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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아놀드 감독이 연출한 <놀랍도록 줄어든 사나이>는 알 수 없는 구름에 노출된 한 남자에게 신체적 변화가 생기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로버트 스콧은 아내 루이스와 함께 요트에게 일광욕을 즐깁니다. 아내에게 잠깐 방으로 들어간 사이에 알 수 없는 구름이 로버트를 스쳐 지나갑니다. 그리고 몇 개월이 흐른 후 로버트는 옷이 몸에 잘 안 맞고 길이가 길어졌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병원에서 진단 결과 몸은 앞으로 더 줄어들 것이며 치료제를 개발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치료제보다 로버트의 몸이 작아지는 속도가 빨라집니다. 상심한 로버트에게 의사가 개발한 약을 주게 되는데 더 이상의 몸이 작아지는 현상을 막게 합니다. 하지만 이도 오래가지 못하고 로버트의 몸은 주먹 크기만큼 작아집니다. 그리고 인형의 집과 같은 곳에서 생활을 시작하게 됩니다.
최근 맷 데이먼 주연의 <다운 사이즈>나 과거엔 <이너 스페이스>등의 작품들처럼 작아지는 인간을 그린 작품들이 있었습니다. 이런 영화들의 원류가 되는 작품 중의 하나가 바로 <놀랍도록 줄어든 사나이>입니다. 리처드 매디슨의 소설 <줄어드는 남자>를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이야기의 흥미로움도 있지만 57년에 제작된 당시로서 놀라운 이미지를 보여준 작품입니다. 특히나 주변 사물과 대비되는 주인공의 모습이 인상적이었고 가장 놀라운 장면은 많은 관람객이 언급하는 인형의 집에서의 고양이와 추격전(?)입니다. 60여년이 지난 지금에 봐도 그 스릴감은 장난이 아닙니다.
이 작품의 놀라운 점은 엔딩에서 나타납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할리우드 영화의 엔딩은 대부분 긍정적입니다. 디스토피아나 염세주의적인 엔딩을 선호하진 않죠. 50년대엔 더욱 더 심했을 것 같은데 이 작품의 엔딩은 인간으로서의 정체성과 더불어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는 주인공의 모습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실존주의자가 운명주의자로 바뀌는 순간이 아닌가 싶습니다. 놀라운 비주얼과 함께 철학적인 메시지도 남긴 훌륭한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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