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4일 개봉하는 프랑스 영화 <9명의 번역가>를 시사회로 먼저 보았습니다.

평일 저녁 시사회가 아닌 주말 시사회라 맘 편히 볼 수 있었네요.

영화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시리즈의 최종편 출간을 앞두고 비밀유지와 화제성을 위해

해당 소설의 판매량이 제일 많은 9개 언어(프랑스, 중국,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러시아, 스웨덴, 덴마크, 그리스)의 번역가들을

요새 같은, 하지만 최상의 조건들이 갖춰진 모처에 격리시키고 번역 작업에 들어가는데

이것이 유출되고 공개 협박이 이어지고 결국 차례차례 공개되는 사태가 벌어지면서 그 범인을 찾기 위한 의심과 긴장감이 이어지게 됩니다.

실제 있었던 사건을 영화화한 것은 아니지만 실제 영화의 모티브가 된 일은 있었다죠?

시리즈가 모두 영화화되기도 해서 잘 알려진 <다빈치 코드> 시리즈 중 <인페르노> 편을 출간시

실제로 11명의 번역가들을 이탈리아 출판사 지하 벙커에 가둬놓고 번역작업을 진행했다는.....ㅋㅋ

그런데 따지고 보면 이게 그리 낯선 소재는 아니죠?

우리의 수학능력평가 문제 출제위원들은 매년 한달 이상 철저하게 격리/통제된 호텔에서 합숙을 하니까 말이죠. ㅎㅎ

영화 속 많은 배우들이 나오지만 우리에게 익숙한 배우는 올가 쿠릴렌코 뿐입니다.

007 퀀텀 오브 솔러스에서는 다니엘 크레이그와, 오블리비언에서는 톰 크루즈와 호흡을 맞췄고, 

얼마 전 우리영화 <배니싱>에서는 유연석과 함께 출연하기도 했죠.

올해 우리나이로 44세의 나이에도 여신같은 자태와 미스테리한 신비감 마저 아낌없이 보여주더군요.

하지만 이처럼 낯선 배우들과 익숙하지 않은 불어 대사들로 전개되지만

밀폐 감금된 공간 속에서 연이어 터지는 사건들과 끝없는 의심과 불신으로 인한 긴장감이 끊임없이 이어집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떨칠 수 업는 단 한사람의 이름이 계속 머릿속을 가득채웁니다.

아가사 크리스티......

오리엔트 특급 살인사건, 나일강의 죽음, 비뚤어진 집 등 한정된 공간과 

도저히 범인을 특정 지을 수 없이 모두를 의심할 수 밖에 없는 끝없는 두뇌싸움이 이어지는

아가사 크리스티 여사의 추리소설과 영화들을 보는 듯한 긴장감과 쾌감을 이 영화에서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네요.

추석연휴가 끝난 다음주 유일한 볼만한 영화는 이 영화 <9명의 번역가> 단 한편 뿐인듯 싶은데,

특별한 고민 없이 선택해서 보아도 결코 후회하지 않으리라 추천하고 픈 영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