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 53도 '살인 폭염'...인도서 이틀새 45명 사망

인도에서 극심한 폭염이 수일간 지속되며 온열질환으로 사망한 사람이 최소 45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1일(현지시간) 현지 매체에 따르면 지난달 30일과 31일 동부 오디샤주에서 19명,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에서 16명이 숨졌고, 동부 비하르주에서 5명 북서부 라자스탄주와 북부 펀자브주에서 각각 4명과 1명이 사망했다.

특히 후타르프라데시주 사망자 중 11명은 총선 투표 관리 요원이었다.

이로써 인도 북부지역에 수일간 지속된 폭염으로 인한 총 사망자는 87명으로 늘어났다.

우타르프라데시 미르자푸르 의대 관계자는 "(해당 대학 병원에서는) 총선 관리 요원 8명을 포함해 13명이 지난달 31일 열파로 사망했다고 기록했다"며 "이들 사망자는 모두 50대 이상으로 고열과 고혈압, 당뇨 등의 질환을 앓고 있었다"고 말했다.

보건 당국은 사망 원인과 열파의 연관성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인도에서는 수일 전부터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수도 뉴델리는 지난달 31일 낮 최고기온이 섭씨 45.4를 기록했다.
뉴델리는 지난달 29일 교외 문게시푸르 기온 관측소에서 낮 기온이 섭씨 52.9도를 기록했는데, 기상 당국은 관측소 센서의 오작동 가능성도 열어두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뉴델리의 낮 기온이 50도를 넘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전날 49.9도를 기록한 데 이어 하루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인도 기상청(IMD)은 "문게시푸르 관측소의 수치는 다른 관측소와 비교했을 때 매우 극단적"이라며 "센서 오류 또는 지역적 요인 때문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른 관측소에서는 뉴델리의 최고 기온이 45.2도에서 49.2도를 웃돌았다"고 설명했다.

역대급 폭염에 인도 곳곳에서 급수난이 발생하는가 하면, 전력 사용량이 급증하며 전력 공급이 중단되거나 정전이 빈발하는 곳도 늘고 있다.

인도 당국은 폭염으로 인한 물 부족을 우려해, 물 공급을 제안하고 물을 낭비하는 사람에게 벌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인도 기상청이 이번 주까지 폭염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인도 남단 케랄라주에서는 평상시보다 이틀 이른 지난달 30일 몬순(우기)이 시작됐다.

인도와 인접한 파키스탄에서도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남부 신드주 주도 하이데라바드의 한 가게에서 지난달 30일 가스가 폭발, 최소 5명이 숨지고 50명이 부상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은 사고 당일 기온이 50도를 웃돈 점으로 미뤄 가스 폭발과 폭염의 연관성을 조사하고 있다.

한편, 인도는 최근 찌는 듯한 더위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2016년 인도 내 사막 지역 팔로디가 51도를 기록하는 등 인도에서는 여름 기온이 50도를 웃도는 경우가 종종 있었으나 최근 기후변화로 폭염이 더 길어지고 강력해졌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