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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월가 파생금융상품 마진콜 사태를 일으킨 한국계 미국인 투자가 빌 황(한국명 황성국)이 유죄 평결을 받았다.
1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날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에서 진행된 황씨의 재판에서 배심원단은 증권사기, 공갈 및 시장 조작 등 11개의 혐의 중 10개에 대해 유죄 평결을 내렸다.
황씨와 함께 기소된 패트릭 핼리건 아케고스 캐피털 매니지먼트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사기 및 공갈 등 3개 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 평결을 받았다.
황씨의 개인 투자회사인 아케고스는 앞서 투자 은행들과 파생상품인 총수익스와프(TRS) 및 차액거래(CFD) 계약을 맺고 보유자산의 5배가 넘는 500억달러 상당을 주식에 투자했다.
그러나 투자 종목의 주가가 하락하면서 증거금을 추가로 납부해야 하는 마진콜이 발생했고, 골드만삭스가 발 빠르게 담보주식을 블록딜로 내다 판 것을 기점으로 월가에 피해가 확산하기 시작했다.
당국은 당시 금융회사들이 입은 손실이 100억달러(약 13조60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했다.
검찰은 2022년 황씨 등을 기소하면서 이들이 금융회사를 속여 거액을 차입한 뒤 자신들이 보유 중인 주식에 대한 파생상품에 투자함으로써 주가를 조작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재판과정에서 아케고스의 사업을 '사상누각'(house of cards·사상누각)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앤드류 토마스 미국 연방 검사보는 최종변론에서 배심원들에게 "2021년까지 피고인의 거짓말과 조작으로 12곳 정도의 회사와 월가의 절반이 1000억달러 규모의 사기에 휘말렸고, 이 사기는 며칠 만에 무너졌다"고 강조했다.
피고인들은 월가의 일반적인 차입(레버리지) 투자 기법일 뿐 "투자과정에서 어떠한 잘못도 저지르지 않았다"며 무죄를 주장해왔다.
황씨 변호인인 배리 버크는 배심원단에게 검찰이 피고인의 공격적이지만 합법적인 거래 방법을 범죄로 규정했다고 변론했다.
핼리건 CFO 변호인인 메리 멀리건은 "우리는 항소할 예정이며, 우리의 의뢰인이 무죄 판결을 받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NYT를 비롯한 주요 외신들은 피고인들이 각 혐의에 대해 최대 20년 형을 받을 수 있다며, "황씨가 여생을 교도소에서 보낼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 사건을 심리한 앨빈 핼러스타인 판사는 오는 10월28일 선고 공판을 열 예정이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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