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공간주안'에서 은빛살구 관람했습니다.
저는 평소 멀티플렉스 외의 상영관 잘 안갑니다. 잘 모릅니다. 관심은 있지만 예술영화, 독립영화..이런거 잘 몰라요. 그냥 뉴공에서 소개되서 보고싶은 맘이 들어서 가봤습니다. 구태여 이런 사족을 다는 이유는 제 눈높이가 그저그런.. 흔한... 때려부시고 스펙타클한 경험을 좋아하는 관람객이라는 정보를 드리고 싶어서 입니다.
<은빛살구> 관람 후 느낀점.
1. 영화. 너무 착하다.
어찌보면 너무나 현실적이기 때문에 이런정도의 갈등상태를 그린건지, 아니면 감독이 너무나 착한건지 헛갈릴 정도. 내가 접하는 현실과 각종 매체에서 도파민 풀충전으로 그리는 갈등상황에 중독 된걸까...아니면 감독이 너무나 착한건가... 내가 이상한건가... 아니면 영화가 현실성 없는건가... 진라면 순한맛도 아니고 그냥 면만 넣고 끓인 물라면 먹는기분... 이건 내가 너무 자극적인 갈등과 서사에 절여진 탓이라는 반성으로 결론.ㅣ.
2. 1번과 이어서... 아버지의 마지막 대사 '착하게 살면 맛이 없잖아'라는 대사가 약간 허탈한게.. 이 영화에서 아버지는 전처와의 자식을 맞아주고 심지어 사윗감을 데려오라고 했으며 같이 나들이도 간다. 현처와 현처와의 자식은 아버지탓을 하기보다는 전처의 잘못을 탓하며 심지어 새로 만드는 영업장에 전처와 자식과 그 신랑을 들이는 것에 대해서도 크게 불만을 내세우지 않는다. 그저 본인들이 조금씩 모은 돈을 지키길 원할 뿐이다. 물론 그 돈을 내어주게 되었지만 이 상황은 오히려 아버지에 대한 신뢰를 보여준다.(억압적이고 폭력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음을 기억한다.) 말미에 바람피는 설정을 보여주지만 이건 역설적으로 아버지의 그동안 행실에 대한 영화적 설정의 구멍을 인위적으로 메꾸려는 시도로 보인다. 그냥 바람피면 모든게 가능한 악인이 되는걸까. 얼마나 불성실한 설정이란 말인가... 감독은 아버지가 주인공의 아프고 괴로운 상황에 대부분의 지분을 가진 주적인지 아닌지 결정을 내려야 한다. 애매하게 두고 싶은가? 결정을 내리기 힘든가? 그러면 영화도 이렇게 애매해진다.
3. 입체적인것과 갈피를 못잡는것은 다르다. 다양한 갈등관계에서 입체적인 인간을 그리고 싶었을까? 그게 현실적인 인간이라 말하고 싶었을까? 현실의 인간은 생생하게 입체적이다. 그 인간이 갈피를 못잡고 모순적인 행동을 할수도 있다. 하지만 이 모든걸 그리려면 감독을 결단을 내려야 한다. 이걸 못하면 박경현이 등장하게 된다.(주인공 남자친구) 박경현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그 원하는 것이 주인공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것일까? 뭘 말하고 싶은걸까..그냥 주인공의 현실적인 갈등관계에 소품으로 소비하려고 세운 인물이니까 갈피를 못잡는거다.
4. 김태준, 김경옥...이 역할들의 의미는 무엇인가. 김태준이 주인공에게 돈을 준 이유는 무엇일까. 김경옥이 두 자매에게 가지는 의미는 무엇일까. 김경옥은 주인공이 고향에 도착했을때 한번, 자매사이의 관계에서 두번, 아버지의 기행에서 세번... 이렇게 등장하는데 대체 이 인물은 어떤 의미를 보여주는걸까.. 그냥 3명의 다른 인물로 보여줘도 상관없지 않을까...
5. 중간중간 벰파이어 씬도...그저 그렇다.
이러한 혹평에도 불구하고 재밌게 봤습니다. 나애진을 응원한게 됩니다. 상영에 끝나고 나애진은 어떤 삶을 살까.. 남자친구의 피규어 작업도 안하기로 한거 아니냐라고 했지만 동시에 이복동생의 음악작업은 응원하는...말로는 본인의 작업에 별다른 아쉬움이 없다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자신의 졸작을 사준 아버지에 대한 고마움을 갖기도 하는... 나애진은 어떤 삶을 살까... 알수는 없지만 궁금증이 생기고 응원하게 되는.. 그런 마음이 듭니다.
PS 김진영 배우 너무 예뻐...와우 너무 예뻐...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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