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시장 개척 위해 모였다…베트남 동행축제 개막

“좋은 자리 마련해 주셨으니, 어떻게든 성과를 만들어 봐야죠.”

29일 베트남 하노이 L7호텔에서 열린 ‘9월 동행축제’ 수출상담회 현장에 모인 중소·소상공인의 표정에는 간절함이 묻어있었다.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등 유수의 유통기업 바이어와 만남이 주선된 현장에서 자사 제품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한 노력이 한창이었다.

동행축제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하는 국내 최대 중소·소상공인 판촉행사다.
올해는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해 처음으로 중기부와 롯데가 협력해 베트남 하노이에서 개막식을 열었다.
동행축제를 통해 해외시장 진출 발판 마련이 가능해지자 참가 기업도 몰렸다.
공개모집 경쟁률은 4.4대 1로 지난해 동행축제 경쟁률 대비 10% 늘어났다.
행사에는 동행축제 참여기업 40개사와 롯데 입점기업 40개사가 각각 참여했다.

밀가루가 들어가지 않는 ‘글루텐프리’ 제품을 들고 현장을 찾은 김근하 로크 대표는 “동행축제를 통해 동남아 시장 판로 확보를 할 수 있게 돼 감사하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해외에서 바이어를 만나기 위해서는 부스 비용, 현지 체류비용 등 상당한 비용이 드는데, 동행축제는 이를 지원해줘 큰 부담을 덜었다”라며 “중기부 측에서 마련해준 바이어 리스트를 검토했고, 우리 제품에 관심이 있을 만한 곳을 추려 미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유아용 화장품을 주력으로 하는 팩토리위더스의 김성완 대표는 “온라인으로도 제품 판매를 하지만 동남아시아 시장은 오프라인에서도 많은 판매가 이뤄진다”라며 “오프라인에 제품을 납품하기 위해선 현지 바이어와의 만남이 꼭 필요한데 동행축제가 좋은 기회가 됐다”고 설명했다.

김성완 대표는 “베트남에서 한국 화장품은 진출해 있는 기업이 많아 경쟁이 워낙 치열한 레드오션으로, 바이어의 80%는 찔러보기만 하고 큰 관심이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다만 유아스킨 브랜드는 아직 기회가 있다고 보고 있다.
오늘 태국과 인도 바이어와도 미팅이 예정돼 있어 좋은 결과가 있길 기대한다”며 현지 시장 진출의 어려움을 설명했다.

동행축제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내는 목소리도 있었다.
화장품 업체 A사 대표는 “해외 바이어와의 만남을 주선해주는 것은 감사하지만 바이어에 대한 정보 제공이 부족해 우리 제품을 제대로 어필할 수 있는 바이어를 찾는 게 쉽지 않았다”라며 “통역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해 베트남 호찌민의 통역사를 고용해, 영상 통화를 하며 미팅을 진행해야만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화장품 업체 B사 대표 역시 현장에서의 지원이 부족함을 아쉬워했다.
그는 “동행축제에 참가한 기업 모두 절실한 마음을 가지고 참여했다”라며 “우리가 성과를 내는 것이 동행축제의 성과로 이어지는 것인데, 바이어와 접촉하는 과정에 대한 지원은 부족했다”고 전했다.

한편, 하노이 롯데몰 웨스트레이크점에 마련된 동행축제 팝업스토어에는 현지시민들로 북적였다.
팝업스토어에는 뷰티(26개), 생활(8개), 푸드(6개) 등 40개사 소상공인이 참여했다.

팝업스토어에서 만난 응우옌 티 트엉씨는 “페이스북을 통해 그동안 베트남에서 접하지 못했던 한국 제품이 진열된다는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찾았다”라며 “한국 화장품은 믿을 수 있어 아기용 제품을 많이 사용하는데, 팝업스토어에서 여러 제품을 체험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팝업스토어에선 국내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파견해 ‘K-뷰티 메이크업쇼’도 진행했다.
장범준 아티스트가 현장에서 시민에게 한국식 메이크업을 시연했다.
한국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많은 시민은 발걸음을 멈추고, 영상을 촬영하는 등 뜨거운 호응을 보냈다.

이날 오전 베트남 하노이 L7호텔에서 진행된 ‘9월 동행축제’ 개막식에서 오영주 중기부 장관은 "대한민국의 중요한 경제협력 파트너인 베트남에서 동행축제의 개막을 알리게 되어 매우 뜻깊다"라며 "대한민국 수출에 있어서 중소기업·소상공인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우수한 우리 제품들이 더 많이 수출될 수 있도록 더욱 힘쓰겠다"고 밝혔다.