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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세 미키오 감독이 연출한 1962년 작 <방랑기>는 하야시 후미코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품입니다.
어머니와 함께 행상을 하며 아픈 아버지의 약값까지 책임져야 하는 후미코(다카미네 히데코)는 시를 쓰는 것이 유일한 행복입니다. 병환이 깊어진 아버지를 간호하기 위해 어머니는 고향으로 떠나고 홀로 지내게 된 후미코는 옆방의 착한 이혼남에게 구애를 받지만 남성적인 매력을 전혀 느끼지 못합니다.
홀로 카페에서 일을 하며 시를 쓰는 후미코는 우연히 만난 극작가에게 자신의 시를 보여줍니다. 그는 후미코의 가능성을 보고 시를 계속 써보라고 응원을 함과 동시에 둘은 연인 사이로 발전합니다. 하지만 그는 유부남에 다른 다수의 여자들도 사귀고 있는 남자였습니다. 그와 헤어진 후미코는 다른 작가와 만남을 이어가는데 이 작가는 폐병 환자에 후미코의 능력을 시기하는 인물입니다.
후미코는 스스로의 힘으로 쓴 산문 '방랑기'로 유명해지지만 그녀는 옳지 않은 방법으로 그 자리를 차지합니다. 동료의 글을 전달받았는데 출판사에 제출하지 않은 것이죠. 그렇게 시간은 흘러 후미코는 당대를 대표하는 작가가 됩니다.
나루세 미키오 감독이 연출한 영화가 다수 있는 하야시 후미코의 작품 중 하나인 <방랑기>는 스스로의 이야기를 책으로 옮긴 작품이었습니다. 그녀의 다른 작품 중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자 나루세 미키오의 대표작인 <부운>에서도 이 작품처럼 여성의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하고 있는데 여성의 독립성이 가장 중요한 키워드로 사용됩니다. 물론 만나는 남자들마다 문제가 있긴 한데 결국 스스로 일어서는 모습이 작가와 감독이 하고 싶은 말이 아닌가 싶습니다.
다양한 표정과 얼굴을 보여주는 당대의 배우인 다카미네 히데코가 후미코 역을 통해 명연기를 보여줍니다. 미워할 수 없는 악녀 또는 너무 순진한 여성으로 당대를 살아가는 모습을 훌륭히 연기해내는 다카미네 히데코는 나루세 미키오의 다른 작품에서도 그 빛을 발합니다. 언제나 믿고 볼 수 있는 나루세 미키오와 다카미네 히데코의 작품을 좀 더 찾아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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