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동우 기자] 서유럽에 100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독일과 벨기에에서 최소 120여 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갑자기 불어난 엄청난 양의 물로 상당수 가옥이 추가 붕괴 위험에 처해있고 통신두절로 연락이 되지 않거나 실종된 사람도 1300여 명에 달해 사상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6일(현지시간) 독일 경찰과 주 정부 집계, AFP 통신 등에 따르면 독일 폭우에 따른 사망자는 최소 106명으로 늘었다.
라인란트팔츠주에서 63명,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에서 43명이 희생됐다.
벨기에 정부는 이날 오후까지 20명이 숨지고 20명이 실종된 것으로 공식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미 확인된 사망자 외에도 실종자가 많아 피해는 더 커질 수 있다.
라인란트팔츠주 바트노이에나르아르바일러 마을에서는 1300명의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현지 당국이 밝혔다.
다만, 당국자들은 생사 미확인이 통신 두절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라인란트팔츠주 전체 실종자를 100명가량으로 추산하고 있다.
주독일대사관은 피해지역에 직원을 파견해 한국 교민 피해를 확인하고 있다.
이날 낮까지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을 방문 중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정부 차원에서 피해지역 지원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메르켈 총리는 "홍수 피해지역 사람들에게 끔찍한 날들일 것"이라며 "정부는 국가 차원에서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라도 생명을 구하고, 위험을 예방하고 고난을 줄이는 데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CNN 등 주요외신에 따르면 14∼15일 독일 서부와 벨기에·네덜란드·룩셈부르크가 접한 지역 대부분에 폭우가 내렸다.
24시간 동안 이들 지역에서는 평소 한 달여 기간의 강수량에 해당하는 100∼150㎜에 달하는 '물 폭탄'이 쏟아졌다.
15일 오전까지 24시간 동안 쾰른의 강수량은 154mm로 7월 월평균(87mm)의 두 배에 육박했다.
국지적으로 더 많은 폭우가 쏟아지면서 여러 강과 저수지가 범람한 탓에 피해가 커졌다.
라이퍼샤이트에는 9시간 동안 강수량 207mm의 비가 쏟아졌다.
강이나 저수지 인근 주민들은 당국의 대피령에 따라 집을 떠나 고지대로 이동했으며 독일에서만 최소 20만 가구의 전기가 끊긴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 마을 슐트에서는 주택 여러 채가 무너지고 수십 명이 실종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