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에어]를 보고(약스포)2

벤 에플렉 감독이 연출한 <에어>는 1984년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이 나이키와의 계약을 하기까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품입니다.

1984년, nba 신인 드래프트가 진행되고 농구화를 제작하는 스포츠 브랜드들은 유망주들과의 계약에 쉴 틈이 없습니다. 컨버스와 아디다스에 밀려 업계 3위인 나이키는 3위이지만 점유율은 거의 바닥 수준입니다. 드래프트 1순위인 하킴 올라주원은 이미 래리 버드와 매직존슨이 모델로 있는 컨버스와 계약을 합니다. 나이키는 상위 순번의 선수를 포기하고 5위 이후의 선수들 3명을 뽑아 계약을 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나이키의 스카우터인 소니(맷 데이먼)는 3순위인 마이클 조던에게 3명의 계약금 몰아주더라도 데리고 와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친구(?)인 마이클 조던의 대리인과 통화를 해 보지만 마이클인 절대 나이키와는 계약하지 않겠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습니다.

소니는 조던 집안의 실세라고 하는 마이클의 어머니를 찾아 무작정 노스캐롤라이나로 향합니다. 어머니의 대화에서 어느 정도 점수를 딴 소니는 마이클과 미팅을 잡게 됩니다. 25만 달러와 bmw 스포츠카라는 조건을 내건 마이클 조던은 컨버스와 아디다스와의 미팅 이후 나이키를 방문합니다. 그리고 소니는 원래 준비했던 브리핑 대신 진심 어린 말을 조던 집안 식구에게 들려줍니다.

농구를 모르는 사람도 모두가 알고 있는 농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인 마이클 조던의 신인 시절 나이키와의 계약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이 작품은 사람의 마음을 어떻게 얻어내는지를 말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돈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건 아니고요. 조던의 어머니는 나이키와의 계약에서 내세운 마지막 조건은 당시엔 말도 안 되는 그리고 업계에서 퇴출당할 수도 있는 부담을 나이키가 안고 맺은 계약입니다.

나이키의 ceo를 연기하는 벤 에플렉의 사무실엔 십계명이 붙어있습니다. 영화는 이 계명을 하나씩 보여주면서 마이클과의 계약 진행을 보여줍니다. 특별난 것 없이 흔히 들어본 명언들이지만 '규칙을 깨라'라는 문구가 개인적으론 인상적이었습니다. 그 계명이 없었다면 조던과의 계약은 없었고 에어 조던이라는 브랜드는 존재하지 않았을 겁니다.

이 영화의 백미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소니의 명연설입니다. 지루한 브리핑이 진행되자 이를 간파한 소니는 그동안 조던에 대해 공부하고 그가 진정 슈퍼스타의 소질을 간파했던 자신의 생각을 조던의 가족 앞에서 이야기합니다. 5분 가까이 진행되는 테이블 회의에서 맷 데이먼의 연기는 관객들로 하여금 감동을 줍니다. 누구라도 나에게 그런 관심과 확신을 심어준다면 계약하지 않을 사람이 없을 것 같더라고요.

90년대 시카고 불스와 마이클 조던은 스포츠계를 넘어선 모든 이슈의 중심이었습니다. 마이클 조던의 1차 은퇴 때는 미국 주식이 흔들 했고 다시 복귀했을 때도 긍정적인 의미로 주식의 엄청난 변동이 있었던 게 기억이 납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슬램덩크의 흥행몰이가 이어지고 있는데 과연 조던의 이 역사적인 스토리가 어떤 호응을 얻어낼지 정말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