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조이 라이드]를 보고(약스포)

아델 림 감독이 연출한 <조이 라이드>는 둘도 두 친구가 자신이 태어난 곳은 중국의 영업차 여행을 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시애틀의 작은 마을에서 만난 소녀 오드리와 룰로는 29살이 된 현재까지 둘도 없는 친구입니다. 오드리는 중국에서 입양되어 백인부모에게 컸고 현재는 변호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룰로는 어릴 때부터 싹수(?)가 보이긴 했는데 섹스토이를 제작하는 아티스트로 일하고 있습니다. 오드리는 큰 계약 건을 위해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모국인 중국 출장이 잡히는데 중국어를 한마디도 못하는 그녀를 위해 룰로와 그녀의 사촌인 일명 '데드아이'라는 여성이 함께 하게 됩니다.

중국에 도착한 셋은 오드리의 대학친구이자 중국에서 라이징하고 있는 배우인 캣을 만나게 됩니다. 이렇게 넷은 고객이 초대한 클럽에 함께하게 됩니다. 그런데 고객은 가족의 중요성을 설파하며 오드리의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려고 하지만 룰로가 거짓으로 엄마와 친하게 지내며 주말에도 보기로 했다며 거짓말을 합니다. 이렇게 된 상황에서 오드리는 어쩔 수 없이 친엄마를 찾아 나서고 그 여정에서 별의 별 일을 겪게 됩니다.

5년전 미국을 강타했던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의 각본가인 아델 림의 연출작인 <조이 라이드>는 입양 2세와 인종문제를 다루고 있는 작품입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것은 아시안으로서 겪은 스테레오 타입의 전개가 아니라 오히려 같은 아시안을 불편해하는 주인공의 모습이 흥미로운 작품이었습니다. 솔직히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은 우리 관객들에겐 크게 임팩트나 신선함이 없는 작품이었습니다. 우리 티비드라마에서 볼 수 있는 내용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어서 그런 느낌이 든 것 같더라고요.

그에 반면 <조이 라이드>는 일반적인 상황을 역전 시키는 설정과 더불어 여성들 사이에서 벌어질 수 있는 감정싸움 같은 설정이 흥미로웠습니다. 그리고 성에 대해 쿨하고 어색함 없이 벌어지는 상황이나 대사도 인상적이었고요. 다만 몇 몇 설정에서 개연성이 조금 떨어지긴 하는데요. 예를 들어 농구스타 베론 데이비스를 만나는 장면은 어느 정도 허용이 된다고 하지만 오드리의 친엄마 설정이 결과적으론 감동적인 코드였으면 클럽에서 벌어지는 상황에서 고객이 오드리가 중국어를 한 마다도 못 한다는 설정은 좀 무리가 있는 듯 했습니다. 친엄마가 중국인이고 중국에서 사는 사람인데 딸이 중국어를 전혀 못 한다는 설정은 살짝 아쉽더라고요.

신선한 코미디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좀 쎈 설정의 코미디가 과연 우리 관객들에게 먹힐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오스틴 파워 시리즈도 북미에선 엄청난 흥행을 기록했지만 우리에겐 전혀 먹히지 못했으니까요. 코미디는 역시 정서가 어느 정도 맞아야 되는데 그 점을 뛰어넘는 코미디를 만들기란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