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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빙 감독이 연출한 <청춘>은 그의 걸작 중에 하나인 <철서구>처럼 10시간의 러닝타임 연작 중 1부에 해당하는 다큐멘터리입니다.
상하이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하고 있는 '질리시'는 중국 의류 공장의 중심입니다. 이곳은 인근 시골에서 올라온 10대 후반에서 20대에 이르는 청춘들의 터전이 됩니다. 하루에 15시간에 이르는 노동력을 제공하지만 이 청춘들은 여느 젊은이들과 마찬가지로 에너지가 넘칩니다. 대중가요를 들으면서 미싱을 돌리고 연애도 하고 싸우기도 합니다.
이들은 이러한 일상을 지내다가 불합리한 사장의 지시에 반기를 들기도 합니다. 그리고 임금 협상도 제대로 하고요. 6년간에 이르는 왕빙 감독의 촬영은 편집을 통해 드라마를 만들어내기 보다는 이들의 일상을 고스란히 담아냅니다.
이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놀라운 점은 노동자 뿐 아니라 공장의 사장도 촬영의 허가를 내려줬다는 것이었습니다. 사장 본인에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이 프로젝트를 몰래 촬영이 아니라 카메라는 제대로 그 상황을 응시합니다. 특히나 임금에 대한 갈등을 보여주는 장면에선 우리나라의 공장 지역에서도 마치 볼 수 있는 상황이 연출되고요.
이 작품을 보면 우리나라의 60,70년대 평화시장이 안 떠오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전태일로 대표하는 그 때의 노동자들의 모습이 <청춘>에 등장하는 인물들에서도 보입니다. 하지만 다른 점은 이들은 제대로 이미 교육과 많은 정보를 통해 고용자와 타협, 대화가 된다는 것입니다. 물론 중국의 노동자들도 과거엔 우리나라의 상황과 비슷하거나 공산주의 체제에서 아예 시도조차 되지 않았을 거라 생각됩니다.
이 시대를 대표하는 다큐멘터리스트인 왕빙의 이 프로젝트 또한 아마 3부작으로 만들어질 것 같은데 다음 작품은 어떤 세대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보여줄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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