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클루트]를 보고(약스포)

알란 J.파큘라 감독이 연출한 <클루트>(콜걸)은 정체불명의 묘한 매력을 지닌 한 여성과 그녀를 수사하는 한 탐정의 이야기입니다.

대형 회사의 간부인 톰이 사라지자 그의 절친이자 사립탐정인 존 클루트(도날드 서덜랜드)는 톰을 찾아 나섭니다. 톰이 남긴 유일한 증거인 음란 편지를 쫓다가 미모의 콜걸이자 배우, 모델 지망생인 브리(제인 폰다)를 만나게 됩니다.

알 수 없는 스토커에게 시달리는 브리는 콜걸 일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푸는 특이한 성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그것이 그녀의 생계의 수단이 되기도 합니다. 존은 수사가 진행되고 브리에게 묘한 매력을 느끼게 되면서 점점 더 그녀에게 빠져들고 맙니다.

국내도 그러하지만 할리우드에도 배우 집안이 있습니다. 요즘엔 스가스가드 가의 배우들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클루트>에선 유명한 배우 집안의 두 배우가 주연을 맡고 있습니다. 도널드 서덜랜드의 아들은 그 유명한 <24>의 키퍼 서덜랜드입니다. 그리고 미국의 대표적인 배우 집안인 '폰다'가의 제인 폰다가 이 작품의 여주인공을 맡고 있습니다. 아버지가 <분노의 포도>의 헨리 폰다이고 동생이 <이지 라이더>의 피터 폰다입니다. 그리고 우리에겐 있을 수 없는 장면 중에 하나인 <기생충>이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하는 순간 수상자가 바로 제인 폰다였습니다.

아무튼 작품으로 돌아가서 <클루트>는 남자 주인공의 라스트 네임을 타이틀로 하고 있는 작품이지만 철저히 브리라는 캐릭터에 집중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그러니까 클루트는 일종의 관찰자로 보면 될 것 같습니다. 70년대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2000년대의 성행하는 일종의 우울증 등을 앓고 있는 한 인물을 다양한 시선으로 캐릭터를 구축했습니다. 브리는 일종의 팜므파탈로 비춰지긴 하지만 철저히 당대의 사회가 낳은 희생자입니다. 그녀는 안간힘을 쓰고 일어서려고 다양한 선택을 하게 됩니다. 물론 그것이 꽤나 위험한 경우이긴 합니다.

영화가 제작된 73년은 닉슨의 워터게이트가 터진지 1년 정도 되었을 때입니다. 이 작품은 도청이 아주 중요한 소재로 쓰입니다. 음란편지도 이를 통해 좀 더 구체화 되고 있고요. 아마 할리우드 영화 중 현재까지도 가장 많이 쓰이는 소재가 베트남과 더불어 워터게이트 사건일 것 같은데 이 작품은 아주 직접적으로 이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브리는 여기서 철저한 피해자가 되고요.

당대를 제대로 표현하고 영화사의 남을 캐릭터를 만든 이 작품은 알란 J 파큘라의 훌륭한 연출도 있었지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제인 폰다의 열연이 빛을 발한 작품이자 그녀의 대표작으로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