다솔은 은비를 교육하게 됩니다. 교육 첫 날 다솔은 그 동안 자신이 당했던 일들을 신입에겐 절대 하지 않을 것을 다짐하며 둘은 술자리까지 갖게 됩니다.
하지만 은비의 실수가 끊이지 않자 다솔도 선배 간호사와 같은 폭언을 하게 되고 그 수위는 점점 더 올라갑니다. 심지어 은비는 늦게 간호사가 되어 다솔보다도 나이도 많은 상황이라 그 자괴감은 더욱 더 큽니다. 특히나 같은 뜻을 갖고 있던 사람이라고 여겨서 그런지 충격은 더욱 더 크고요.
먼저 '태움'이란 영혼이 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 라는 뜻으로 선배 간호사가 신임을 교육하는 과정에서 괴롭힘으로 길들이는 방법이라고 합니다. 잘 알지 못했던 분야라 그런지 영화를 보고 충격이 컸는데요. 수 년 전에 결혼한 간호사들이 순번을 매겨 임신을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충격을 받은 적이 있었는데 태움도 영화를 보니 정신적인 피로도와 더불어 충격이 클 것 같았습니다.
영화의 구성이 독특합니다. 어떤 사건이 벌어졌고 사건의 희생자 동생이 주인공을 찾아옵니다. 그리고 주인공의 과거 그러니까 사건 이전의 병원에서의 근무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희생자는 있지만 가해자는 없는 안타까움 결말이 남겨집니다. 다수의 가해자로 인해 누구를 특정할 수 없는 이 구조는 마치 군대에서의 폭행이나 학폭을 떠올리기도 합니다.
사실 매끄러운 연출이라고 볼 수 있는 작품은 아닙니다. 특히나 기술적인 문제가 여러 군데에서 보입니다. 사운드 쪽에서 조금 그런 면이 보이는데 제작환경을 생각하면 어느 정도 이해는 갑니다. 그래도 주어진 조건 속에서 배우들의 연기와 리얼함을 돋보이게 하는 연출도 훌륭했습니다. 그리고 엔딩에서의 충격적인 장면은 기억에 오랫동안 남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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